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비건과논비건의서재에반드시놓여야한다”
비건으로서,채식인으로서세상과관계하는것이두려운모두를구할책!
한국채식연합에따르면2008년15만명에불과했던국내채식인구는2018년150만명으로,10년사이10배급증했다.2021년12월을기준으로250만명을넘어섰을것이란추산이다.한국인20명중1명은채식을지향한다는의미다.흔히사람들은비건이되면먹을수있는음식에제한이생기고,익숙하던생활방식을바꿔야하는것이가장불편할거라생각한다.그러나많은비건이생활방식을바꾸는것이아니라사람들과관계맺는일이비건이된후겪는가장힘든문제라고토로한다.대다수의비건이‘지나치게감정적’이라거나‘유난스럽다’는평가를받고,그들의신념이시시때때로논쟁의대상이되는경험을하며,이새로운생활방식을선택하는과정에서가까운사람(가족이나친구,연인)과갈등을겪는다.이런경험이쌓이면비건들은자신이이해받지못하며,보이지않는존재가되었다고느낀다.이러한느낌은관계에엄청나게부정적인영향을미친다.자신이이해와인정을받지못한다고생각하면,불안과단절을느끼기때문이다.한편비건과가까이살아가는논비건은비건을어떻게대해야할지몰라혼란스럽다.비건에게도,비건과가까이살아가는논비건에게도서로의차이를수용하고건강한관계를만들기위한새로운기준이필요하다.
신념을넘어서로에게연결되고싶은
비건-논비건을위한최초의관계심리학
저자는이책에서관계심리학의관점과그동안자신이보고겪은수많은사례를종합해비건과논비건이어떻게차이를넘어건강한관계를만들수있는지그방법과도구를제시한다.또한육식의심리가비건과채식인이다른사람과관계를맺는데미치는영향과,비건이겪는트라우마,비건-논비건관계에서갈등을일으키는근본원인과그해결방법등지금까지어디에서도다루지않았던비건의심리를밝힌다.부록에는비건-논비건이겪는갈등의구체적사례뿐아니라자신의관계방식과갈등을되돌아볼수있는길잡이질문들,그리고상대에게연대와존중을요청할때참고할수있는대화예시가수록되어있다.
추천사를쓴정신과전문의하주원은이책이“우리가가진미숙함을넘어다른관점을가진사람과도진정으로공감할수있도록,건강하고튼튼한관계를고민할새로운기회”를줄것이라고말한다.비건과채식인의욕구를다정하고세심하게살피는이책은관계에서어려움을겪는모든사람에게꼭필요한기술을제공하지만,특히이제막비건이되어관계를풀어가려는사람에게더욱큰힘이될것이다.회복탄력성있는관계를만드는원칙과실천방식을이해하고,비건-논비건관계의특별한도전을헤쳐나가는법을익힌다면비건과채식인,논비건모두자신이원하는,안정적이고서로에게공감하는만족스러운관계를만들수있다(33쪽).안전하고교감하는관계를만들고자하는모든사람에게직접적인조언을제공하는이책은비건뿐아니라비건을지향하는사람,그리고비건을지향하는사람곁에있는많은사람에게큰도움을줄것이다.
신념밑에놓인관계를돌보면비건이든아니든관계의경험이완전히달라질수있다.관계를돌본다는말은신념보다관계를우선시한다는뜻이아니다.서로다른신념때문에안정감과교감이줄어들지않도록관계속에신념을위한공간을창조한다는뜻이다.서로의차이에도불구하고연대자가된다는뜻이다.(29쪽)
“차이를받아들이는최고의방법은차이를이해하는것이다”
관계의회복탄력성을높이고안전하고교감하는관계를만드는길잡이
멜라니조이는튼튼한관계를만들기위한첫단계로관계의회복탄력성을높이는것에주목한다.그는‘안정감’과‘교감’을토대로한회복탄력성을어떤어려움이라도뚫고나갈수있는관계의기초체력이라고말하며,이를키우는것이관계의핵심이라고강조한다(37쪽).
우리는매순간자신혹은타인과상호작용한다.이는우리가언제든지불안정하고단절된관계패턴을중단하고안정감있고교감하는관계를연습할수있다는말이기도하다.저자는단절을일으키는생각이곧단절을일으키는감정과행동으로이어져단절의악순환을만든다고말하며,이때단절을일으키는중요한트리거로수치심,평가,분노를꼽는다(69쪽).예를들어논비건인파트너가장을보며두유를깜박했을때,비건인당신은“이사람은중요한책임을맡기기엔너무어리숙해”라며상대를평가하고분노를느낄수있다.그리고이런일이반복되면관계에단절이생길수있다.저자는수치심,평가,분노를극복하고서로교감하려면‘존중’이꼭필요하다고말한다.존중은다른사람(이나자기자신)의존엄과욕구,권리를인정하는것으로,상대를있는그대로받아들이고서로의욕구를보살피며,비건과논비건으로서각자의경험에관해솔직한대화를나눌수있을때비로소이루어진다(75쪽).
관계의회복탄력성을높이려애쓸때우리는차이에관해논쟁하는쪽에서더깊숙이공감하는쪽으로자연스럽게초점을옮기게된다.많은사람이서로의‘차이’가무엇인지에더신경을쓰지만‘어떻게’소통하는가에더집중할때비로소관계에변화를만들수있다.
가까운논비건에게비거니즘을이해하길요청하는것은(비건이되기위해서가아니라당신을이해하기위해서)전적으로적절하고충분히필요한일이다.상대는사람들이왜비건이되는지,당신은왜비건이됐는지,이세상에서비건으로살아간다는게어떤일인지이해할만큼은비거니즘에대해알필요가있다.만약자신이비건이되고싶지않다해도당신삶에서무척중요한이부분을주목하고,당신에게비거니즘이어떤가치를지니는지이해해야한다.비거니즘을조롱하거나무시하는것은당신을조롱하거나무시하는것이고,그런멸시는관계의치명적인약점이되기때문이다.(321쪽)
비건-논비건관계에대한흔한가정중하나는비건과논비건은서로너무다르기때문에의견을맞추기가힘들고,따라서관계에서안정과교감을느끼기도힘들다는것이다.그러나어느관계에서든,두사람사이에차이가존재하는것은정상적이고자연스러우며불가피하다(81쪽).저자는우리가관계에서차이에대해서로연결된세가지오해를학습했기때문에차이를곧교감의방해물로여긴다는사실을지적한다(92쪽).그오해는바로관계에서차이는곧부족함이며,차이가단절을만들고,상대와잘지내기위해서는서로가비슷해야한다는것이다.자신이가진오해를아는것만으로도우리는차이를좀더편하게수용할수있다.
비건과논비건이화합하기어렵다고느끼는순간은단연식사시간일것이다.음식과식사는역사와문화를초월해사람들이유대감을형성하고사회적연결을강화하는주요한방법이었다(95쪽).비건과논비건이차이를넘어식사자리에서자연스럽게교감하려면어떻게해야할까?저자는비건이든논비건이든식사의과정보다내용에초점을맞추는경향이있다고말하며,“‘무엇을’먹는가보다중요한것은‘어떻게’식사를경험하는가”라고말한다.미트소스파스타를먹는가,베지소스파스타를먹는가보다,함께모여식사를즐기고느긋하게쉬는과정에더집중하면‘차이’보다서로의‘관계’에더욱집중하게될것이다.
서로의차이를있는그대로수용할때,신념의차이를넘어서로를지지하는진정한연대가될수있다.연대할때사람들은상대와관점이같지않더라도,그관점을이해하고존중한다.
“누군가세상에서완전히혼자라고느낄때
다른한사람이일으킬수있는변화는결코작지않다”
서로의차이에도불구하고진정한연대자가되는길
비건들은비건이되는경험을통해세상을바라보고,관계맺는방식자체에커다란변화를겪는다.그러나비건이되는일에는도전도따른다.세상은육식주의에기반하기때문에비거니즘과비건이세상을경험하는방식에대한이해가부족하다.그때문에비건에대한수많은오해와부정적인추측이퍼져있다(171쪽).비건들은많은사람이축산업이경제에얼마나중요한지에대해,육식의영양학적측면에대해,그리고비거니즘이왜부자들에게만가능한생활방식인지에대해설명하려들거나,공개적인식사자리에서“돼지가행복하게소시지가된다면먹어도되는거아니야?”라고물으며비건의신념을조롱하는상황을마주한다.또한환경생명윤리(“분뇨가없으면농작물에어떻게거름을주나요?”“농산물수송에들어가는화석연료는어떤가요?”),동물윤리(“동물을인도적으로죽인다면어떨까요?”),역사(“동물을먹었기때문에인간의뇌가크게발달할수있었던게아닌가요?”)등의문제에대한해답을내놓기를기대받는다(160~161쪽).그뿐만아니라많은비건이변화의과정에서당연히경험하는감정들을어떻게다뤄야할지몰라혼란을겪는다.가까운사람들과의갈등을마주하고,트라우마와2차적외상스트레스,생존자의죄책감등을경험하기도한다.대표적인예로대다수비건은동물들의고통과도살에관한충격적인자료를접한경험이있고,그로인해고기와알,유제품을마주칠때마다2차적외상스트레스를겪는다.이때비건연대자의역할은비건이심리적으로무척힘든상황을감당하기위해최선을다하고있음을이해하는것이다.그들이다른존재에마음을쓰기때문에,그리고더나은세상을만들고싶어하기때문에직면하게된상황을견디기위해애쓰고있음을이해하는것이다.누군가그들을있는그대로바라보고,비건이된다는것이그들에게어떤의미인지이해하는것만으로도관계에서겪는많은갈등이사라질수있다(167쪽).
동물성제품앞에서비건이겪는트라우마반응을이해하는것은비건-논비건관계의욕구협상에서꼭필요하다.비건의욕구가그저개인의취향이아닌정서적안전을위해꼭필요한것임을깨달을때그욕구의무게를제대로가늠할수있기때문이다.(…)비건이되는것은삶의태도와방식에서그러한변화가일어나는일이다.그래서비건이된사람은이전과는아주다른욕구를갖게된다.그리고비건의식이성장하는과정에서그욕구또한끊임없이변화한다.(66~67쪽)
왜어떤동물은먹고어떤동물은먹지않을까?
육식의심리가관계에영향을미치는방식
나아가저자는비건-논비건관계에서생기는갈등을해결할열쇠를개인을넘어사회시스템의차원에서찾는다.우리는원하든원치않든사회시스템의구성원으로살아간다.그중몇몇시스템은사람들에게암묵적인역할과규칙을강요하는억압적시스템으로,인종주의나성차별주의,육식주의같은신념체계와이데올로기가포함된다.이러한시스템은개인의생각과느낌에큰영향을미치지만,대부분의사람은자신이이런시스템의영향을받는다는것을알아차리지못하기때문에관계를파괴하고해치는관계의역학을받아들인다(126쪽).
“비건-논비건관계에서일어나는모든문제중가장큰문제(137쪽)”인육식주의는비건과논비건모두에게깊은영향을미치며만성적인혼란과좌절,단절의원인이된다.저자는이런육식주의시스템을인식하고저항하는일을영화〈매트릭스〉에빗대어설명한다.“매트릭스에연결된플러그를뽑”아광범위하게퍼져눈에보이지않는신념체계이자사회의주류시스템인“가상현실(육식주의)에서벗어나진짜현실”을보자는것이다(135쪽).
또한저자는육식주의가우리의인식을왜곡하고,감정을차단하며,합리적으로생각하거나동물에게연민을갖고행동하지못하게막는다고말한다.시스템이가진문제를부정하고,사람들이동물을먹는것이“정상적이며,자연스럽고,필요하다(143쪽)”는신화를믿도록가르친다는것이다.저자는무엇보다도육식주의의사고방식을인식하는것이비건과논비건을연결하는중요한고리라고말한다.동물을먹는관행이단순히개인적인윤리의문제가아니라육식주의라는억압시스템의최종산물임을알아야자신과타자에게서자신을단절하는것을멈추고연결될수있기때문이다.
육식주의는비거니즘의반대지만눈에보이지않기때문에비거니즘과달리정의되지않는다.사람들은비건(과채식인)들만식탁에자신의신념을올려놓는다고생각한다.그러나요즘처럼생존을위해동물을꼭먹어야하는게아닐때,육식은선택의문제가된다.그리고선택은늘신념에서나온다.많은사람이돼지는먹지만개는먹지않는것은바로동물을먹는것에대한신념체계를갖고있기때문이다.육식주의를의식하지못하기때문에동물을먹을때우리에게선택권이있다는것을인식하지못할뿐이다.(136~137쪽)
지속가능하게서로사랑하며살기위한관계의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