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찾아올때마다펼쳐볼것같다”(수필가백세희)
불안의늪에빠지고마는다양한원인에대한분석과
거기서벗어나기위해시도할수있는거의모든것
오늘날우리는불안한시대를살고있다.과도한업무와부족한여유,젠더·정치·빈부의극심한갈등,더나아가서는기후위기·전염병·전쟁등이유를꼽자면끝이없다.이런세상에뚝떨어진평범한개인은,뇌과학자나심리상담사같은전문가가아닌우리는어떻게살아가야할까?『불안해방일지』는훌륭한나침반이되어준다.
영국의소설가팀클레어가쓴이책은불안의원인을과학적으로탐구하고온갖치료법을온몸으로도전한이야기를담은현대판불안의서다.15년동안불안장애·공황발작·우울증·히스테리등을진단받아온그는가벼운운동은물론분변이식(건강한사람의변을장에옮기는것),항우울제복용,마법버섯섭취,경두개전기자극,청소도구함에15분간갇혀있기등등다양한불안해소법을접하고몇몇은용감하게직접시도한다.
당장눈앞에닥쳐온불안을어찌대처할지막막한사람에게,불안을겪는가족과친구에게공허한공감대신실천적인조언과따뜻한위로를전하고싶은사람에게,이책은알맞게준비된선물이다.
“다룰방법만찾는다면불안은지혜의원천입니다”(심리학자허지원,한국어판서문에서)
불확실한삶속불안의진짜의미를발견해나가는철학적여정
흔히우리는불안한사람이평온한사람과함께하고싶어한다고생각한다.걱정스러운무언가가있어도주위사람들이우려하지않는다면마음이편해지지않을까?주변으로부터“걱정할것하나없어”란말을들으면서말이다.하지만저자는그런말이불안한사람에게는“네가혼자알아서해”란메시지로전달된다고말한다.불안은예민한사람이남들보다먼저위험을감지하고경고하며짊어지는,공동체의축복이자개인의무거운짐이다.
그짐을억지로떨쳐내기보다는부드럽게수용하는것이건강한자세임을깨닫는과정이책에자세히그려진다.대체로우리는안정을추구하고상황을통제하려하지만,오히려이는불안을더키우는꼴이된다.불안은루틴을좋아한다.예측가능성을좋아한다.그러므로저자는자신과같은사람들이회의주의를지닌과학자처럼불확실성을인정하면서,모르고틀릴수있는다양한가능성의세계로뛰어들기를바라며자기여정을글로적었다.그의발자취를따라가면“불안의반대는안정이아니라호기심”이라는통찰을얻을것이다.
“연민이나호소대신끊임없이성찰하는훌륭한자기공부”(여성학자정희진)
개인의투쟁과사회적담론을모두엮어낸균형잡힌장애·질병서사
“괜찮아.네가불안한것이당연해.”불안을겪는사람들은그것이당신잘못이아니며시대와사회의문제라는말을자주듣는다.하지만그렇게책임을모호한개념에떠넘기는생각은우리에게서대체로주도권을앗아간다고저자는지적한다.그렇다면개인이알아서극복할문제일까?처방된약을먹고적당히마음챙김스트레칭을병행하며뇌를다스리면될까?하지만그런접근은마치부족한지원속에서폭력적인이웃들에둘러싸여아이를키우며불안해하는싱글맘에게요가와명상을추천하는것과다름없이무의미하다.
이책은인류가느끼게된불안의진화적기원과불안연구의궤적을조망하고,실험적이며도전적인한사람의불안극복기를전하면서동시에문제의근본원인인사회구조적불평등에도집중한다.신경과학·심리학·역사·사회학을넘나드는다학제적접근과진솔하게풀어낸경험담을보며,우리는자기감정을더잘이해하고직면할뿐만아니라모두가함께나아가야할바람직한방향까지깨달을수있다.
“더욱친절하고공정한사회를만들고,무기판매를중단하고,난민을받아들이고,여성을성희롱과성폭력에서보호하고,공공영역에투자하고,자연을돌보는관리자로서책임감있는모습을보이고,수많은이가비단현실을살아만가는것이아니라성장하도록다양성을지키고고취하는,이모든일이바로정신건강문제와직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