혼밥과먹방,밀실과광장,쿨과데이트폭력,
우울증과공황장애,정보과잉과결정장애…
이사이를진자운동하고있는
우리마음은과연어떤상태인가?
저자는작은진료실안에서세상이라는큰파도에자신의삶이휩쓸려갈것같다는불안한마음을가진사람들을매일만난다.사람을깊이들여다보는것으로그마음을온전히이해할수있을거라고,그래야객관적이고순수한진료를할수있을거라고믿었다.하지만진료실밖세상의변화가사람개개인의마음에커다란영향을준다는것을알게되었다.그때부터저자는마음을분석하던현미경을밀쳐놓고,높은곳에서세상을들여다보기시작했다.인간의마음은개인과사회사이의상호작용의결과물이라는것이갈수록분명해졌다.이책은그사유의결과물이다.
저자는최근10여년동안한국인의마음의지형이어떻게변화해왔는지,즉사회전반에서관찰할수있는병리학적징후들을통해그마음에켜진위험신호가어디에서온것이고그것이어떤상황과사회변화에대응하기위한것인지,그심리학적이고사회학적인의미를분석한다.이책은현재대한민국을살아가고있는우리가어떤마음의상태에있는지에대한심리학적인보고서다.넓은프리즘안에서다양한지점에다양한모습으로서있는우리의모습과집단으로서우리가지금어디를향해가고있는지를진단한다.
왜우리마음의체력은바닥을보이고있는가?왜우리는점점더타인에대해,기다림에대해점점더참을수없어하는가?왜우리는점점더무언가를결정하거나선택하는데더어려움을겪게되는가?왜우리주변에는점점더많은사람들이자기안의밀실로들어가고있는가?왜우리는결혼을하지도출산을하지도않은사람들을점점더많이보게되는가?쿨을추구하는사람들은많은데왜데이트폭력은늘어나는가?왜이제우리는우울증이나공황증상을경험한적이있었음을공개적으로드러내고있는가?왜우리주변에선점점더많은폭력성이드러나고있는것일까?왜우리는밀당을하고썸을타고있는것인가?왜우리는맛있는것에열광하고있는가?왜우리는점점더바빠지기만하는것인가?아니점점더바빠져야한다고생각하는가?왜청년들은점점더꿈과희망을잃어가는가?당신의희망은,당신자녀의희망은공무원이되는것인가?
그럼에도불구하고우리는왜광장에촛불을들고나가는걸까?
저자는마음의체력,마음의밀실,마음의패션,마음의진자운동,마음의싱크홀,이여섯가지테마를통해위의질문들에대한심리학적인답변을세밀하게제시한다.결국이는‘1인분으로살아가기에도벅찬현실’에적응한결과이자,보통이라도되려고노력하지만결코만족감을얻을수없고마음은가난해지기만하는현실에대한심리적저항이다.이것은사회전체의프리즘안에서한쪽극단에선데이트폭력이나묻지마폭력,여혐등공격성을드러내는형태로사회문제가되기도하고,다른극단에서는자기만의밀실에들어가스스로‘이긴것도아니고진것도아닌’그러나‘지지는않은’상태를유지하며살아가거나(정신승리),현실은암울하고미래는불안하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행복하다고느끼거나(사토리세대),집이나자동차를사려는꿈은없지만자기가좋아하는작은것을사거나즐김으로써행복하다고느끼거나(길티플레져)하는이들이나타나기도했다.경향성만을놓고볼때우리는지금밀실과광장,혼밥과소셜다이닝,쿨과데이트폭력,장보과잉과결정장애라는양극단을사이를끊임없이진자운동하며살아가고있다고할수있고,이렇듯마음을끝없이내모는불안함과불확실성은더이상개인적인노력만으로벗어날수없는상황에이르렀다.
이제우리는나를넘어선우리를둘러봐야한다.나아닌다른사람들은어떤노력과시도를하고있는지,그리고그들의노력은우리와우리사회에어떤의미가될수있으며,또그로인해우리사회가어떻게바뀌어나갈것인지,아니나와너즉우리가인간다운삶을살아가기위해어떻게공감하고연대하면서세상을바꿔나갈수있을지에대해서살펴보고고민해봐야한다는것이다.
“오랫동안문제가생긴개인을보다보니변화하는세상의흐름속에사는사람들의처절한노력과일정한패턴이보이기시작했다.(중략)세상은불확실성그자체다.예측하기어렵고,내가통제할수있는것은거의없는상황에인간은가장큰스트레스를받는다.그스트레스의주체는개인이고,해결자도개인이어야한다고사회는말하고,사람들은그렇게믿고있다.
진짜그래야하는것일까?그냥이대로휩쓸려가는삶을살아갈것인가,아니면세상의흐름을잘살펴보고그물결을서핑을하듯이타고넘어갈수있는능력을가질것인가.이문제를개인의성장을통해풀어야할것인가아니면연대와공감을통한협력,사회변화를위한정치활동을통해변화시키려는노력을할것인가.어느것이이시대를헤쳐나가는길인지분별할줄아는것만으로도우리가겪고있는지금의혼란은줄어들수있을것이라믿는다.이제부터지금우리사회의개인들이처한하나하나의문제가사실은‘나만의독특한처지와경험’에의한것이아니라,정도의차이가있을뿐‘대부분의사람들이처해있으면서해결해나가기위해노력하는문제’와‘여기에대한각자나름의적응양식’이라는것을밝혀보려고한다.
정신승리,혼밥,묻지마폭력,먹방과쿡방처럼최초몇년사이에나타난사회적현상들은사실하나의커다란흐름속에서개개인이다르게반응한양식이다.묻지마폭력처럼심각한사회문제가된것도있지만,그런경우를제외하면심리적문제를해결하기위한노력으로의미를부여할수있으며,그것이어떤방향으로나아가야할지생각해볼필요가있다.
무엇하나확실한것이없어공무원이최고의희망직장이되어버린이시대에정신똑바로차리고부서지지않고버텨내면서더나은인간다운삶을살아가려는사람들이이책을읽었으면한다.지금여기의상태가어떠한지,사람들은거기에대해어떤반응을하고또모여서어떤노력들을열심히하고있는지안다면최소한지금내가허둥대며쫓아가려하는것들의의미도,인간다운삶을위한새로운방향의단초도알수있지않을까싶기때문이다.”(7-9쪽)
버티는것만이답인시대,
인간다운삶을위한심리학적응답!
사회학자들이세상의거시적으로본다면정신과의사는개개인을미시적으로분석하고그들의치유를돕는다고할수있다.지난20여년동안신자유주의문화는정신과의사의어깨에많은짐을얹었다.문제를바라보는중심축이사회보다는개인의자유와책임쪽으로옮겨갔고문제의해결도개인으로초점이맞춰졌다.내면의성찰을통한자아의변화와성장,그리고조직에서의성공을위한자기계발은동전의양면이었다.생활방식면에서는불편함이없애야할증상이고,그런증상을제거해경쟁력을강화하고자아를성장시키는트렌드가대세였다.하지만이현상의이면에는문제의원인을사회에서찾지않고모든것을개인의문제로환원하는신자유주의의책략이숨어있다.결국몸과마음,사회와개인을분리하고대립시키는이원론적사고와한쪽으로치우치는불균형은취약한개인에게위험을불러오게하며,그결과로지금한국인의마음은너무도위험한상태에있다.위험한마음은한편에선불안감에떨며생존을모색하지만,다른한편에선새로운사회적,정치적역동성속에서인간적인삶을위한방법을모색하고있다.
저자는한국인의마음의지형에대한분석을토대로(1~2부),3부에선이미여러개인들과단체들에의해실험되고확산되고있는인간적삶을위한노력을더욱더확장시킬수있는심리학적방법들을제안한다.그것은두가지축에서제시된다.첫째이미좁혀질대로좁혀져있는정상성을‘나는트라우마보다강한존재다’라는확신으로정상성을새롭게넓혀수립하고,모든것을심리학적용어들로치환하여자신을병적인대상으로규정하는심리화의함정에서벗어나는동시에타인의고통에대한공감능력의배양을통해계속자신을넓어진정상성의틀안에배치시키려는개인적노력이다.둘째는버티는것만이답이라고여기고살아가는이들의마음에새로운가능성을줄수있을,우리가함께해나가야할노력으로,다양성을옹호하고사회적연결망을통해자신의삶을복구시키며직업이아니라일을찾는노력을통해더행복해질수있고더인간다운삶을살아갈수있게끔서로돕는것이다.
이제모든것이불확실하고,미래는그속에서암울한전망을그려내기만하는심리학적,사회학적현실에서벗어나개인과사회의새로운가능성을열어줄마음의지표를잡아야한다.하지만그것은정해진규칙일뿐인매뉴얼대로하는것도아니고,누군가메시아로나타나나대신나와우리의문제를해결해주길바라는것으로는갈수도없으며,이미우리의심리학적,사회학적상황은그러한수동성의상태를벗어나고있다는징후를보여주고있다고저자는본다.이제우리는우리스스로가자신의문제를결정하고해결하는주체가되었다는것이가장든든하고가장확실한마음의지표로삼을수있는새로운역동성의시대에살고있기때문이다.
“불확실한세상은언제나나를불안정하게흔들리게만든다.그흔들림은위험신호를발생시키고몸은긴장하고,마음은예민해지고,전투모드를지속하다제풀에지쳐버린다.마음의에너지는바닥을드러내고,싱크홀에빠져서세상의절멸을바라거나구원의환상을꿈꾸고있다.
이안에서개인이강해질수있는정도에는분명한한계가있다.이제나한사람의생존능력을극대화시키고자아를완벽하게발달시키겠다는욕망이의미없음을인정하는것부터시작했으면한다.나하나살아남는다고,더강해져서옆사람을누른다고,영속하는행복은오지않는다.완벽할필요없음을,이길필요없음을,욕망의적정수위를조절하는하는생존에위협이되지않음을깨닫는것이우선해야한다.그다음나의결핍,부족함,모자람을인정하면서공감의문을열어야한다.내결핍을인식해야타인의결핍에대해서도역시그가능성을인정할수있고,이를통해공감과연대의필요성이발생한다.더나아가느슨한관계망의확장과세상과타인을향안대가없는이타적호혜평등성이개인에게긍정적가치와삶의의미를주는것으로이어진다.
날씨가갑자기추워져서사람들이많이나오지않을까걱정되어만사제쳐두고광화문광장에나와촛불을든사람들의마음이바로이런가치의믿음에서비롯된행동이다.행동은사람을바꾸고이런한명한명의변화가이어져사회의큰흐름의변화도가져올것이라믿는다.만일그런가능성이열린다면지나치게잘짜여서개인의고유한융통성을제한할수있는완벽한매뉴얼도더이상필요없어질것이다.더욱이모든문제를대신판단하고해결해주며,그가가라는대로만가면되는강력한메시아적리더또한우리사회에필요없어질것이다.
2014년세월호의아픔으로시작한시스템의균열은2016년광화문의촛불집회로이어져우리사회가새로운세상으로‘버전업’될기회가온것이다.그것이불확실성과혼돈의이시대에사는모든이들에게가장확실하고믿을수있는마음의지표가될수있기를바란다.”(243-244쪽)
책속으로추가
최근10년사이부쩍늘어난유형이다.이들은집-회사-집을오가고,가끔혼자윈도쇼핑을하고,영화나연극도혼자보러가는것을좋아한다.우울증이나사회공포증환자는절대아니다.그냥혼자지내는것이편하고,어느새그게익숙해진것이다.회사에서회식을하면자기직급에어울리게자리를주도할때도있고,노래방에가면분위기를띄울줄도안다.하지만혼자있는상태를가장좋아한다.이들은회사에서생존하기위해자기에너지의90퍼센트이상을쓰고있는타입이다.그러니나머지사적인시간은최대한에너지세이빙모드로지내고싶다는본능적욕구가생긴다.(중략)그저평범하게회사에서요구하는직무를충실히이행하는것을1차목표로삼고있다.그런데도기력을다뺏긴다.먹고살정도의아주작은여분만남겨놓은채다방전시키는것이요새회사조직이다.
그러다보니사람들은자꾸자기만의밀실로숨어들어간다.동굴로들어가웅크리고있듯이,사회와교신을최대로유지하면서충전을하기보다는불필요한연결을끊고더이상에너지가소모되지않기를바란다.(중략)어느새혼자만의삶,밀실의삶이일상화되었고이를어색하게여기지않는사람들이늘어났다.관계맺기방식의변화가뚜렷하게보인다.단기적관계를맺는방식부터가족같은장기적인관계를맺는방식,그리고일을하는방식과여가를즐기는방식등에서일어난전방위적인변화는이런‘1인분으로살아가기에도벅찬’현실에적응한결과물이다.(49-50쪽)
환경에자신을억지로맞추다보니힘들어하면서내색도하지못하고,자신이무능하고의지가박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