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국 요리사 (혁명의 시대, 계몽의 감자)

공화국 요리사 (혁명의 시대, 계몽의 감자)

$14.00
Description
감자를 단순히 물에 넣거나 재 속에 묻어 익히면 껍질은 그야말로 저절로 벗겨진다. 소금 약간과 함께 따뜻하게 먹는다. 여기에 생버터를 조금 섞으면 맛이 더욱 오묘해진다.
- 소금을 곁들여 먹는법

“그 단순성과 경제성으로 말미암아 감자를 요리하는 방식을 펴내기로 결정한바, 간단하고도 쉽게 감자를 소비하는 방식을 확장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저자

황종욱(번역및해제)

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국제대학원에서무역과경제개발간의관계를주제로석사학위를받았다.외교부아프리카미래전략센터정책연구부,OECD대한민국정책센터조세정책본부에서연구원으로일했다.옮긴책으로중세프랑스의대표적인음식문헌인《르비앙디에LeViandier》(《타유방의요리서》,유어마인드,2016)가있다.이후르꼬르동블루숙명아카데미,와우북페스티벌,부산이터널저니등다양한공간에서음식문화에관심을갖고있는동료시민들과소통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

감자를요리하는다양한방법
소금을곁들여먹는법
샐러드로만들어먹는법
메트르도텔식으로요리하는법
다른방식
흰소스를곁들여먹는법
나네트식으로요리하는법
알망드식으로요리하는법
마틀로트로먹는법
버섯을곁들여먹는법
튀기는법
다른방법
다른방법
팬에요리하는법
다른방법
폴란드식으로요리하는법
가정주부식으로요리하는법
라드를곁들여요리하는법
하얗게요리하는법
넓적다리고기에곁들여먹는법
그릴에구워먹는법
포타주로요리하는법
경제적으로요리하는법
바리굴방식으로요리하는법
대구에곁들여먹는법
거위와칠면조에채워먹는법
아리코로요리하는법
페[드논]만드는법
경제적인케이크만드는법
감자빵만드는법
감자의다른활용법
암죽쑤는법
감자크림만드는법
감자의사용기간을늘리는방법
버미첼리,또는감자로만든쌀

해제혁명의맛,감자의식탁

출판사 서평

“그단순성과경제성으로말미암아감자를요리하는방식을펴내기로결정한바,
간단하고도쉽게감자를소비하는방식을확장하는것이이책의목적이다”

《좋은음식에관한책》과《공화국요리사》

‘요리서’(혹은요리책)라는단어는우리에게어떤정형화된책을연상케한다.화려하게장식된음식사진에서부터필요한재료,양,대체할수있는재료,차례대로나열된조리법에이르기까지.이는더이상요리‘책’이아닌유튜브등을통해요리하는방법을익히는이들에게도익숙한형식이며,하다못해컵라면겉면에도이러한형식의조리법이적혀있다.그렇지만각각18세기프랑스와중세독일에서출간된《공화국요리사》와《좋은음식에관한책》은우리를당혹스럽게만든다.오늘날에통용되는요리서형식에익숙해진우리로서는재료도,양도,조리법도제대로명시되지않은두책을과연‘요리서’로볼수있는지부터의구심을갖게된다.모든것이부정확하기때문에책에나온설명만으로는음식을따라만들수없기때문이다.하지만요리서를(문자그대로)‘요리에관한책’이라해석한다면우리가이두책에서읽을수있는것은상당히많아진다.누가썼는지,누가읽을책인지,어떤내용을담고있는지,난이도가어느정도인지등에따라요리서는실용서가될수도,전문서가될수도,이론서가될수도,역사서가될수도있다.그리고《좋은음식에관한책》과《공화국요리사》는요리서에관한요리서다.

혁명의시대는왜감자가필요했나

《공화국요리사》라는제목은언뜻의아함을안겨준다.프랑스혁명기인공화국3년(1794년9월22일~1795년9월22일)에출간됐고,프랑스혁명과그결과물인공화국에대한이상이제목에서부터이글대는이책은오직‘감자’에대한내용으로만채워져있기때문이다.감자에대한개괄적인설명에서시작해감자를보존하는법,감자로만들수있는갖가지음식들의조리법을묶은것이《공화국요리사》다.
이런구성은우리로하여금질문을던지게만든다.감자라는식재료가도대체혁명과무슨관련이있단말인가?심지어감자는신대륙으로부터유럽대륙에처음전해진뒤질병을불러일으킨다는끊임없는의심과비난을샀는데(1784년파리고등법원이감자재배를법적으로금지할정도였다),프랑스혁명으로세워진공화국의요리는어째서감자를사용하는조리법으로만이루어져있단말인가?
이책을출판한죈메리고JeuneMerigot는머리말에“그단순성과경제성으로말미암아감자를요리하는방식을펴내기로결정한바,……간단하고도쉽게감자를소비하는방식을확장하는것이이책의목적”이며,“모든연령대의시민들에게이조그만책을통해감자를경제적일뿐아니라다채로운방식으로요리함으로써즐거움을느낄수있는여러방법을소개하고자한다”고말한다.우리는여기서‘경제적(경제성)’이라는말이두번반복된다는데주목해야한다.이책에실린조리법중에서도‘경제적으로요리하는법’이나‘경제적인케이크’를발견할수있다.
이쯤에서짐작할수있을것이다.혁명기에프랑스‘시민’들은(그유명한“빵을달라!”는구호가일면보여주듯이)굶주림에시달리고있었고,18세기지식인들중적지않은수가이를타개할방법으로서식량증산방법에매진했다.그중하나가감자였다.감자가많은사람들에게‘경제적’으로영양을공급할수있어유익하다는공리적당위는혁명을거치면서미지의작물에대한대중의비이성적인공포를압도하는데성공했다.
어느시대,어느정부든국민/시민의굶주림해결은가장큰과제였다.주곡의부족으로인해도입한신작물/새로운식재료는문화적인반발에부딪칠수밖에없는데,새로운식재료를활용한요리를소개하는요리서배포,요리강습회개최등은일종의선전매체일수밖에없었다.이는5.16쿠데타로집권했던박정희정부가미국의원조로들어온밀가루음식을쌀밥대신국민들에게먹이기위해진행한요리캠페인과사정이다르지않았을것이다.
그러나인간은그저굶주림에서벗어나는것이아니라품위있는(때로는허영으로비쳐질지라도)식사를원한다.《공화국요리사》에나오는레시피들은그자체로프랑스식정찬을꾸릴수있을만큼다양성과완결성을자랑한다.이를통해감자가그저허기를채우는‘빈자의음식’이아니라착취적이지않은방식으로미식과삶의즐거움을추구할수있는식재료임을보여주려는편집자의의도를알수있다.
이책의출판인은제목을‘공화국(여성)요리사’로지었다(이요리서의저자는특정되지않았다.몇몇연구자들은이책의출판인죈메리고의어머니메리고부인이지었다고추측하지만,출판인은시종일관이책이기존의레시피들을엮어서낸것이라고주장했다).공화국이라는새로운체제와감자라는새로운식재료에열광하던당대가,그럼에도여성에대해서만은여전히가정안에서만혁명에복무하도록가둬두었음을보여준다.

요리서로구현된혁명의문제의식과의지

이런맥락에서볼때《공화국요리사》는혁명세력에게대단히중대했던문제를담고있는역사적사료이다.그러나요리서라는맥락에서볼때에도흥미로운책이다.언뜻단순하고투박한식재료로보이는감자가미식의영역에서갖는잠재성을최대한으로끌어냈다는점에서말이다.감자가혁명기프랑스인들보다현대한국인에게더욱친근한식재료임을감안할때당연해보이기도하지만,대부분의감자요리는약간의응용력이있으면충분히한번해볼법하다.
물론《공화국요리사》는우리로부터먼시공간에출간된책이기에생소한식재료나단어가많다.이런부분들에대해서는옮긴이가상세한각주를달아독자들의이해를도왔다.무엇보다,당시의시대배경과감자라는식재료에대한꼼꼼한해설은그저구호만의‘자유,평등,박애’가아니라실제시민의삶에구현하려했던당대인들의문제의식과의지를생생하게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