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중요한것들은일하지않는시간에온다”
사람보다일이주인이된세상에서
나다운삶을지켜내기위한안식지침서
“주69시간제허용,저녁없는삶,‘판교의등대’부활…”
다시금더많은일을강요받는시대에서
인간답게살기위한최소한의원칙,쉼
세계사적으로유례없는경제성장을거쳐오늘날GDP규모로는세계10위권안에든대한민국이지금까지변하지않고유지하고있는타이틀이있다.바로‘최장의노동시간을보유한OECD국가’라는사실이다.4차산업혁명으로인한노동시간감축의세계적흐름에도불구하고한국의연간노동시간은1,915시간으로OECD회원국의평균노동시간보다199시간이나더많다.일찌감치주40시간제를도입한미국,일본,프랑스등에비해한국은주52시간제정착이늦었을뿐더러최근에는다시주69시간제가논의되는실정이다.선거때마다정치인들이공약했던‘저녁있는삶’이라는구호는이제공허한메아리가된지오래다.
때마다정도는조금씩달라졌을지몰라도,한국사회는‘일하지않고는살수없다’는강박에오랫동안시달려왔다.그러나어디로향하는지도모른채경주를하듯하루하루내달리기바빴던우리의일상에반드시필요한구호가있다면도리어그것은‘쉬지않고는살수없다’일것이다.목표달성을위해있는힘껏달리는것도중요하지만,그과정에서잠시멈춰숨을쉬지않는다면우리의삶은죽은것이나다름없다.《아무일도하지말라》는단지살아남기위해열심히해왔던일을멈추는순간시작되는‘진짜삶’의지평으로우리를안내한다.
“우리는왜마음껏쉬지못할까?”
과로에시달리는우리의조건을직시하다
WHO와ILO의공동연구보고서에따르면한국은장시간노동으로한해2,000명이넘는노동자가사망하는국가로이는OECD국가들중상위10위권에육박하는수치다.《아무일도하지말라》는이같은현실을짚어나가며우리가쉬지못하는이유를역사적?사회적으로들여다봄으로써우리가현재어떤상황에처해있는지를돌아보게한다.이책은‘워커홀릭’한국인이탄생한이유를학생시절누구나경험했던‘학습노동’과‘공부중독’에서찾으며논의를시작한다.‘열심히일하지않으면사회에서낙오된다’는현대인들의불안의심리구조를중세에서근대자본주의로이행하는과정에서표출된개인들의부르주아적욕망을통해탐구한다.또한신자유주의가불러온고용불안정및일자리에대한위협과함께‘탈세계화’라는새로운질서가우리의일상에끼칠영향에대해밝히며,경제위기가심화될수록쉼의자유가침해되고있는우리의현실을드러낸다.
“쉼을가능케하는‘나다운삶’의조건”
불안에서벗어나나를인정하고신뢰하는법
쉴틈없이무한경쟁을요구하는시스템속에서사람들은저마다더많은이익을얻고자아낌없이일의전당에자신을바친다.그일은꼭회사에서요구하는형태가아니더라도우리사회가가하는무언의압박(성적올리기,스펙쌓기,SNS활동,자기계발등)이기도하다.저자는주변사람들에게인정받고성공해야살아남는다는초자아적명령으로부터거리를두고나의삶을있는그대로인정할수있는‘자신감있는태도’로안내한다.
신학을전공하고정신분석학을연구해온저자는무제한적인것(부,물질,이익등)에대한욕망을조절할때모두가함께쉬는사회가가능하다고이야기한다.나자신을완벽하게만족시켜주는것은없다는것을인정할때각자도생으로찢어진사회를넘어서로의한계를인정하는공동체또한가능해진다.획일적인기준으로사람을평가하고더높은지위를얻게끔유도하는‘승자독식’의욕망을넘어이책은실패와방황까지도끌어안고인정할수있는삶의태도로우리를안내한다.
“어떻게제대로,잘쉴것인가?”
일상의좁은틈사이로인생을주도하는안식의힘
“쉼은일을멈추는‘결행’으로가능하고,그렇지않으면그어떤것도대안이되지못한다.”저자는이렇게지적하면서유대교에서오랫동안지켜왔던안식의의미를밝힌다.‘일상의막간’이아니라‘인생의정점’으로서안식일은평일을위한시간이아니라그자체를위해,곧‘인간을위해’존재하는시간이다.쉼의시간은아무것도결정되지않은시간이자오롯이우리자신이만들어가고또채워나가야할시간이다.시간관리의대상이었던나를시간관리의주체로바꾸고,‘일의노예’였던나를‘일의주체’로바꾸는시간인셈이다.
저자는양적으로측정하는시간개념인‘크로노스’를넘어질적으로충만한시간을획득하는‘카이로스’로나아갈것을촉구한다.고대인들이이집트해방과동시에십계명등으로안식일의규정을만든것처럼,구체적인휴일의방침을정하고쉼의규칙을세울것을권고한다.평일보다즐거운휴일을위해일스트레스로부터벗어날수있는다양한활동을제안하고,인문?사회?문화를알아가는공부를통해나를알고세상을바꾸는삶을만들어갈것을제안한다.아울러디지털디톡스를통해익명의정보나시선에휘둘리지않고자신을성찰할수있는길로안내한다.이책이제시하는“아무일도하지말라”라는‘자유의명령’은주객이전도된현재상황을바꾸는가장긴급한지혜이자나다운인생을지켜나갈힘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