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수학의 짧은 역사 (반양장)

기나긴 수학의 짧은 역사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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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절대적이고 장구하며 편견과 선입견을 깨주는 진정한 학문, 수학을 만나다
수학에서 한 번 발견되고 엄밀히 증명된 것은 영원하다

“수학자의 작품은 화가나 시인의 작품만큼이나 아름다워야 한다. 아이디어는 색상이나 단어처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아름다움이 첫 번째 시험이다. 이 세상에 추한 수학이 설 자리는 없다.”
-고드프리 해럴드 하디

누군가는 정답이 있어 수학이 좋다고 하고 완벽한 공식은 아름답기까지 하다고 말하지만, 많은 사람은 사칙연산만 알면 일상생활에 아무 문제 없는데 왜 굳이 알 수 없는 기호와 복잡한 공식이 난무하는 수학을 배워야 하느냐고 묻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수학은 우리 곁에 늘 존재하고, 시스템 운용에 꼭 필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컴퓨터, 자동차, 스마트폰, 냉장고, 의료기기, 하물며 눈 결정체에도 수학이 들어 있다.
흔히 수학은 숫자의 과학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기하학은 도형, 확률론은 기회와 위험, 이른바 불대수(Boolean algebra)는 논리를 다룬다.
그렇다면 수학이란 무엇인가? 이 학문의 본질은 개념화다. 그것은 숫자로 시작한다. 예를 들어, 숫자 3은 무엇을 세는지와 무관하다. 사람 3명이든, 양 3마리든, 글자 3개든, 덕목 3가지든 이들이 지닌 유일한 공통점은 숫자라는 것이다. 인간, 동물, 기호, 속성 같은 다른 모든 내용은 가려진다.
수학적 대상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관념이다. 수학자가 직선을 말할 때, 반드시 종이 위에 있는 유한한 선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한히 길고 무한히 가느다란 관념을 뜻한다. 마찬가지로 수학자에게 구(球)는 만질 수 있는 모양이 아니라, 구의 중심점으로부터 거리가 특정 값의 반지름을 초과하지 않는 모든 기하학적 위치의 총체다.
수학의 본질은 불필요한 모든 것을 삼가고, 각각의 맥락에서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지도나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길을 찾아본 사람은 안다. 지도나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모든 정보는 세부 사항은 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어떤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지 정도만 알려준다. 지도를 읽거나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누구든 집, 자동차, 보행자를 추상화한다. 그럼에도 가고자 하는 위치를 찾아간다.
수학자도 비슷한 방식을 취한다. 즉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하지 않은 모든 것을 생략한다. 수학자들의 과학은 본질을 인식하고, 정리하고, 새로운 연결 고리를 발견하는 기술이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한 번 발견한 것은 영원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2×2는 영원히 4이고, 삼각형 내각의 합은 고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기에도 180도(물론 공간이 휘어진 비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이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다. 수학을 제외한 다른 모든 과학에서 지식은 언젠가 옛것이 되고 새로운 발견으로 대체된다. 물리학에서조차 태양 중심의 시스템은 모든 천체가 지구 주위를 돈다는 생각을 근대 초기에 대체했다. 그리고 100년 전,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은 뉴턴 고전물리학의 한계를 드러냈다.
수학은 우리 삶의 전제 조건이고 과학의 여왕으로 칭송받는 학문이지만, 그 정확성 때문에 많은 사람이 어린 시절부터 싫어하는 과목이기도 하다. 한편에서는 수학을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고 주장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 그 내부 구조까지 알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현대인은 일상생활에서도 수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게다가 많은 직업에서 이 학문의 지식은 필수적이다. 오늘날 모든 학문은 수학적 모델에 의존하고 있을뿐더러, 무엇보다 수학적 이론은 정신을 자극하고 시야를 넓혀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 볼프강 블룸이 수학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다. 선사 시대부터 21세기까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수학자들을 만나고, 통시적이면서 공시적으로 수학의 역사를 꿰뚫는다. 간략함 속에서도 풍성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수학의 아름다움을 일깨우고, 우리 곁의 수학을 한층 너그러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혜안을 준다.
저자

볼프강블룸

저자:볼프강블룸(WolfgangBlum)
독일프리드리히알렉산더에를랑겐뉘른베르크대학교(FAU)에서수학박사학위를받은뒤,이곳에서수년간연구했다.〈디차이트(DieZeit)〉〈게오(Geo)〉〈쥐트도이체차이퉁(SuddeutscheZeitung)〉〈서부독일방송(WDR)〉등에서과학저널리스트로일했다.현재독일의인문계중등교육기관인뉘른베르크김나지움에서수학과물리를가르치고있다.“이게뭔가요자연과학은쉬워요!(WASISTWASNaturwissenschafteneasy!)”시리즈의수학편《순전히우연일까?:확률과행운을계산하다(PurerZufall?WahrscheinlichkeitenundGluckberechnen)》《모든것은수이다!:자연적이고비이성적이며무한하다(AllesistZahl!Naturlich,irrationalundunendlich)》를집필했다.또《시간의발명(DieErfindungderZeit)》《논리의문법(GrammatikderLogik)》등을펴냈다.2010년독일수학회에서수여하는올해의수학저널리즘상을수상했다.

역자:김재호
서울시립대학교에서수학을,서울대학교대학원에서철학(윤리학)을공부했다.학술기자·과학기자·탐사보도연구원을거쳐,현재〈교수신문〉과학·학술팀장으로일하면서〈브릭〉에‘생태에세이’를기고하고있다.지은책으로《레이첼카슨과침묵의봄》,《소프트웨어가세상을지배한다》,《대한민국소프트웨어성공방정식》,《다시과학을생각한다》(공저),《인공지능,인간을유혹하다》(공저),《자유롭게김광석이야기》,《취업진담》(공저)등이있다.옮긴책으로는《인체에관한모든과학》이있으며,〈원헬스(OneHealth)측면에서보건연구의동향〉〈고령화시대의진전과생명과학및의학기술의변화〉등소논문을발표했다.

목차


시작하며:수학은무엇인가

선사시대:최초의수|바빌론|주판|이집트인|기하학|중국의수학
고대시대(기원전600∼기원후300):그리스인의3가지고전적문제|첫번째증명|모든것은수|아카데미|《원론》|지구측정하기|유레카|그리스인의한계
고중세시대:0의발명|아라비아의방정식|종교적동기를띤수학
중세말기시대:아라비아숫자
르네상스시대:산술의대가|수도사의숫자|방정식이논쟁을일으키다|문자로계산하기|콜럼버스의이중실수|정확한지도|계산도구|원근법
계몽주의시대:운동의수학|미분을둘러싼격렬한논쟁|0과1의세계|무한의문제|베르누이형제|생산적인오일러|모호함의수학|잘못된선택
19세기:궤도계산하기|수학의왕자|완두콩세는사람|기하학의르네상스|방정식을둘러싼비극|혼란스러운무한대
20세기:세기의23가지문제|토대에대한논쟁|비밀메시지|카오스|벤포드의기괴한법칙|컴퓨터로증명하기|수학적아름다움|성취|공으로채우기
21세기:밀레니엄상|사라진천재|수학계의여성들|스도쿠

참고문헌
사진·그림출처
옮긴이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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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의내용

이책은총9개장으로이루어져있다.석기시대최초의숫자부터21세기스도쿠까지를아우른다.각시대의앞머리에는주요사건을일목요연하게정리해두었다.이해를돕는사진자료와주요내용은별도로설명해주는꼼꼼함까지,세심한배려가돋보이는구성이다.

선사시대
인류는문자를발명하기훨씬전부터숫자를사용했다.심지어석기시대에도.가장오래된증거는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나왔다.약3만5000년전,누군가개코원숭이의허벅지뼈에자국을새겼다.
바빌로니아와이집트의초기선진문명은수백만단위의숫자를알고있었다.당시학자들은그숫자로계산을했으며,기하학을사용해들판을측량하고건물을설계했다.

고대시대(기원전600~기원후300)
고대그리스에서전해지는많은이야기는실제로일어났는지아무도모르는일화다.피타고라스나유클리드같은학자들이실존인물인지조차입증된것은아니다.그러나분명한점은그리스인이수학과단순한산수를구별했다는것이다.무역민족으로서그리스인은자연스럽게계산에능통했다.하지만산술의달인이되지는못했다.바빌로니아사람들과달리,숫자의위치에따라값이달라지는자릿값체계로수치를나타내지않았기때문이다.
그리스인은주로기하학을바탕으로수학분야에서획기적인성과를거뒀다.그들은미세한모래위에예술적인그림을그려넣음으로써,나중에야등장한정교한대수학(代數學)없이도복잡한관계를다룰수있었다.그들은기하학을어떤응용분야와도무관하게존재할권리가있는‘순수한’과학으로이해했다.

고중세시대
기독교유럽에서중세는수학의암흑기로,당시수학의주요무대는이슬람제국이었다.유럽이중세의가장어두운시기에갇혀과학을소홀히여긴반면,이슬람종교와함께아랍지역에서는학문이번성했다.
아랍세계는고대그리스의유산을흡수했다.학자들은유클리드,아르키메데스등의저서를번역하고그들의과학을더욱발전시켰다.오늘날의대수학이나알고리즘같은용어가이를입증한다.
아랍인은여기에더해인도인의지식도받아들였다.인도에서는수세기동안수학이발전해왔다.5세기이후세계역사상가장큰히트작중하나인10진법도이곳에서발전했다.

중세말기시대
화폐경제가점점물물교환을대체하면서수학의도움으로만해결할수있는많은과제가생겨났다.당시일반적으로사용하던다양한길이,부피,무게간의전환을어떻게극복할까?한통화에서다른통화로어떻게변환할까?언제든지추적하고확인할수있는올바른회계란무엇일까?판매자는금융거래에대한이자와복리를어떻게계산했을까?
먼나라로의항해는더욱정밀한항법을요구했고,이는오직개선된수학적도구를통해서만가능했다.그리고운하와수문의건설은수력기술의문제를야기했다.
이러한문제중어느것도로마숫자와중세미신으로해결할수없었다.수학은교회학문의교육적요소라는역할을벗어나그리스인과아랍인의토대를통해유럽에서계속발전하기시작했다.

르네상스시대
유럽이깨어나기시작한시기로,비판적인사람들은교회의전능성에의문을제기했다.그리하여왕실궁정에서학생들을모은학자들은고대그리스의작품을연구하고번역했으며,점점더실용적인문제에관심을기울였다.하지만자신의발견을고이간직하려는성향의과학자들때문에새로운아이디어는처음에천천히퍼졌다.
수학은비즈니스·항해·예술분야에서점점더많이활용됐다.유럽은위대한항해를통해세계를바라보게되었다.선원들에겐정확한지도가필요했고,상인들은효율적인장부가요긴했다.천문학자들은망원경으로행성과별을관측하고그움직임을이해하기위한새로운접근법을개발했다.그들은지구중심세계관을버리고태양중심세계관을채택했다.군대역시수학에의존했다.그들은포탄의비행궤적을계산하고,반대로가장큰대포알에도견딜수있는요새를설계했다.
이와관련한중요한기여는종종지적인엘리트가아니라장인과상인그리고수학아마추어들로부터비롯되었다.

계몽주의시대
17∼18세기에교회와세속적권위에대한믿음이점점더의심을받았다.철학자이마누엘칸트의말을빌리자면,사람들은권위를따르는대신“자신의이성을사용”해야한다고생각했다.
천체의궤도를결정하기위해천문학자들은정밀한도구뿐만아니라정교한수학도필요했다.피타고라스·유클리드·아르키메데스등이많은연구를했지만,그들은항상정적인양만을다루었다.반면에계몽주의의수학적혁명은변화하는양,이른바변수를도입해움직임을설명하는것이었다.먼저움직임을개념적으로파악하고나서계산으로통제하는것이목표였다.
수학자들은자유낙하나행성및발사체의궤적같은고전적인문제를해결하고자했을뿐만아니라실용적인역학에도관심을가졌다.크레인·풍차·펌프·전동로프·트레드밀등신흥제조회사들을위해다양한장치를발명하는가하면스스로끝없이움직이는기계,즉영구기관의유토피아를열렬히추구했다.이모든혁신의중심에는운동이있었다.새로개발된미분법을통해운동량을계산할수있었다.
기하학에서도학자들은그리스인의경직된개념을극복했다.그들은이분야를대수학과새로운방식으로결합해전례없는발전을이루었다.
더불어확률론이라는전혀새로운수학분야가등장했다.도박에서출발한이학문은과학자로하여금그들의지식을곧새롭게등장할보험산업과인구통계학에도활용하도록했다.

19세기
산업화의도래는자연과학과수학에많은과제를안겨주었다.기계를제작하고,교량과철도를건설하고,석탄·철강·화학원료를생산하며,통신·에너지·송전을관리해야했다.하지만처음에발명과개발로산업을발전시킨것은학계과학자가아니라엔지니어,발명가,정밀기계공,성직자,장인이었다.최초의공장이생산에들어가고오랜시간이지난후에야자연과학이생산단계에투입됐다.
산업계에는잘훈련된엔지니어가필요했으나,아카데미와대학은엄격한과학을지향했기에필요한교육을제공할수없었다.이러한이유로공업기술학교를설립해이론교육과실습을혼합해제공했다.
자연과학은다양한응용분야에서그유용성이입증됐고,점점더빠른속도로발전했다.그과정에서이론도소홀히하지않았다.
한세기가지나면서수학은훨씬더추상화됐다.과학자들은순수하게수학내적인이유로많은아이디어를발전시켰다.이를테면대수학에서는더이상방정식만연구하지않고구조를연구했다.이를통해여러과제에대해서는해결책이없다는것을증명했다.
수학자들은미분법을계속발전시켜기계공학,역학,천문학,유체역학,빛·전기·자기연구등물리학및기술의모든분야에적용했다.아울러무한히작은크기에대한신비로움을벗겨냈다.

20세기
수학은20세기전반에연이은위기로요동쳤다.첫번째위기는어떤종류의증거를허용할지에대한근본적인논쟁과관련이있었다.수학적대상을구성할수있을까,아니면명시적으로제시할수없어도그존재를증명하는것으로충분할까?수학적대상에대한논쟁이등장하자‘학문의여왕’이라불리던수학의논리적토대가무너져내린것같았다.그러나수학자들은덜견고한토대위에서작업하는데익숙해졌다.두번째위기는수학적내용과관련이없었다.권력을잡은국가사회주의자들이유대인수학자들을박해하고추방했다.그중많은사람이미국으로이주함으로써세기중반에유럽의주도적역할을신대륙에내주었다.
세기말에는컴퓨터가세상을바꿨다.한편으로,컴퓨터의도움으로만가능한수학적정리의증명들이등장했다.순수주의자들에게이것은커다란사건이었다.다른한편으로,순수주의자들도종이와연필을이용한전통방식으로증명을시도하기전에컴퓨터의예제를바탕으로추측을시험해보았다.
다비트힐베르트,쿠르트괴델,팔에르되시등수학계의거장들과함께수천명의수학자들이20세기에그들의학문적건축물을확장시켰다.그들은공들여개념을고안하고정리를증명하며새로운이론을창조했다.20세기말에는가장영리한사람들이수세기동안풀려고노력한2가지수학적난제가풀렸다.페르마의마지막정리와케플러의추측이다.

21세기
2000년파리에서열린콘퍼런스에서클레이수학연구소(CMI)는7가지수학난제를선정했다.미국의백만장자랜든클레이가운영하는이재단은그문제를가장먼저푸는사람에게100만달러의상금을수여하기로했다.이를통해클레이수학연구소는1900년파리에서다비트힐베르트가제시한23가지문제목록을이어가는한편,젊은수학자들이어려운문제에도전하도록격려하고자했다.
또한가지특별한일은2014년마리암미르자카니가여성최초로‘수학자들의노벨상’인필즈상을수상했다는사실이다.여성은남성보다수학을못한다는편견을깨는수상이었다.하지만안타깝게도2017년미르자카니는불과40세의나이로암투병끝에세상을떠났다.그러나그의분투는젊은여성들에게‘과학의여왕’인수학에도전하는용기를주기에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