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정신과 의사 : 뇌부자들 김지용의 은밀하고 솔직한 진짜 정신과 이야기

어쩌다 정신과 의사 : 뇌부자들 김지용의 은밀하고 솔직한 진짜 정신과 이야기

$16.30
저자

김지용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연세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한뒤동대학교대학원의학과에서석사학위를취득했으며,연세대학교세브란스병원정신건강의학과전공의과정을수료했다.2017년3월정신질환에대한오해와편견을줄이고올바른정보를전달할목적으로정신과의사들이직접출연,활동하는팟캐스트[뇌부자들]을시작해3년넘게진행중이며,지금은활동영역을확장해유튜브채널도운영하고있다.KBS시사교양프로그램[명견만리]와[거리의만찬]에출연했으며‘심리적안전기지’를주제로[세바시]에서강연했다.MBC북팟캐스트[서담서담]진행자,SBS인잇컨트리뷰터로도활동중이다.[뇌부자들]멤버들과함께쓴책으로『어쩐지도망치고싶더라니』가있다.『어쩌다정신과의사』는그의첫단독저서다.

목차

추천의말
머리말-정신과의문턱은더낮아져야한다

1장어쩌다정신과의사
객관식세계에서만난주관식나라
정신과의사의고통배틀
선생님은왜학교를오래다녔어요?
정신과의사가된첫날
그렇게나는조금씩정신과의사가되어갔다

2장멀고도가까운,나의환자들
무의식에다가가는시간
우울한이야기만계속듣는것,힘들지않아요?
환자를잃은날
예약부도1년째인D씨를기다리는이유
나라고감정이없겠습니까
나만부족해보일때

3장상처받은그자리에서다시시작하기
결국에는사람
다시만나기위한용기
스스로의생각보다강한당신
그래도혼자있고싶은당신에게
때로는필요한상처

4장완벽하진않아도충분히좋은
완벽한관계는없다
70점짜리나
건강한좌절의경험이필요한이유
칭찬일기와감사일기
과거후회에서벗어나기
내가지금놓치고있는눈앞의것들
왜우리는지금여기에머무르지못할까

5장나는매일편견과싸운다
뇌부자들을계속하는이유
안녕하세요,뇌부자들입니다
정신과약계속먹으면안된다는말
아직도우울증이의지의문제라말하는사람들에게
내인생의정신과를찾아서
잘모르는사람들의무책임한말들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정신과‘내부자’김지용이피땀눈물로엮은슬기로운정신과생활
웬만한고통배틀에서이길만한인턴시절이야기는드라마<슬기로운의사생활>의장면들이겹겹이펼쳐지는듯하다.매일1시간씩자며일하던기간.당연히퇴근은없다.좀비처럼병원을걸어다니며어디서든바로잠들준비가되어있었지만,끊임없이콜이울렸다.2층침대가열개정도놓여있는인턴방에서몇명인지정확히알수없는사람들이같이살았는데,자다가콜을받고돌아온사이누군가에게잠자리를뺏기는일이흔했다.(44쪽)어느날밤에는,먹을지말지고민하다잠든테이블위치킨상자의정체가사실은각티슈였음을다음날아침깨달은일도있었다.(47쪽)저자는이모든과정이필요한이유,정신과의사가뇌이외의장기를공부하고,힘든학업과노동을해야했던이유를‘정신과의사가정신질환에관해좀더정확하게진단하고치료하려면정신과학뿐아니라전반적인의학지식을반드시갖춰야하기때문’으로설명한다.(51쪽)
인턴을지나정신과레지던트가되는과정은어디서도듣지못한이야기라흥미롭다.“10명의정신과전문의와1명의면접자가만나서권투스파링을벌이는느낌”이라고일컬은정신과레지던트면접풍경은읽는사람마저손에땀을쥐게한다.(57쪽)
이야기는정신과전공의가되어산속폐쇄병동에서입원환자를돌본장면으로이어진다.1년차정신과전공의는주로조현병과조울증환자를담당한다.우울증,강박증,중독,치매,성격장애등은연차가높은전공의가돼서야맡는다.다소‘무거운’질환을먼저담당한다니언뜻이해가안가지만,이유가있다.조현병과조울증은가장전형적인정신병리를보여주기때문에정신의학의학문적입구로서역할을하는데다,상담보다는약물치료에치중하는질환이다.즉,약물로정신질환을다스릴수있음을똑똑히배울기회를제공한다.(65쪽)

가족에게도털어놓지못하는이야기를공유하지만
결코사적인관계를맺을수없는환자와치료자에대해서
2장은멀고도가까운,환자와치료자의관계를다룬다.정신과의사(치료자)와환자또는내담자의관계는굉장히독특하다.내담자는치료자에게가족에게도하지않은내밀한이야기를털어놓으며정신적으로많은도움을받는다.그러나환자와치료자,둘사이는결코일상에서는연결될수없다.“친구보다더많은것을공유하지만,결코친구가될수없다.”
책에는환자와치료자의관계가지닌특수성에관한이야기가등장한다.(124쪽)치료자입장에서환자또는내담자와‘사람대사람’으로여러감정이오간다는이야기를솔직하게털어놓는다.가장흔한것은‘더친해지고싶다’는감정.내담자는치료자에게밖에서따로만나밥을먹을수는없는지,치료가종결된후에는만나도되는것아닌지,아주잠깐만격려나위로의의미로안아주면안되는지등을묻는다.이럴때는저자는치료자와환자가사적인관계를맺으면안된다는치료원칙을상기시키는것으로조심스럽지만단호히거절한다.
저자는물론치료자라고감정이없는것은아니라고,수개월또는몇년째만나는사람들에게친밀감이드는것이사실이라고고백한다.경제적지원을해주고픈사람도,친구와소개팅을해주고픈사람도,너무안타깝거나기특해서등을두드려주고싶은사람도있지만저자는이모든생각을아주잠깐의생각으로만끝낸다.치료자의과도한책임감,역할을넘어선행동은결코치료에도움이되지않고,그들스스로삶을살아나가는데훼방을놓기때문이라는것.저자는치료자가‘정해진선’을지켜야현실에서,일상에서내담자가성장할수있다고분명히강조한다.(129쪽)

“나는100점짜리아빠대신,70점짜리아빠가되기로했다”
완벽하진않아도충분히좋은삶에관하여
3장에서는진료실에서만난환자또는내담자들과치료과정에서,또상담과정에서생긴에피소드를들려준다.저자는진료실을찾는사람대부분의상처가‘관계’에서기인한다는사실을짚으면서,그럼에도‘결국에는사람’에게서답을찾아야한다고당부한다.많은사람이‘그사람’때문에,그리고‘엄마’또는‘아빠’때문에,‘친구’때문에,‘동료’때문에힘들어하다가‘사람’자체에환멸을느껴관계를끊어버리곤한다.그러나자세히들여다보면,완벽한사람,완벽한관계를꿈꾸었다는것을알수있다.저자는완벽한사람,완벽한관계는없다고말한다.특히인생에꽤괜찮은사람이주변에분명히있었음에도‘완벽하지않기에’관계를끊어왔다는저자의지적은뼈아프다.(171쪽)
4장에는두아이의아빠로‘완벽한육아’를꿈꾸다허리디스크가터져버린사건이나온다.정신과의사로일하며생애초기경험이한사람의인생에큰영향을미친다는것을체감한저자는,배운그대로키우기위해‘100점짜리육아’를꿈꿨다.‘민감하고,즉각적으로,애정을가지고일관되게반응하기.’일단민감성면에서는탈락이었다.좋은부모는아기울음소리만들어도배고파서인지,쉬가마려서인지,아니면졸려서인지알아챈다는데,저자는도통알수없었다.그래서나머지로메우려했다.울때마다즉각적으로안아달래주었고,덕분인지아이는밝게자랐다.그렇게2년을보낸어느날,출근을하려고현관에서신발을신다가허리디스크가터져버렸다.(216쪽)저자는이제‘70점짜리아빠’를목표로삼는다.항상웃으며안아주던아빠가‘100점’이었다면,요양을하느라며칠간떨어져있던아빠는‘0점’이었다는것.그이후저자는완벽한부모가아닌‘충분히좋은부모’가되는편을택했다.
‘완벽하지않아도충분히좋은’개념은삶에도적용할수있다.저자는책에서완벽하진않지만충분히좋은삶을살기위해‘칭찬일기’와‘감사일기’를써보라고권한다.(231쪽)저자는내담자들에게하루세가지씩자기를칭찬하는글을써오라는칭찬일기숙제를내주곤하는데,몇시간을고민해도한줄을써오지못하는사람이많다고한다.그러나저자는,어느누구에나하루세가지씩은반드시칭찬할일이있다고강조한다.밥을챙겨먹은것,회사에출근한것,그리고정신과치료를받으러온것자체도칭찬할거리라는것이다.이런이야기를내담자들에게전하면,그들은“그건당연히해야하는일이지칭찬한일이아니”라고말한다.그러나저자는다시되묻는다.그것이왜당연한지도모르겠고,설사당연한일을했다고쳐도그“당연히한일에대해서는왜칭찬을받으면안되느냐”고.(235쪽)

“정신과의사가된그날부터자주화가났다”
정신과진료를망설이는사람의마음의문턱을낮추는든든한지원군이되는책
저자가진료실에서본업에집중하는것을넘어,부족한시간을쪼개<뇌부자들>활동을3년째계속하는이유는바로‘화가나서’다.무엇에화가나는걸까.저자는조기에치료하면충분히회복되어일상으로돌아갈수있을수많은사람을가로막는정신과,정신질환에관한오해와편견에자주화가났다.
마지막장에는그편견을깨뜨리려는저자의노력과생각이담겨있다.저자는정신과약이만능이라고주장하지않는다.부작용을인정하고,정신의학을비롯한현대의학이아직풀지못한숙제와한계가분명존재한다고말한다.그러나‘부작용’은정신과약뿐아니라어느약에나존재한다는점을지적한다.항암제에여러부작용이있어도,치료성공률이100퍼센트가아니어도‘항암제는위험하니끊어야한다’고생각하지않는데,유독정신과약의부작용에민감하다는것이다.항암제처럼,정신질환에서약물치료는다양한선택지중하나가아닌‘필수항목’이기에부작용을최소화하기위한방법을찾는것이현명한선택이라는말을덧붙인다.
저자는꿈꾼다.‘몇년전만해도아무렇지않게했던발언이오늘날에는성차별적발언,꼰대적발언으로취급받듯,정신질환에관해서도그렇게더나은인식이자리잡는사회가되었으면’하고바란다.
이책은그동안정신과의사가쓴책중가장‘솔직’하고‘인간적’이다.우리는정신과의사가‘인간’임을알면서도그들이‘인간’일수있음에대해서는생각하지않았다.막연히마음이힘들거나고통스러울때치료를해주는사람,삶의여러문제에해답을주는사람으로생각해왔다.이책에는그렇게생각해온것이미안하고무색할정도로‘피와살’이있는인간으로서의정신과의사가등장한다.
왜이렇게까지솔직해야했을까?의사의‘권위’가치료에도움이되는요소라는불문율도있는데,왜자기이야기를거침없이털어놓기로했을까?이책을먼저읽은작가서늘한여름밤의말에서그힌트를얻을수있을것같다.“진료실안,내건너편에앉아있는사람도나와비슷한,아주평범한사람이라는걸알게된다면그문을열고들어가기가그렇게두렵지는않을것이다.”작가의말대로이책은정신과진료를망설이는누군가에게문턱을낮추는트리거이자든든한지원군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