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해석학 (법관은 어떻게 법을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가?)

법해석학 (법관은 어떻게 법을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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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법규범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과정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가?” 이 책은 법규범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다룬다. 더욱 구체적으로 말하면, 법학 교과서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이른바 ‘학설대립’은 무엇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지, 학설대립을 판단해줄 수 있는 확고하고 결정적인 기준이 존재하는 것인지, 판례란 도대체 법학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법은 과연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인지 등의 문제를 다룬다. 이 책은 그 동안 필자가 이러한 문제들과 마주하면서 고민하고 씨름한 결과물이다.
저자

양천수

저자양천수는
고려대학교법과대학졸업(법학사)
고려대학교대학원법학과졸업(법학석사)
독일프랑크푸르트대학교법과대학박사과정졸업(법학박사)
주요경력
미국워싱턴주립대학교로스쿨(UniversityofWashingtonSchoolofLaw)방문연구원역임
영남대학교법무감사실장역임
현재영남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교수및인권교육연구센터장

주요저서
『부동산명의신탁』(2011)
『서브프라임금융위기와법』(2011)
『법철학:이론과쟁점』(2013)(공저)
『민사법질서와인권』(2013)
『빅데이터와인권』(2016)
『법과진화론』(2016)(공저)외논문다수

목차

제1장서론
I.저술목적
II.저술방법
1.저술대상
2.저술방법
III.저술순서

제2장철학적-존재론적해석학의전개과정
제1절이해개념의존재론적전환
I.이해개념에대한이론사적분석
II.인식론적인이해개념
1.대상에대한인식으로서이해:칸트
2.역사그자체를객관적으로파악하는것으로서이해:드로이젠
3.정신과학의보편적방법으로서이해:딜타이
4.중간요약
III.이해개념의존재론적전환
1.문제상황과출발점
2.이해개념의존재론적전환에대한전단계로서현상학
3.이해개념의존재론적전환:하이데거

제2절가다머의철학적-존재론적해석학
I.서론
II.존재론적해석학의출발점
1.근대철학이신뢰한방법에대한비판:딜타이의방법론에대한비판
2.인식론적해석학에서존재론적해석학으로
III.이해의조건으로서선입견
1.하이데거가밝힌이해의선구조
2.이해의조건으로서선입견
3.선입견의일상적인의미:계몽주의에의한선입견불신
IV.선입견의근거로서권위와전통
1.가다머의계몽주의비판
2.선입견의근거인권위와전통의명예회복
3.전통의존재방식으로서고전
V.존재론적-해석학적이해의진행과정
1.해석학적순환
2.해석학적순환의확장:전승의운동과완전성의선취
3.이해과정에존재하는시간간격의해석학적의미
4.존재론적-해석학적이해과정의실현형태:영향사적원칙으로서지평융합
VI.존재론적-해석학적이해의실천성
1.해석학에서적용이라는문제
2.법률해석의의미
3.존재론적-해석학적진리
VII.해석학의보편성
1.영향사적의식과해석학적경험
2.해석학의보편성
VIII.중간결론

제3장독일법해석학을통한해석학의수용
제1절법해석학을통한철학적-존재론적해석학의수용과정
I.서설
II.19세기독일의법해석학
III.20세기초반독일의법해석학:철학적해석학의초기수용

제2절요제프에서의법해석학
I.서론
II.이론적출발점
1.방법이원론극복
2.삼단논법적법학방법론비판
3.개념법학에서평가법학으로
III.철학적-존재론적해석학을통해재구성된법발견과정
1.법발견의의의와과제
2.법발견의근거로서선이해
3.해석학적순환과적용문제
IV.법발견과정의합리성보장
1.문제상황
2.법발견과정에대한합의를통한합리성보장
3.합의를가능케하는두가지근거로서정당성통제와체계성통제
4.재판의정당성통제
5.재판의체계성통제
V.중간결론

제3절아르투어카우프만의법해석학
I.서설
II.카우프만의법철학개관
III.카우프만법철학의출발점
1.자연법과법실증주의의대립극복
2.방법이원론극복:사물의본성론
IV.카우프만의법해석학
1.법의역사성:존재론적인법의역사성에서해석학적인법의역사성으로
2.법실현과정의구조:존재와당위의상응
3.선이해와해석학적순환
4.선이해의근거
5.법실현과정에서방법이라는문제
V.해석학적사고의한계와극복방안
1.해석학적사고의한계
2.극복방안
VI.중간결론

제4절빈프리트하세머의법해석학
I.서설
II.구성요건해석에대한기존의방법론비판
1.문제제기
2.형식적?연역적해석방법의의미와그한계
3.귀납적방법의의미와한계
III.구성요건해석의전제로서구성요건의언어성
1.서설
2.언어의정확성
3.언어이해의정당성
4.구성요건의언어성으로부터도출된해석학적인결론
IV.구성요건의유형성
1.구성요건의현실관련성
2.구성요건의유형성
V.구성요건해석
1.방법다원주의
2.선이해와해석학적순환
3.유형론적절차로서형법해석절차
VI.구성요건해석의정당성
1.쟁점
2.비판적합리주의
3.구성요건해석의정당성
4.정형화원칙
VII.해석학적사고의확장
1.장면적이해
2.형법해석의한계
3.의사소통적법익론
VIII.중간결론

제5절프리드리히뮐러의규범구조적법이론__272
I.서설
II.법적방법의의의와과제
1.법적방법의개념
2.법적방법의의미
III.독일연방헌법재판소판례와학설에나타난방법론분석
1.방법이원론비판
2.연방헌법재판소판례에대한반성적분석
3.기존의헌법학방법론에대한반성적분석
4.중간결론
IV.규범구조적법적방법의기본전제
1.규범구조의개념
2.규범텍스트와규범의구별
3.규범텍스트의명확성과법규범의명확가능성구별
4.규범텍스트의효력과규범의의미구별
5.구조화된과정으로서규범성
V.규범구체화과정
1.규범텍스트해석과규범구체화의구별
2.규범구체화과정
3.규범구체화와관련한문제
VI.규범구체화의요소
1.개관
2.전통적인해석방법의의미와한계
3.규범구체화요소의유형
4.좁은의미의방법론적요소
5.규범텍스트와직접관련되지않는구체화요소
VII.규범구체화요소간의우선순위확정문제
1.서설
2.규범구체화요소간의충돌가능성및유형
3.구체화요소간의우선순위확정
VIII.규범구체화의한계
1.한계인정의필요성
2.규범구체화의한계인정가능성
3.규범구체화의한계로서문언
4.문언의한계에서규범프로그램의한계로
5.규범구체화의한계와우선순위비교
IX.중간결론

제4장국내법학에의한독일법해석학의수용
I.개관
II.국내법학의법해석학수용현황
1.1980년대
2.1990년대
3.2000년대이후

제5장법해석학의의의와기본구조
I.법해석학의의의
1.개념
2.법학방법론·법적논증이론·법이론에대한비교
II.법해석학의핵심개념
1.선이해
2.해석학적순환
III.법해석학에따른이해과정의정당화
1.문제점
2.철학적해석학자의해법
3.법해석학자의해법
IV.법해석학의관점에서바라본법적용과정
1.법적삼단논법비판
2.법해석학에따른법적용과정

제6장법해석학의실천성과전망
I.법해석학의실천성
1.문제의식
2.사법영역
3.행정영역
4.입법영역
5.사적영역
II.법해석학의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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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속으로추가

[본문발췌]

제1장서론

I.저술목적

어떻게우리는그무엇을인식하고이해할수있는가?이의문은철학적인문제에속하는아주근본적인물음이다.서구철학사를조금만살펴보면금방알수있듯이,이의문은오랫동안철학,그가운데서도인식론의근본문제로서논의되어왔다.그러면서도여전히명쾌한대답을얻지못한의문이기도하다.그런데이러한의문은단지철학의문제로서만의미가있는것은아니다.법학과같은실천과학에서도이러한인식론적인물음은중요한의미를차지한다.그이유는무엇인가?가령다음과같은경우를생각해보자.법학의대상이되는법은기본적으로법적분쟁을정의롭게해결하기위해존재한다.이때법적분쟁을해결하기위한수단으로서법을사용하려면,그전제로서법관이법을인식또는이해하고해석하는과정이필요하다.그런데여기서금방확인할수있는것처럼,법관이법을인식또는이해하고해석하는과정은위에서언급한철학적인문제제기와동일한문제구조를갖는다.달리말해,구체적인분쟁에법을적용하려면법을인식또는이해하고해석해야한다는전제는바로철학적인식론과동일한문제구조를갖는법(철)학의근본문제라고할수있는것이다.따라서‘어떻게우리가그무엇을인식하고이해할수있는가?’라는철학적문제제기는법(철)학에서도다음과같이원용될수있다.‘법관은어떻게법을인식하고이해할수있는가?’
그런데이와관련하여대법원1996.6.11.선고96도791판결은아주흥미로운사안을그대상으로삼고있다.이판결은여성으로성전환수술을한생물학적남성을집단으로강간한경우“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에관한법률”제9조및제6조제1항에따라형법제297조가규정하는강간죄가성립하는가를문제삼고있다.즉지난2012년12월18일에일부개정되기이전의형법제297조가강간죄의객체로규정하는‘부녀’개념에여성으로성전환수술을한생물학적남성이포섭될수있는가를판단하고있다.이에관해대법원은다음과같은판결이유를제시하며무죄를인정한원심을유지하였다.

“형법제297조는‘폭행또는협박으로부녀를강간한자’라고하여객체를부녀에한정하고있다.위규정에서부녀라함은성년이든미성년이든,기혼이든미혼이든불문하며곧여자를가리키는것이라할것이다.(…)그러므로형법제297조에서말하는부녀,즉여자에해당하는지의여부도위발생학적인성인염색체의구성을기본적인요소로하여성선,외부성기를비롯한신체의외관은물론이고심리적ㆍ정신적인성,그리고사회생활에서수행하는주관적ㆍ개인적인성역할(성전환의경우에는그전후를포함하여)및이에대한일반인의평가나태도등모든요소를종합적으로고려하여사회통념에따라결정하여야할것이다.(…)
그렇다면위피해자(개인정보를보호하기위해인용자가고침.아래같다)가비록어릴때부터정신적으로여성에의성귀속감을느껴왔고,위의성전환수술로인하여남성으로서의내ㆍ외부성기의특징을더이상보이지않게되었으며,남성으로서의성격도대부분상실하여외견상여성으로서의체형을갖추고성격도여성화되어개인적으로여성으로서의생활을영위해가고있다할지라도,기본적인요소인성염색체의구성이나본래의내ㆍ외부성기의구조,정상적인남자로서생활한기간,성전환수술을한경위,시기및수술후에도여성으로서의생식능력은없는점,그리고이에대한사회일반인의평가와태도등여러요소를종합적으로고려하여보면위피해자를사회통념상여자로볼수는없다할것이다.(…)”((…)부분은인용자가생략한곳이다.아래같다).

그런데위판결이유를보면,일단그타당성여부는제쳐두고라도,다음과같은의문이떠오른다.형법제297조가규정하는부녀개념에여성으로성전환수술을한남성은포함되지않는다는결론은어떻게도출된것일까?이것은전통적인법적삼단논법에따라대전제에해당하는법규범,즉형법제297조를논리적으로해석한다음,여기에위사실관계를적용하여이끌어낸결론에불과한것일까?
언뜻생각하면이러한논리적과정은당연한것처럼보인다.그러나조금만더주의깊게생각하면,이러한논리적과정이당연하게성립하기에는어려움이존재한다는것을발견할수있다.왜냐하면대전제인형법제297조가규정하는‘부녀’개념은그어떤해석방법을동원한다하더라도,사안과무관하게그자체만으로는구체화될수없기때문이다.이러한주장은언어철학의관점에서볼때,일정한언어기호,즉‘부녀’라는언어기호는경험과는무관하게선험적으로어떤구체적인대상이나그범위를지시하지는않는다는점에서도설득력을갖는다.결국대전제를이해하고해석하는작업은항상일정한사실관계를전제로해서만진행된다고말할수있다.이말은법적분쟁의전제가되는사실관계에대한인식ㆍ이해와이러한법적분쟁과관련을맺는법률에대한인식ㆍ이해가전통적인법적삼단논법이주장하는것처럼서로엄격하게분리되는것은아니라는점을시사한다.
이처럼법규범에대한이해와해석은항상사실관계를전제로해서만이루어질수있다면,이경우이해및해석의결과는과연어떻게정당하게도출될수있는지가문제된다.위의대법원판결을예로보면,여성으로성전환수술을한남성은형법제297조가규정하는‘부녀’개념에포함되지않는다는해석결과는무엇을근거로해서도출된것인지가문제된다.이러한의문에대해서는우선전통적인법학방법론에서말하는것처럼해석방법을사용함으로써위와같은해석결과가도출된것이라고대답할수있을지모른다.그러나실정법도그마틱에서전개되고있는각종‘학설대립’을조금이라도면밀하게들여다보면,이러한대답에는설득력이부족하다는점을금방알아차릴수있다.
예를들어본다.과거형법도그마틱에서는문서위조죄와관련하여복사문서가과연형법상문서에해당하는지가문제된적이있었다.이에관해서는복사문서도문서에해당한다는긍정설과복사문서는문서에해당하지않는다는부정설이대립하였다.부정설은형법이규정하는문서개념을문법적해석방법을사용함으로써이끌어낸결론이다.이러한부정설에따르면,형법상문서란작성명의인의의사가표시된물체그자체를의미하고,따라서복사문서는이에해당하지않기때문에형법상문서라고볼수없다.이에반해긍정설은목적론적해석방법에힘입어복사문서의문서성을긍정한다.즉복사문서는이미현대사회에서일반적으로사용되고있는데,만약이러한복사문서를통해이루어진위조ㆍ변조행위를처벌하지않는다면,문서위조죄의보호법익인‘공공의신용’을달성할수없다는근거를들어복사문서도형법상문서로인정한다.이에대해판례는대법원1978.4.11.선고77도4068전원합의체판결에서복사문서의문서성을부정했다가,그후태도를바꿔대법원1989.9.12.선고87도506전원합의체판결을통해복사문서의문서성을긍정하였다.이러한전원합의체판결이후형법은제237조의2를신설하여입법적으로복사문서의문서성문제를해결하고있다.
그런데여기서주목해야할점은복사문서의문서성문제를어떻게보아야하는가의문제가아니라,복사문서의문서성여부를둘러싼학설대립이시사하는것처럼,해석방법그자체가특정한해석결과를실질적으로근거짓는것은아니라는것이다.그이유를다음과같이말할수있다.위에서살펴본것처럼,부정설은문법적해석을사용함으로써복사문서의문서성을부정한다.이에반해긍정설은목적론적해석에힘입어복사문서의문서성을긍정한다.그러면이러한견해대립중에서어느쪽이옳은가를판단해줄수있는객관적인메타기준은과연존재하는것일까?그러나이질문에대해긍정적인대답을하는것은쉽지않다.왜냐하면문법적해석과목적론적해석은모두논리적으로양립할수있는해석이기때문이다.다시말해,문법적해석과목적론적해석을통해각각도출해낸부정설과긍정설은모두나름대로설득력을갖고있어서,해석과정그자체만놓고보면과연어느쪽이정답인지판단하기는어렵다.여기서우리는다음과같은결론을도출할수있다.해석방법그자체는해석결과에대한실질적근거가될수는없다는것이다.
이러한결론은형법도그마틱이아닌민법도그마틱이나헌법도그마틱에서도마찬가지로등장한다.예를들어,재단법인에대한출연재산의귀속시기를규정하고있는민법제48조해석에관한견해대립이나,헌법제8조제4항이규정하고있는‘민주적기본질서’해석에관한견해대립을보더라도,해석방법이해석결과를근거짓는실질적인기준이될수는없다는점을확인할수있다.바로이러한이유때문에해석방법은모종의실질적인근거를통해결정된해석결과를사후적으로근거짓기위한“언어의수레”에불과하다는평가를받기도한다.
그러면해석결과를실질적으로근거짓는것은무엇인가?법관은과연어떤근거와과정에힘입어법규범을이해하고해석하는것일까?형법제297조가규정하는‘부녀’개념에는성전환수술을한남성이포함되지않는다는결론이나복사문서도형법상문서에해당한다는결론은과연어떤논리적ㆍ인식론적ㆍ이해론적과정을거쳐도출되었을까?이러한의문은이미법학이시작되면서거의동시에제시된것으로서성서해석문제와더불어오랜역사를지니고있는쟁점이라고말할수있다.이러한의문을해명하기위해,특히독일법학을중심으로하여등장한것이‘법학방법론’(juristischeMethodenlehre),‘법해석학’(juristischeHermeneutik),‘논증이론’(Argumentationslehre),‘법이론’(Rechtstheorie)과같은학문영역이다.이가운데서도‘법해석학’은‘철학적해석학’(philosophischeHermeneutik)에서거둔성과를수용하여실제로법관이어떻게법률이라는규범텍스트를이해하고해석하는지그리고어떻게이러한이해및해석과정을규범적으로정당화하고통제할수있는지와같은문제를해명하고자하였다.요컨대,법해석학은법인식론의근본문제를해결하고자한학문분과라고말할수있다.
그런데이렇게법해석학을법인식론의근본문제를해결하려한학문이라고이해하면,우리는다시다음과같은문제들과마주해야한다.‘법해석학은어떻게철학적해석학의관점을수용하였는가?법해석학은법을이해하는과정을어떻게파악하고있는가?’라는의문이그것이다.또한‘법해석학이란과연무엇인가?’와같은개념적인근본문제도떠오를수있다.그러나이저술에서는법해석학의개념혹은의의에대한개괄적인설명은하지않고자한다.그대신아래에서밝히는바와같이법해석학이어떻게철학적해석학의관점을수용하였는지,그리고법해석학은어떤방식으로법이해및해석과정을파악하고있는가를밝히고자한다.이것이바로이저술의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