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을 언도받은 자 외줄타기 곡예사 (양장본 Hardcover)

사형을 언도받은 자 외줄타기 곡예사 (양장본 Hardcover)

$13.00
Description
평생 낮은 자로서 소설을 통해, 희곡을 통해, 예술론을 통해 죽음과 예술을 조망했던 작가 장 주네의 씨앗이 담긴, 그의 첫 시집 [사형을 언도받은 자 / 외줄타기 곡예사]. 이 책을 옮기며 시 번역에 처음 도전한 번역가이자 평론가 조재룡은 「사형을 언도받은 자」를 비롯해 주네 작품 세계의 출발이 된 이 책의 시들이 주네의 소설, 산문, 희곡과 적극적으로 통한다고 지적한다. 즉 주네의 시와 소설과 산문과 희곡은 “크고 작은 변형을 서로 허용하고 적극적으로 차용한다는 점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상호텍스트성의 강력한 증거”가 된다. 작품 도처에서 목격되는 감옥에서의 생활과 동성애 체험을 기본으로, 그 대상과 모티브와 상징이 겹치고, 나아가 예술에 대한 관점과 태도가 한곳을 향한다. 그곳은‘죽음’이다.
저자

장주네

저자장주네(JeanGenet,1910~86)는프랑스의시인.소설가.극작가.파리에서이름을알수없는아버지와어머니카미유가브리엘주네사이에서사생아로태어난그는생후7개월만에양육원에유기되고,이어파리빈민구제국을통해프랑스중부지방의가정에위탁된다.공립초등학교에입학하지만상급단계로진학하지않고,파리근교의달랑베르직업학교에입학하지만곧도주한다.반복된도주와체포후1926년주네는파리의라로케트소년원에서3개월간의첫수감생활을시작한다.같은해9월기차에무임승차한죄로투렌의메트레감화원에수감되고,이곳에서2년반을보낸다.이어1929년프랑스식민지부대에지원입대해몇년간아랍지역에서근무한후유럽을떠돈다.수감생활에이은방랑그리고동성애자로서의정체성은이후주네의글쓰기를지배한다.자전적글『도둑일기』(1949)외에도,그의작품은대개자신의체험을기반으로한다.
1942년4월책을훔쳐프렌교도소에머물게된주네는이곳에서첫시「사형수」를쓴다.역시수감중희곡「엄중한감시」를쓰고,이해말첫소설『꽃피는노트르담』을쓰고,이듬해7월상테교도소에서두번째소설『장미의기적』을쓴다.그다음해봄여러작가들의지지덕에자유의몸이된주네는이후에도절도죄등으로감옥을드나드는가운데시와소설과희곡과시나리오와예술론을집필한다.한편1947년희곡「하녀들」이파리아테네극장에서공연되면서주네는극작가로서이름을알리게된다.이어「발코니」,「흑인들」,「칸막이들」등의희곡이프랑스는물론유럽각국과미국무대에오른다.
말년에서아시아지역과미국을오가며베트남반전운동과흑인인권운동에참여하고팔레스타인들을돕고자했던주네는1986년4월15일,전해완성한소설『사랑의포로』교정차파리의한호텔에머물다숨을거뒀다.유언에따라모로코북쪽해안의오래된에스파냐공동묘지라라슈에묻혔다.

목차

작가에대하여
이책에대하여


사형을언도받은자
장송행진곡
갤리선
파라드
사랑의노래
쉬케의어부
찾아낸시편(詩片)

산문
외줄타기곡예사

원문
LeCondamn??mortetautrepo?messuivideLeFunambule

옮긴이의글
장주네연보

출판사 서평

장주네의『사형을언도받은자/외줄타기곡예사』가워크룸문학총서‘제안들’10권으로출간되었다.2014년1월31일프란츠카프카의『꿈』,조르주바타유의『불가능』,토머스드퀸시의『예술분과로서의살인』으로시작된‘제안들’은이번10권출간과더불어총37권중11~25권까지의목록이공개됐다.
‘제안들’10권인장주네의『사형을언도받은자/외줄타기곡예사』에는「사형을언도받은자」를비롯한6편의장시와시의파편을모은「찾아낸시편(詩片)」,산문「외줄타기곡예사」가수록되어있다(이중시4편은‘사형수’라는제목의책으로1995년번역출간된바있다[오세곤옮김,솔출판사]).여러편의시와한편의산문은자기자신을제물로내건희생제의로서예술을대했던주네의비장한태도를담고있다는점에서하나로통한다.

희생제의로서의예술

『사형을언도받은자/외줄타기곡예사』는프랑스극작가이자소설가로잘알려진장주네의첫책,첫시집이었다.이름모를아버지와매춘부였던어머니아래태어나버려지고잦은도벽과동성애로수차례감옥을드나들었던주네는자신의성향과체험을글에적나라하게드러내는작가였는데,그시작은시였다.그는1942년4월감옥에서사형수모리스필로르주에게바치는첫시「사형을언도받은자」를쓰고,그해9월약100부의시집을자비출판한다.이어희곡과소설을쓰기시작하고,이듬해2월「사형을언도받은자」를읽고감명받은장콕토를만나이후작가로자리잡는데도움을받게된다.
그러나그간주네의시는그의명성에비해그리널리알려지지않았다.작가주네의굴곡진삶과희곡과소설을연구한자료는상당하지만그의시를살핀평론은적다.주네의뒤에는그를지지하는여러작가들이있었는데,그중주네가잠시절필하게만들었던방대한평론『성자주네,배우그리고순교자』를쓴장폴사르트르는이평론에서주네의시가어떻게시작되었는지에대해이렇게언급한바있다.

사르트르는주네가직접구술한일화를다각도로추적하면서이범죄자가왜시를쓰게되었는지그최초의동기를풀어내고자하였는데,사연은이렇다.미결수들이대기하고있는감방에주네가우연히들어가게되었을때,누군가거기서제누이동생에게보내는감상적이고엉망인시를써서자랑을하고있었고,어설픈그의시를동료들은칭송했다.주네는그만짜증이났다.얼마안가,주네가자신도그정도는할수있다고선언한이후두사람은경쟁이라도하듯시를써서감옥에서낭송했고,이렇게해서남겨진작품이바로「사형을언도받은자」였다는것이다.
-「옮긴이의글」중에서

이책을옮기며시번역에처음도전한번역가이자평론가조재룡은「사형을언도받은자」를비롯해주네작품세계의출발이된이책의시들이주네의소설,산문,희곡과적극적으로통한다고지적한다.즉주네의시와소설과산문과희곡은“크고작은변형을서로허용하고적극적으로차용한다는점에서”서로가서로에게“상호텍스트성의강력한증거”가된다.작품도처에서목격되는감옥에서의생활과동성애체험을기본으로,그대상과모티브와상징이겹치고,나아가예술에대한관점과태도가한곳을향한다.그곳은‘죽음’이다.

동성애자였던주네의시는성을정면으로다룬다.집필당시감옥에서남성도형수,사형수들과24시간을함께했던주네에게죽음은당면한과제였고,에로티시즘이란“죽음을유보하고정지시킬유일한가능성”(조재룡)이었다.

에로티시즘의시간이죽음의시간과다르지않다는사실을여기서새삼확인하는것으로주네의독특하고야릇한시세계가모두설명되지는않을것이다.그러나폭발하듯정지하는시간을발명해야한다고여겼던필요성만은지적해야할것같다.육신의현재와이에따른부수적인시간에그어떤새로움도있을수없는것이라면(왜냐하면감옥의죄수이기에),육신의미래라는말,그말은주네에게얼마나매혹적이었을까?없는곳에도달해서라도,없는자신이되기를갈망해서라도,없는타자가현존할상상의세계속에서라도,또다른현재의순간을지금-여기에서펼쳐내기위해,그에게허용되었던유일한길이바로정사(情事)이자정사(情死)였을것이다.(중략)“그것”은성애의궁극적도달점이자,오로지질퍽하고원색적인성행위를통해서만움켜쥐어야“광휘속에서시간마저상장(喪章)으로뒤덮”게할수있는힘,다시말해,죽음을유보하고정지시킬유일한가능성인것이다.
-「옮긴이의글」중에서

더없이충족되고있는저갤리선위의이시간은오로지성애를통해체현될시간일
뿐이며,현실의시간을끊어내는순간,관능이폭발하듯완성을넘보는바로그
찰나이자,차라리사정의짧은몇초의순간이라면,그순간이야말로주네에게는
죽음을정지시키는순간일것이다.주네에게에로티시즘은죽음을현실에서대면하게
해주지만,오로지현실적인죽음(예컨대,처형)을유보하는데없어서는안될필연의장치로표상될수밖에없었을것이다.그러나그는이에로티시즘의순간과순간을
덧대어죽음을유보할수있을까?폭발하며흩어지고,이내꺼져버릴불꽃을,사랑의의지로,정사의힘으로,정념의발산으로지속시키면서연장해나갈수있을까?그의시가,무언가에매달린듯대롱거리며현실에서제가치를모색해내는일에서정점을찍는다면,그것은바로,이순간의긴장을웅장한언어로분출하듯쏘아올려,저망망대해를저어나갈이정표로하나를내려놓고,허공에그린무늬의흔적처럼승화시키는
데성공적으로합류하기때문은아닐까?
-「옮긴이의글」중에서

그러나죽음은제자리를지킨다.유보할수있을지언정피해갈수없는죽음을,주네는에로티시즘을온몸으로받아들였듯예술로서받아들인다.죽음을,자기자신을제물로내건예술.주네는우회하는법을모르는작가였다.

피로흥건하게젖은네하늘을훔쳐야하리훔쳐야하리
저풀밭,저울타리여기저기서끌어모은죽음들로
저눈부신죽음들로,그의죽음을,그의청춘의하늘을
준비할수있게단하나의걸작을만들어내야하리…….
-시「사형수」중에서

죽음-내가너에게말하는죽음-은네가추락하여뒤따라갈그것이아니라,외줄위의네등장에앞서나타나는그것이다.네가죽는것은사다리를타고외줄로올라가기직전이다.춤을출인간은죽게될것이다-아름다움을모조리실행하기로결심하고,그어떤것이든해낼수있을때.네가등장하면창백함-아니다,나는공포가아니라,그반대,그러니까그무엇에도굴복하지않을어떤대담함에대해말하려한다-어떤창백함이너를뒤덮어버릴것이다.네분장과네스팽글들에도불구하고,너는새파랗게질릴것이고,네영혼은납빛이될것이다.바로그순간이야말로너의정확성이완벽을기하는순간인것이다.그무엇도더이상너를바닥에묶어놓지않은그런상태에서너는떨어지지않고춤출수있을것이다.다만외줄위로등장하기전에죽을수있게,그리고시체하나가외줄위에서춤을추게신경써야한다.
-산문「외줄타기곡예사」중에서

주네는세상에드리워진죽음의모습을아는작가였다.그는이죽음을애써피하는대신오히려자신의작품도처에서죽음을논하며,세상에편재하는죽음의추상적인이미지들을붙잡으려했다.추상적인죽음이든물리적인죽음이든죽음이란그대상,희생제물,나자신을필요로하는행위이다.이러한극단적예술론이우리를설득할수있는것은작가주네자신이몸소삶과죽음의경계에서살았기때문이다.주네를문학으로이끈자들도주네와같은길을걸은이들이었다.죄수,하녀,창녀,노예,흑인,피식민자,그리고동성애자.주네는시대의편견과차별에의해죽음을딛고삶의밑바닥에설수밖에없었던이들의언어를구사했던작가였다.

주네는우리가희생양이라고말하면서도자유를보장하지않았던이우수리들,이발가벗은생명(nudavita)들의편에서서,사회가그들에게가한온갖거짓과위선을폭로하고자문학에입회했으며,그들이행복할수있도록,때론현장에서,자주는붓의힘으로,그가능성을현실에서열어보이려했다.
-「옮긴이의글」중에서

그러므로이시집은평생낮은자로서소설을통해,희곡을통해,예술론을통해죽음과예술을조망했던작가장주네의씨앗이담긴,그의첫책이다.그가시에이어발표했던첫소설『꽃피는노트르담』에서밝힌바대로,“자발적”인,“어떤포기가아니라,감각에의해입사하는,자유롭고대가를바라지않는하나의입구”인그의시에입문할것을권한다.“오로지현실의경험에토대하여,기억술과상상력을제재능으로삼아,낯설고굳게닫혀있는미지의문을열려는용기를꺼내들었고이용기로사랑을궁굴려내려했을뿐”(조재룡)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