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키가이 (벼랑 끝 삶에서 마침내 발견한 것 | 개정판)

이키가이 (벼랑 끝 삶에서 마침내 발견한 것 |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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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키가이(生きがい)’는 '살다'를 뜻하는 '生き(이키)'와 '보람, 가치'를 뜻하는 '甲斐(가이)'가 결합된 말로, 삶의 보람이나 사는 이유 등을 의미하는 일본의 문화적 개념이다. 미셸 푸코, 버지니아 울프를 번역하여 일본에 소개한 문학가이자, 미치코 왕비의 상담의로 유명했던 가미야 미에코는 죽음의 문턱을 체험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고통에 신음하며 삶의 의욕을 잃은 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자 했다. 저자는 문학, 철학, 심리학 등 고전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깊은 사유를 통해 이키가이, 즉 삶의 보람이라는 주제를 격조 높게 조망한다.

1966년에 초판이 발행되었지만 오늘날의 심리치유서를 압도하는 깊이와 보편성을 가진 이 에세이는 일본인들이 삶의 의미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스테디셀러다. 저자는 《이키가이》를 집필한 후, “내가 남기고 갈 것은 이 책 한 권만으로 충분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저자

가미야미에코

일본의정신과의사이자교수,시인,작가,번역가.
일본의정신과의사로서평생한센병환자에관심을기울였으며,미치코왕비의상담을맡은것으로유명하다.정신과의사로서의탁월한능력과한센병요양소애생원에서의경험을바탕으로“내가남기고갈것은이책한권만으로도충분하다”라고말할정도로애정을쏟은대표작《이키가이》를출간했다.내무성관료였던아버지를따라스위스에서어린시절을보냈다.별다른걱정없이풍족하게지내던가미야미에코는스물한살에결핵에걸린다.당시는결핵에걸리면모두죽는다고생각하던때였으므로그녀는죽기전에인류가남긴위대한책을모두읽자고결심한다.독일어,이탈리아어,희랍어등원어로고전을읽으면서그녀의언어적재능은빛을발하기시작했다.다행히2년동안요양한뒤에결핵에서회복되지만,이때의경험은삶과죽음에대해깊이생각하는계기가된다.
고전문학을전공하며유학했던그녀는1940년컬럼비아대학교에들어가서자신의꿈인의학의길을걷게되었다.귀국후동경여자의학전문학교에편입을하고졸업,염원하던의사가된다.졸업전나가시마애생원에서의실습경험으로평생을한센병환자치료를위해살아가겠다는결심을하게되나,그후에정신의학에강하게이끌려진로를바꾸었다.종전후아버지가문부대신이되면서그비서업무를맡기도했다.1957년부터한센병요양소애생원에서환자의정신의학적조사를행하면서삶의보람을상실한인간,슬픔에잠긴인간이어떻게회복하고다시삶의보람을찾아가는지를고찰한끝에1966년《이키가이》를완성하게된다.인간에대한따뜻한시선과단아한문체로여러분야에걸쳐집필활동을하였고,저서로는《이키가이》,《내인생은지금몇시에서있는가》,《인간을바라보며》등다수가있다.

목차

프롤로그

1.이키가이,사는보람이라는말

2.사는보람을느끼는마음
감정으로서의사는보람감/인식으로서의사는보람감/사명감

3.사는보람을추구하는마음
생존충실감에대한욕구/변화에대한욕구/장래성에대한욕구/반향에대한욕구/자유에대한욕구/자기실현에대한욕구/의미와가치에대한욕구

4.사는보람의대상
사는보람의특징/사는보람을만드는마음의세계/사는보람과정열/사는보람의다양성

5.사는보람을빼앗는것들
생존의근저에있는것/운명이란것/난치병에걸린다는것/인생에대한꿈이무너진다는것/죄를짓는다는것/죽음과직면하는것

6.사는보람을상실한사람의마음세계
파국이라는느낌과터전의상실/가치체계의붕괴/소외와고독/무의미하다는느낌과절망/부정의식/육체와의관계/자기와의관계/불안/고통/슬픔/고뇌의의미

7.새로운삶의보람을찾아서
자살을단념하게하는것/운명에대한반항에서수용으로/슬픔과의융화/육체와의융화/과거와의대결/죽음과의융화/가치체계의변혁/배척된사람의행방

8.새로운삶의보람의발견
삶의목표의변화양식/마음의구조변화/마음의깊이변화

9.정신적인삶의보람
인식과사색의기쁨/심미와창조의기쁨/사랑의기쁨/종교적기쁨/보상으로서의종교/적극적인사는보람으로서의종교

10.마음세계의변혁
변혁체험에대하여/자연과의융합체험/종교적변혁체험/변혁체험의특징/변혁체험의의미

11.현실세계로돌아가는방식
다양한귀로방식/남겨진문제

에필로그
인용문헌
덧붙이는글
《이키가이》집필일기
편집후기

|출판사서평|

출판사 서평

삶의의미를찾는일본인에게가장사랑받는고전

일본최고의정신과의사가미야미에코,
상실의폐허속에서고통의의미를성찰하다

죽음과함께하며삶의의미를탐구한인간의기록,《이키가이》
세상에는매일아침눈을떴을때잠에서깼다는사실자체가견딜수없이두려운사람들이있다.눈을뜨는순간부터밀려오는무력감과함께‘아,오늘도하루를살아내야하나’하는생각이떠오르는것이다.이것은특정한사람들에게만해당되는이야기가아니다.우리모두는삶의의욕을빼앗는허무와싸우고있다.
가미야미에코는이런질문을외면하지않았다.그녀는젊은시절폐결핵을앓으며죽음의문턱을경험한후,막대한고통으로인해삶의의미를잃어버린사람들을곁에서지켜보기시작했다.그대표적인예가한센병요양소애생원의환자들이다.그녀는애생원에서삶의의욕을완전히상실한이들을만났고,그들을상담하며‘고통과절망속에서도삶을지속하게하는힘’이무엇인지고민했다.그리고그고민의끝에《이키가이》를기획하게된다.
이책은단순한심리치유서적이아니다.오랜시간죽음에가까운사람들과함께하며,삶의의미를끝까지탐구한한인간의기록이다.이책은‘행복해지는법’을가르쳐주지않는다.다만사람이무너지고다시일어서는지난한과정속에서,우리가어떻게의미와보람을찾을수있는지를이야기한다.

매일을살아가게만드는힘,이키가이
일본사람들은누구나마음속에자신만의‘이키가이(生きがい)’를품고있다고한다.이키가이는‘살다’를뜻하는‘生き(이키)’와‘가치,보람’을뜻하는‘甲斐(가이)’가결합된말로,삶의보람이나사는이유를의미한다.사실오늘날‘삶의보람’이라는말은얼핏진부하게들린다.또한인생을살아가는이유나가치를생각하라는지침은현대인에게너무막연하고추상적인것으로느껴지기도한다.
그러나일본문화의‘이키가이’는탄생부터죽음까지의모든시간을아우르는‘인생’보다는삶의세부적인단면,즉‘일상의생활’과관련이있다.그래서이키가이는추상적이기보다는‘손에잡히고’,공허하기보다는‘밀도있는’개념이다.삶의의미가철학적이고보편적인개념이라면이키가이는보다현실적이고생활에밀착된개념이다.
이것은인생을꿰뚫는거창한대의도,삶에보람을느낀다면행복이찾아오리라는막연한낙관도아니다.이키가이는‘당장의현실이비참할지라도미래를기대할수있게해주는어떤것’이며,인생의굴곡에놓인수없이많은고통에도불구하고‘매일을살아가게만드는힘’이다.

‘일상의철학’,이키가이에문학적깊이를더하다
가미야미에코는일본의정신과의사이자작가,문학가이다.대학시절고전문학을전공하다의사의길을걷게된그녀는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의《명상록》과미셸푸코,버지니아울프의저서를일본어로번역한전력이있다.《미움받을용기》의저자기시미이치로는가미야미에코가일과집안일을하는틈틈이《명상록》을번역했다는사실에놀라《명상록》을처음읽어보았다고밝혔다.
저자는스물한살무렵,그당시난치병으로악명높던폐결핵을앓으며삶과죽음,고통과슬픔을평생의화두로삼게된다.그녀는함께요양하던지인들이젊은나이에세상을떠나는것을지켜보며“왜내가아니라당신이?”라는생각을품게되고,이것이마음의빚이되어병에서회복된후정신과의사로진로를바꾼다.정신과의사로서의역량도탁월했던그녀는유산후우울증에빠진미치코왕비의상담의를맡아명성을쌓았고,1957년부터는한센병요양소애생원에서환자들을상담했다.
의사이면서도뛰어난문학적배경을가졌던저자는죽음에직면하여삶의보람을빼앗긴이들의황량한마음을단순한치료의대상이아니라사유의대상으로삼았다.그녀의사유는철저히경험에서출발하지만,철학적깊이와문학적감수성이더해지며더욱밀도있고보편적인성찰로거듭난다.《이키가이》에서세밀한필치로묘사되는애생원에서의임상사례,원폭피해자들의사례,사랑하는사람을잃고남겨진이들의사례는,펄벅과시몬베유등뛰어난문필가들의이야기와함께인류공통의공감을불러일으킨다.

고통을피하지말고철저하게괴로워하라
인간의존재근저에는삶의보람을위협하는요소들이늘따라다닌다.통제할수없는고통은삶을무너뜨리며우리에게회복불가능한상흔을남긴다.가미야미에코는평생에걸쳐고통과삶의관계를탐구했고,《대지》를쓴소설가펄벅의인생은그녀에게큰귀감이되었다.행복한가정을꿈꾸었지만정신지체아딸을낳게된작가펄벅은아이의병을알게된후,“세상어떤것에서도기쁨을느낄수없었다.모든인간관계가무의미하고모든것이무의미했다”고말한다.저자가직접상담했던한센병요양소의환자들역시‘멍하니시간을때우고’,‘먹고잠만자는’생활로자신의세계를축소했다.
이처럼사는보람을잃은사람은절망과허무의어두운계곡으로떨어진다.이때정신내부의압력을낮추지못하면고뇌는더욱안쪽으로파고들어미치거나자살하는정신적파국을맞게된다.물론술,마약,도박,또는일에몰두하는등고뇌를얼버무리거나그로부터도망치는방법은많다.그러나고뇌와정면으로대결하지않으면아무것도해결되지않는다.새로운출발점을찾으려면고통을피하지않고철저하게괴로워하는수밖에없다.
펄벅은고통과의융화라는힘든여정을이렇게보고한다.“첫번째단계는있는그대로사실을받아들이는것이었다.…이것은바꿀수없는사실이고,언제나내곁에있을현실”이다.“나는이단계를몇번이나다시밟아야했다.나는또무너지고수렁에빠졌다.…그러나나는주저앉아있지않는법을배웠다.…이것이내삶이니어떻게든살아야한다고결심했다.”

어떠한상황속에서도삶의보람을찾을수있는인간의조건
가미야미에코는“인간의정신력만큼신기한것은없다”고말한다.인간은자신을둘러싼환경에어떤불쾌한일이있어도정신의날개를타고자유롭게날수있으며,군중속에있어도자신이원할때는언제나혼자만의고요한세계로침잠할수있다.정신의힘으로인간은시공을초월해장소와시대를불문하고타인과손을잡는다.인간은정신속에“커다란꿈의전당을세워가난하고비참한현실을아름다운것으로”만든다.이러한정신은누구에게나있지만,좋은환경속에만있는사람은그고마움을모르기마련이다.
병상에누워있는사람,사지를잃은사람,혹은다양한이유로운신이자유롭지않은사람들에게정신은큰의미와역할을갖는다.이들의경우,정신세계에사는것이외에인간다운긍지를느낄수있는길이막혀있기때문이다.또한사는보람을상실했던사람은가치의기준이이전과는완전히달라진다.이런사람은더이상타인의평가나자신의소유물에무게를두지않는다.다만어떤상황에서도인간이다시발견할수있는내면적인기쁨을추구하게된다.가미야미에코에따르면이것이그모든비극에도불구하고삶의보람을찾을수있는인간의조건이다.인간의생명그자체,인격그자체로부터솟아나는기쁨은세상으로부터소외된사람에게도평등하게열려있는기쁨이다.그리고이러한깨달음을몸소가르쳐주는것이바로고통과슬픔이다.결국진정한행복,어떠한우연적사건에도흔들리지않을견고한행복을아는사람은세상에위세를떨치는사람이나부유한사람이아니다.삶에서진정한보람과의미를찾을수있는사람은불행,절망,고통,가난속에서삶의보람을잃었다가되찾은사람중에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