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검사내전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18.09
Description
드라마가 아닌 현실을 살아가는 검사의 이야기!
2000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이래 18년간 검사 일을 해오며 스스로를 ‘생활형 검사’라고 지칭하는 김웅이 검찰 안에서 경험한 이야기이자, 검사라는 직업 덕분에 알게 된 세상살이, 사람살이를 둘러싼 속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검사내전』. 어려서부터 검사를 꿈꿔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엉겁결에, 어쩌다 보니 검사가 된 저자가 다른 데 욕심내기보다 검사라는 직분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기록을 담고 있다.

저자는 끊임없이 거짓과 싸워야 하는 검사 일을 하다 보니 한때는 사람 말을 믿지 않게 되었을 뿐 아니라 그들을 만나는 게 지겨워지기 시작했지만 다른 인생의 찢어진 틈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꿰매주어야 할 때가 많기에 다시 일의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사건 피의자들과 피해자들을 만나며, 범죄 자체가 내뿜는 악에 집중하기보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욕망과 그로 인해 드리워진 삶의 그림자들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저자는 자신이 비록 죄를 다루는 검사라 하더라도 세상사를 단편적으로 이해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검사실에서 마주하는 인생의 파열들이 직선적이고 단편적일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들여다볼수록 다양하고 모순적이기에, 세상의 일들을 직선적으로 추정하지 않고 이야기의 뒷면과 진짜 사연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세상의 약자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법, 그리고 두렵고 원시적인 존엄함에 대한 생각들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법대로 하자는 말을 자주 쓰곤 하는데, 저자는 이 말을 매우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도발로 본다. 법에 의한 분쟁 해결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기보다 새로운 분쟁과 갈등을 낳는 경우가 많고, 재판이란 실제로 옳은 것을 가리는 절차가 아니며 원칙과 규범을 따르기보다 대중의 욕구와 분노에 좌우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하면서 법과 처벌로 모든 걸 해결하겠다는 입법 만능주의와 형사 처벌 편의주의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저자에게 법이란 결국 인간에 대한 것이기에, 인간의 존엄함이 법의 중심에 있을 때 법에 의한 정의가 가능해진다는 생각을 우리에게 전한다.
저자

김웅

1970년전라남도여천군에서태어났다.서울대학교정치학과를졸업한뒤1997년39회사법시험에합격하고,2000년사법연수원을수료했다.인천지검에서첫경력을시작한이래창원지검진주지청,서울중앙지검,법무부법무심의관실,광주지검순천지청에서평검사생활을했으며,광주지검순천지청을시작으로서울남부지검과서울중앙지검에서부부장검사시절을보냈다.이후광주지검해남지청장과법무부법무연수원대외연수과장을거쳐,현재는첫경력을시작한인천지검에서자신과는평생인연이닿지않을것같았던공안부장으로일하고있다.
스스로‘자신은조직에맞지않는타입’이라고말한것처럼검찰에서의‘직장생활’이늘순탄한것만은아니었다.그래도그는‘검사로서생활하는데별탈은없었다’고덧붙인다.일반인들의생각과달리유연하고열려있는조직문화덕분이었다.그에게검사라는직분은드라마속에서나볼법한거악의근원도,불의를일거에해결하는‘데우스엑스마키나’같은장치도아니다.자신의이름을드러내기보다그저‘나사못’처럼살아가겠다던어느선배의이야기가,그에게는‘생활인으로서검사’에가장가까운모습이다.그래서그는‘세상의비난에어리둥절해하면서도늘보람을꿈꾸는후배들에게,생활형검사로살아봤는데그리나쁜선택은아니었다는말을해주고싶었던것같다’고말한다.그의첫책이세상의독자들과만나게된이유다.

목차

프롤로그_나사못처럼살아가겠다던선배를기억하며
추천사_나는어떤물음,어떤눈빛을가지고살아가는가_김민섭

1.사기공화국풍경
사기꾼은목숨걸고뛴다
어쩌면울버린,초인적능력을지닌그들
욕심이라는마음속의장님
무전유죄,약자들의거리
프랜차이즈시장의폭탄돌리기
국가대표영민씨의슬픈웃음
지옥이된수민씨의꿈
착한사마리아인의거짓말

2.사람들,이야기들
검찰이보지못한그의진심
이야기의뒷면,진짜사연을이해한다는것
그들이고소왕이된까닭
아이에게화해를강요하지말라
산도박장박여사의삼등열차

3.검사의사생활
당청꼴찌‘또라이’검사의어느오후
차장은잘몰랐겠지만검사는개가아니라서
검사생활은코난도일의추리소설과다르다
‘컬러학습대백과’가가장큰자양분이되었다면?
귀인의기억,사람을함부로판단하지말라

4.법의본질
법이궁극적으로해결해주는것은없다
엄정함을잃은법은지도적기제가될수없다
법은공정하고객관적인분쟁해결방법인가
새로운목민관이아니라본질적개혁이필요하다
국민들에게는재판을청구할권리가있다
형사처벌편의주의를경계한다

에필로그_아침을여는청소부처럼묵묵히살아가는그대들에게

출판사 서평

‘20년가까이현직검사로살아온그의속마음’
“생활형검사로살아봤는데그리나쁜선택은아니었다.”


교대역에서곱창에소주잔을기울이던출판사편집자가중년남의속사정이궁금해서내이야기를써보라고했겠는가.아마우리나라사람들이검사는어떤생각을하고사는지궁금해한다는뜻이었을것이다.사실우리나라에서검사만큼애증의대상이되는직업도없다.영화나드라마를보더라도지겹도록자주검사가등장한다.화면속에등장하는검사는거악의근원이기도하고,모든불의를일거에해결하는‘데우스엑스마키나’같은장치가되기도한다.하지만당연히영화나드라마속의검사들은현실의그들과아무런관련이없다.
이책이검사라는직업의이면이나실상을알려주는역할을할것같지는않다.게다가실상이란본래그다지재미없는법이다.검사보다멋지고보람있는일을하는사람들이훨씬많다.사고가난곳이면어디든번개처럼달려와국민의생명을구하는구조대원도있고,자신의굽은허리보다더가파른남해섬비탈에서고사리를꺾어데치고말리는촌로도있으며,가족들을위해천대와열악한노동조건에도불구하고프레스기계앞에서졸음을쫓고있는이주노동자들도있다.그에비하면검사가하는일이란온실속의화초가꾸기정도에불과하다.
그정도는아니겠지만,그래도새벽마다새아침을열어주는청소부처럼아무도눈여겨보지않는곳에서묵묵히일하는형사부검사들이있긴하다.세상을속이는권모술수로승자처럼권세를부리거나각광을훔치는사람들만있는것같지만,하루하루촌로처럼혹은청소부처럼생활로서검사일을하는검사들도있다.세상의비난에어리둥절해하면서도늘보람을꿈꾸는후배들에게,생활형검사로살아봤는데그리나쁜선택은아니었다는말을해주고싶었던것같다.세상에는우리보다무거운현재와어두운미래에쫓기는사람들이더많으니까.이정도가수달제사처럼정리되지않은글을세상에내놓는이유인것같다.
_「에필로그」중에서

김웅검사에따르면드라마나영화에등장하는검사의모습과현실사이에는“항공모함서너개는교행할수있을”만한간격이있다고한다.그들의실제모습을들여다보고상상할수있게해준다는점만으로도,이책은여러사람들에게권할만하다.더불어김웅검사를통해자신이속한조직에서‘나는어떤물음표를가지고살고있는지,어떤눈을하고살아가고있는지’스스로질문을던져보는기회를얻을수있을것이다.거기에이책의진정한가치가있다.
_김민섭,『대리사회』『나는지방대시간강사다』저자

드라마가아닌현실속에서
‘검사’로살아간다는것


“세상을속이는권모술수로승자처럼권세를부리거나각광을훔치는사람들만있는것같지만,하루하루촌로처럼혹은청소부처럼생활로서검사일을하는검사들도있다.세상의비난에어리둥절해하면서도늘보람을꿈꾸는후배들에게,생활형검사로살아봤는데그리나쁜선택은아니었다는말을해주고싶었던것같다.”(본문383쪽)
저자김웅은2000년사법연수원을수료한이래18년간검사일을해왔다.그런데굳이스스로를‘생활형검사’라고지칭한다.검사란이사회에서권력의중심에있는힘있는자들이라고생각하는사람들로서는고개를갸웃거릴대목이다.그저직업으로서밥벌이하며살아가려고고시공부해검사가됐다는건좀이상하지않은가.사실검사는드라마나영화에서지겹도록많이등장하는소재다.거기서검사는보통‘거악의근원’이거나반대로불의를일거에해소하는‘정의로운’존재로설정된다.하지만저자는그런극적인이야기들이‘현실’을살아가는대부분의검사들과별로관계가없다고말한다.드라마와달리검찰도일반회사와거의같고,그조직안에서일하는사람들도보통의직장인들과비슷한방식으로살아가고있다는것이다.물론그중에는각광을챙겨정치에입문하거나더높은자리로가려는사람들도있고,반대로스스로‘조직에맞지않는타입’이라고말하는저자같은사람도있지만,그런다양한인물군상은어느조직에서나볼수있다.그럼에도분명한건,대부분의사람들은그저생활로서자기일을묵묵히해나간다는것이고,검사들도마찬가지란얘기다.그렇기에저자는자신의이름을드러내기보다‘대한민국이라는거대한여객선의작은나사못’으로살아가겠다던어느선배검사에게서,소위잘나간다는그어떤선배들에게도느껴보지못한‘존경’라는감정을느끼며자신도그런사람이되어야겠다는생각을했었다고말한다.
그리고그의첫책『검사내전』은바로그렇게‘생활형검사’로열심히살아온저자가검찰‘안’에서경험한이야기들이자,검사라는‘직업’덕분에알게된세상살이,사람살이를둘러싼그의‘속마음’에대한이야기들이다.

당청꼴찌‘또라이’검사
그남자의직장생활


흔히들‘검사’하면권력지향적이고야망에가득찬사람을떠올리기십상이다.소위있는집자손이아니라하더라도일단검사만되면잘나가는집안과결혼해승승장구하는모습을상상하기도한다.그런데이사람,김웅은어쩌다보니검사가됐단다.어려서부터검사를꿈꿔본적단한번도없었고엉겁결에검사가됐다는것이다.행간을읽어보자면,어떤일을하며밥벌이를할까생각하다가그저직업으로서검사가되기로선택하고고시공부를했다는얘기다.무딘각오조차없이시작해서일까?저자의초임검사생활은결코순탄치않았다.각종사건처리통계가좋지않아‘당청꼴찌’,그러니까‘우리청에서꼴찌’라는별명을얻게되었을뿐아니라검찰조직문화의꽃이라할수있는‘폭탄주’마시는일도너무힘들어했다.덕분에조직에서눈총을받은것은물론이다.

초임시절날가장괴롭힌것은당청꼴찌라는평가나폭우처럼쏟아지는업무가아니었다.무엇보다괴로운것은술과회식이었다.(…)얼마나폭탄주가싫었던지,회식을피하기위해일부러당직을서기도했다.내가검사에는맞지않는다는것을직관적으로파악한부장은회식때폭탄주를돌리다가내순서가되면왜아직도사표를쓰지않고조직에남아있느냐고짜증을냈다.그러고는폭탄주는검사만마셔야한다면서나를건너뛰고다른검사에게폭탄주를넘기기도했다._본문238쪽

그런까닭에저자스스로자기신세가‘토방에사는생쥐꼴’이었다고말하고있긴하지만,그렇다고해서주눅이들어조용히숨죽여지내는타입은아니었다.직업적야망이없어서인지,그는상대가검사장이든차장검사든가리지않고‘욱’하는성미에할말은하는사람이었다.그래서얻은별명이하나더있으니바로‘또라이’였다.예를들어그는어느봄날,검사장이굳이자기고향에서체육행사를연것을두고비꼬다가행사장에서쫓겨난다.

“다만,기왕이런행사를할거면우리관할지역에서개최해갈비탕한그릇이라도팔아줬으면불황에시달리는지역주민들이좋아했을것같은데그게좀아쉽습니다.”(…)벌써20년이되어가지만난그때검사장이외쳤던말을기억한다.“이래서검사들은안돼.여기는대한민국아니야.”(…)선배들이나에게얼른나가라고했고(…)서커스난장을벗어나는데마치모세의기적처럼길이열리더라.사람들의눈빛만으로나는그들의생각을다읽을수있었다.‘모지리’,‘부적응자’,대강그런단어들이생생하게들렸으니참으로놀라운경험이었다._본문234~235쪽

저자는자신의성격이이렇다보니냉소적이라는평가를받지만,실은제대로가르치려는것일뿐이라는미명하에간부들이벌이는변덕스럽고무지몽매한행태에불편함을내비친것일뿐이라고말한다.특히그는‘조직의단합’이라는이름아래그야말로말도안되는‘짓거리’를하는것을참지못했다.

평소처럼밤늦게야근을하고있는데차장검사로부터전화가걸려왔다.차장검사가법원판사들과회식을한모양인데,2차로간술집에서흥이과했던지(…)그자리에서각자의부하직원들을호출해어느쪽이더많이나오는지를내기한것이다.부르기만하면마냥달려오는것을바랄거면개를기르면된다.그것도아키타나진돗개,허스키처럼충성심강한개를기르면되는데왜그런짓으로귀한시간을소비하는지지금도이해가안된다.(…)각부의총무검사들에게전화를걸어차장의지시를그대로전달한뒤나는계속사무실에남아일을했다.차장이나에게나오라고말한것은아니었고,또차장은잘몰랐겠지만검사는개가아니다._본문238~239쪽

결국내기에서진차장검사가다음날부장검사들을불러화룰냈고,저자는아침부터부장에게불려가욕을먹는다.부장이충무공이순신을거론하며조직의단합을운운하자그는더이상참지못하고이렇게말한다.“그게단합이면,그럼제가술마시다차장님을불러도차장님이나와주나요?”(본문240쪽)덕분에두고두고‘또라이’라는낙인이찍혔지만,그래도그는‘검사생활하는데별탈은없었다’고말한다.저자는그이유를‘일반인의막연한선입견과달리그당시검찰의문화가유연했다’는데서찾는다.의견대립이있어도평검사의의견을함부로배척하지못했고검사들도자신의명예와기개를위해직을걸곤했다는것이다.그래서인지,저자는일면조직에부적응하는모습을보이는것같으면서도,다른한편으로는검사라는직분으로살아가는일에대한보람을느낀다.비록특별한소명의식이나야망은없었지만,유연한조직문화덕분에‘나같은놈도검찰에빌붙어있을수’있었고,그로인해검사실이라는특수한공간에서다양한삶의모습들을마주할수있었다는것이다.그런그에게범죄피의자와피해자를만나고사건을처리해나가는과정은단지법을집행하는것을넘어사람과세상을좀더깊이알아나가는일이된다.

사기공화국에서만난
인간의삶과욕망


검사로서의경력대부분을형사부에서보내며사기사건을많이다룬저자는지금이나라가‘사기공화국’이라고해도과언이아니라고말한다.사회전체에금전적인이득을취하기위해서라면그어떤사악한짓도마다하지않는욕망이들끓고있다는것이다.한해에24만건에달하는사기사건이발생하고,그로인한피해액도3조원이넘는단다.그는이렇듯사기사건이넘쳐나는근본적인이유는사기가‘남는장사’이기때문이라고지적한다.한국에서사기꾼은어지간해서는제대로된죗값을받지않기때문에위험을감수할충분한동기가부여되고,그런까닭에재범률이77%에이른다는것이다.사기꾼10명중8명은한번잡혔다가도다시범죄를저지른다는얘기다.
하지만저자는사건피의자들과피해자들을만나며,범죄자체가내뿜는악에집중하기보다사람들이갖고있는욕망과그로인해드리워진삶의그림자들에더관심을기울인다.그가‘검사란사람공부하기좋은자리’라고생각하는것도그런까닭이다.그가보기에사기사건의대부분은범죄자의욕망과피해자의욕망이결합해만들어낸화학작용이다.

목사님이허술한사기에속은것은그것이사실이기를바랐기때문이다.상대방의치밀한수에속은것이아니라자신의욕심에당한것이다.(…)호메로스는만약인간이자기운명보다더많은고통을당했다면그것은신들탓이아니라자기마음속의장님때문이라고했다.안박사일당의유혹이사기라는신호는밤하늘의별보다많았다.등기부를떼어보기만했어도,잔고증명서의명의인을살펴보기만했어도사기라는것을알수있었다.국정원이남산에서내곡동으로이전한것도20년전의일이다.그러나그많은정보들을,목사님은못본것이아니라안본것이다.밤하늘에별이아무리많아도욕심이라는간섭조명이생기면보이지않는다._본문70~71쪽

문제는그‘마음속의장님’으로인해생긴범죄피해의결과가어렵게지탱하고있던삶의근간을무너뜨린다는데있다.설령범인을잡는다해도피해를제대로보상받고삶을원상복구하기힘들기때문이다.그래서저자는“사기꾼들에게걸리면누구라도그마수에서벗어날수없다.그건나도마찬가지다.(…)그러니제발범죄피해를당하지마시라.피해자도헌법상기본권이보장된우리나라국민이지만실제로는2등국민이다.”라고말한다.(본문69쪽)게다가대개사기범죄의피해자들은형편이좋지않은서민들이다.그래서그는사기꾼할머니가선의를빙자해힘겹게살아가는식당아주머니를등친사건에서이렇게말하고있는것이다.

강씨는조사를받으면서,할머니가설마자기처럼어렵고힘든사람을등칠줄몰랐다며흐느꼈다.그러나만만한데말뚝박고,생가지보다마른가지꺾는법이다.어렵고힘든사람들이니까사기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