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귀곡자』를읽어야하는가?
국가총력전양상을보이고있는21세기의경제전쟁시기에는안방과문밖의경계가사라진까닭에말그대로천하의인재를그러모아야세계시장을석권할수있다.우리말에‘구더기무서워장못담글까?’라는속담이있다.국적을가리는것은곧패망을자초하는길이다.오히려국경에아랑곳하지않고천하를종횡으로누비는특급인재를더많이그러모아야한다.요체는특별대우를통해그들이떠나지않도록붙잡아두는데있다.
『귀곡자』에나오는종횡술은단순히책사들의책략과유세에만초점을맞춘게아니다.본경외편인[부언]에서군주의제신술을그대로인용해놓은게그증거다.[부언]은후대의종횡가가덧붙여놓은것이다.아무리뛰어난군주와기업CEO일지라도천하를다스리고평정하는일을홀로할수는없는일이다.반드시뛰어난책사가곁에있어야만한다.후대의종횡가가[부언]을덧붙인배경도여기서찾을수있다.
책략의구체적인표현인정치적인정략과군사적인전략,국제정치의외교책략,기업경영의상략등이청와대참모진과국방스태프,외교관,비즈니스맨등의전유물일수만은없다.오히려최고통치권자와기업CEO등이이를숙지해야만휘하장상을제대로부릴수있다.『귀곡자』를단순히책사들을위한텍스트로만해석해서는안되는이유다.
귀곡자와후흑학
『귀곡자』에는『후흑학』을방불케하는뛰어난책략이가득담겨있다.
“『후흑학』이말그대로두꺼운얼굴과시커먼마음으로천하를움켜쥐는비술을논한후흑학이라면,『귀곡자』는은밀한계책을들고천하를종횡으로누비며유세하는비술을논한음모학이다!”
음모는흔히은밀히흉악한일을꾸미는잔꾀의의미로통용되고있으나『귀곡자』가말하는‘음모’는그런뜻이아니다.처자식과직장상사와부하등주변사람들이전혀눈치채지못할정도로은밀하게일을추진하는것을말한다.말할것도없이여기에는국가대사와같이큰일도포함된다.최고통치권자가‘음모’의대가가되어야한다는얘기다.『귀곡자』가[마의]에서오직성인만이음모를행할수있다고주장한게그렇다.
그런점에서『후흑학』은법가,『귀곡자』는종횡가,『손자병법』은병가의관점에서바라본난세지략에해당한다.이들책의공통점은크게3가지다.첫째,초점을치세가아닌난세에맞추고있다.『맹자』를위시한유가경전이치세에방점을찍고있는것과대비된다.21세기경제전쟁시대에는난세에초점을맞춘제자백가서가훨씬유용한것임은말할것도없다.둘째,강력한무력과궤계를토대로한패도를주문한점이다.이는난세에초점을맞춘까닭에당연한주문이기도하다.유가경전이인의도덕에기초한왕도를역설한것과대비된다.셋째,최종목표를노자가역설한무위지치無爲之治에서찾고있는점이다.무위지치의가장큰특징은통치의기본범주를한나라가아닌천하로잡은데있다.『도덕경』이나라마다다를수밖에없는인위적인도덕규범과법제의폐기를역설한이유다.
주목할점은법가와종횡가및병가모두왕도보다수준이떨어지는패도를추종하면서도궁극적인목표만큼은왕도보다훨씬수준이높은노자사상의제도를추구하고있는점이다.얼핏모순처럼보이지만난세에는이게정답이다.목표만큼은천하통일처럼높게잡아야하나,그출발만큼은어디까지나현실에뿌리를내리고있어야한다는취지다.안방과문밖의구별이사라진21세기경제전쟁시대의경제경영이치와맞아떨어진다.
『귀곡자』가주는교훈
실제로애플제국의창업자스티브잡스는어렸을때부터‘우주를놀라게하자’는거창한목표를세운덕분에이후온갖좌절과어려움을이겨내고애플제국을세울수있었다.제2의잡스출현의관건도목표는평천하차원의세계시장석권에두고,추진과정만큼은치국차원의사업보국:에두는데있다.
하드웨어와소프트웨어를하나로녹인21세기의‘스마트시대’는외견상부드럽기는하나그이면을보면살벌하기짝이없다.과거와달리최신예무기대신세계최고수준의신제품을전면에내세운것만이다를뿐이다.모든것이급변하는까닭에잠시라도방심했다가는해당기업은물론나라마저휘청거리게된다.노키아가패퇴하면서핀란드경제가휘청거리고,소니와파나소닉등일본의글로벌전자업체가삼성과LG등에게밀리면서일본이사상초유의경상수지적자를기록한게그렇다.우리도결코안심할수없다.이웃중국이기술면에서턱밑까지쫓아왔기때문이다.
주목할것은21세기에들어와중국의고위간부와기업CEO들이‘책략의바이블’로일컬어지는『후흑학』과『손자병법』및『귀곡자』를탐독하고있는점이다.법가와병가및종횡가의난세지략을남김없이구사해천하를평정하려는속셈으로해석할수밖에없다.특파원들의보고에따르면중국의‘책략학습’은거의광적이다.메이지유신당시일본지사들을방불하고있다.폭발적인경제성장덕분에이제는중국이일본을대신해‘책략학습’의본거지로변신하고있다.북경의왕푸징서점가의책방문앞특설판매대를가득채운게바로『후흑학』과『귀곡자』등의난세지략관련서다.그종류와수가일일이거론키도어려울정도로매우많다.한무제의독존유술선언이래20세기초까지2천여년동안오직유가경전만읽던중국인들에게혁명적인변화가일고있다는증거다.
『귀곡자』는[췌정]에서‘국력과권력관계파악이주밀하지못하면열국가운데누가강대하고,누가약소한지여부를제대로알길이없다’고역설했다.칼을들고오는도적은칼로물리쳐야한다.부국강병이중요한이유다.난세는난세의책략으로대응하는게정답이다.위정자를위시한기업CEO들이살벌한경제전쟁에서최후의승리를거두는데도움이되고자『귀곡자』완역본을국내최초로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