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우울·트라우마·분노4가지키워드로만나는
41가지예민성상담사례
이책의1부‘불안편’에서는외부자극의미묘한차이를잘느껴불안을겪는사람들의이야기를들려준다.예민한사람들은예민하지않은사람들에비해소리나시각적인부분에훨씬민감한데,40대영미씨부부는이러한예를잘보여준다.어린시절부터감성이풍부하고타인의감정에쉽게동화되는영미씨는평소에도감정기복이심한편인데,완벽주의적이고꼼꼼한정식씨를만나며불안함이무척커지게됐다.정식씨는집안이조금이라도어질러져있으면영미씨에게소리를지르곤했는데,어느날그소리에영미씨는갑자기숨쉬기가어렵고심하게어지러움을느끼면서그자리에주저앉고말았다.뇌MRI검사상아무문제가없었는데,정신의학과협진결과영미씨는공황발작으로진단받았다.부부를공통적으로힘들게하는것은‘예민한마음’때문이었다.정식씨에게는최대한목소리를낮추고청결에대한집착을줄이기위해특정시간이외에는청소를하지않도록했다.영미씨는공황발작이일어나면바로자리에앉아서눈을감고입을다물고천천히복식호흡을하면서증상을가라앉히고,불안에사로잡힐일이생기면정식씨와함께밖으로나가즐거운시간을보내면서신경을분산시키도록했다.그뒤부부는불필요한긴장때문에소비되는많은에너지를줄일수있었다.
2부‘우울편’에서는타인에게좋은평가를받기위해긴장하며살아오다가,우울증에걸린30대강희씨의이야기가등장한다.그는좋은대학을나와로스쿨을졸업하고유명한로펌에들어가남부럽지않은삶을살던사람이었다.그러다어느날어렵게입사한회사를그만두고반년이넘도록혼자사는집에서나가지도않고사람들을피하며지내게되었다.로펌에근무하면서이전에는없었던과도한경쟁을경험하게된것이원인이었다.강희씨처럼학창시절줄곧선생님에게칭찬받는것에익숙했던사람들은다른사람들과의경쟁에서뒤쳐진다는느낌을지속적으로받으면우울감이생기기쉽다.강희씨에게는‘히스테리성성격’‘양극성우울증’등이있었는데,이로인해감정표현이과장되고주변의관심을받길원하며,이를유지하기위해더욱자신을과장해표현했던것이다.그는전문의의도움을받아지금까지의삶이남에게좋은평가를받기위해살아온삶이라는것을인지하게됐고,무의식중에타인의마음에들기위해,버림받지않기위해지나치게노력했던날들을되돌아보며자신의가치를다시발견해보는시간을갖게되었다.
3부‘트라우마편’에서는남들이볼때이해가안되는행동뒤에아픈기억을숨기고있는사연들을들려준다.영주씨는50대여성으로혀가심하게아픈증상탓에5년째고생하고있었는데,이비인후과에서진찰을받아도혀에는이상이없었고뇌에도아무문제가없었다.그러다정신건강의학과진료끝에‘정신병적증상을동반한심한우울증’과‘신체화장애’‘감정표현불능증’으로진단받았다.알고보니부부는5년전에큰아픔을겪었다.착하고모범적이던큰아들이갑자기극단적선택을한것이다.언젠가부터아들은학교도그만두고몇개월을자신의방에서만지냈는데,영주씨가방좀치우라며야단을치고술병을모두버린날아들에게사고가난것이다.영주씨는큰충격에아들이계속살아있는것처럼행동했고,참다못한남편은홧김에“아들이죽은건당신탓”이라고소리를질렀다.그때부터영주씨는아들에게꾸지람을했던자신의혀에죄책감을투사해혀마비증상이시작됐던것이다.정신의학담당의사는‘심리부검’을통해영주씨가아들의죽음에관련이없다는것을밝혀냈고,부부는서로의마음을나누고자살유가족자조모임에도나가도움을받으며트라우마를극복하고있다.
4부‘분노편’에서는자신또는타인을향한분노에대해들여다본다.저자는분노라는감정은‘다른사람이나를어떻게생각하는지’바라보는관점이중요하며,타인이나를낮춰보거나무시하면자존심에상처를입고분노가생긴다고말한다.20대청년인동주씨는회사에서선임들과같이있으면무척불편하고조금이라도권위적인분위기를느끼면바로회사를그만두곤했는데,지속적으로이유없는무기력감,우울감,분노감을느껴정신의학과진료를받게됐다.그는어린시절학교선생님과부모님에게들었던폭언으로인해,성인이된지금도사람들과함께일을하게되면무의식에있던분노가수면위로떠올라윗사람과동료에게과거의분노를재경험하게되는것이다.동주씨는전문의와의상담을통해자신의어린시절에대한분노에서자유로워지려고노력했고,담당의사가‘안전기지’역할을해주면서조금씩마음이편안해지게되었다.
“예민함을나만의능력으로만들어보자”
예민해서방전되는사람vs예민함을잘활용하는사람
저자에따르면매우예민한사람들이보는세상은“고성능카메라와마이크를장착하고매우복잡한프로그램이많이설치된컴퓨터”와같다.예민한사람들은남들이보지못하는것을보고,듣지못하는것을듣기때문에‘아이디어뱅크’인경우가많다.이러한특성은패션이나디자인,광고등섬세한능력이필요한분야에탁월한역량을보이기도한다.또한타인의감정을잘캐치하고꼼꼼하고세심하며,다른사람에게폐를끼치는것을무척싫어하기때문에회사생할에서도장점이될수있다.스스로자신의예민성을잘다루고조절한다면살아가는데도움이될수있다는얘기다.
5부‘예민함을나만의장점으로만들어보자’에는예민성을섬세함으로바꾸는법,트라우마를극복하는법,안전기지를만드는법,좋은생활리듬을만드는법,나쁜기억을끊어내는법등일상생활에서혼자간단히해볼수있는구체적인해결책이가득하다.부록으로수록된‘나만의좋은자동적사고를만들어보자’‘좋은생활습관을만드는방법’‘체계적탈감작법훈련’‘정신운동속도테스트’등도예민성을조절하는데큰도움을줄수있다.하지만저자는이러한아이디어도에너지가남아있어야실천할수있는데모든것에지나치게예민하게반응하면뇌가과부하에걸려우울증·공황장애·광장공포증등의증상이나타나게된다고설명한다.‘예민해서방전되는사람’이아닌‘예민함을잘활용하는사람’이되기위해유의해야할대목이다.
자신과가족,타인의예민성을이해하면
세상을보는시각을넓힐수있다
저자는‘치매’‘탈모증’‘자폐스펙트럼장애’‘말더듬증’‘다이어트약부작용’‘환청’환자등남다른사연을지닌이들도소개한다.또한개인의심리문제와더불어‘돌봄’‘자살유가족’‘노인소외’‘직장내괴롭힘’‘은둔형외톨이’등‘사회적예민성’문제도다양하게톺아보는데여기에서예민성연구를확장한전문의로서의깊은통찰이드러난다.나와타인이다름을인정하지않고과도하게외형적인것에집착하거나,정상성만을좇는사회구조로인해개인의심리적인문제가심화된다는것이다.심리적인문제가생겼을때치료를받으려는개인의노력도필요하지만,더중요한것은사회적으로도개개인이인격체로존중받을권리를함께돌보아야하며,집단의목표를위해더이상개인의마음을희생하는사회가되어서는안된다고강조한다.끝없이예민한감각을요구하면서도예민성이높으면살아가기힘든사회,그속에서어떻게나를안전하게돌볼수있는지이책에서그답을구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