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회복 :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을 위한 정의

진실과 회복 :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을 위한 정의

$19.00
Description
“정의(justice)는 트라우마 회복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회복을 논할 때 간과되어온 요소다. 트라우마 회복과 정의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허먼의 『진실과 회복』은 정신의학계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 심층적으로 영향을 끼칠 탁월하고 감격적인 저서다.”
베셀 반 데어 콜크 (보스턴대학 의과대학 교수, 『몸은 기억한다』 저자)

★ 트라우마 연구의 세계적 거장 허먼의 ‘트라우마’ 3부작 완결판
★ 『트라우마』 출간 이후 30년 만의 저서, 50년 연구의 통찰이 담긴 책
★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이사장 김현수, 소설가 최진영 추천
★ 트라우마를 둘러싼 가장 중요한 질문, 회복의 문제를 파고들다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진단명을 최초로 제안한, 트라우마 연구의 세계적 거장 주디스 루이스 허먼의 신작 『진실과 회복』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근친 성폭력, 감춰진 진실』과 『트라우마』에 이어 ‘트라우마’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역작으로, 2023년 미국에서 출간된 뒤 수많은 언론들, 학자들, 활동가들, 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특히 〈뉴욕 타임스〉에서는 이 책을 “트라우마 생존자들을 위해 정의를 다시 상상하는 매우 비범하고 깊이 있는 연구서”라고 소개했고,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쓴 작가 V(개명 전 이름 이브 엔슬러)는 이 책을 두고 “훌륭한 솜씨를 발휘해 생존자들의 목소리에 형태를 부여해낸, 단어 하나하나가 진실되고 핵심적인 저서”라며 상찬했다. 이 책에서 허먼은 트라우마 회복에 필요한 궁극적 요소로서 사회적 역할을 조명하면서, 트라우마 회복을 위해서는 공동체 차원에서의 진실 인정과 정의 바로 세우기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한다. 책 속에서 저자는 생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가운데, 폭력 피해 생존자들이 사회의 혁신적 조치들을 통해 생존자 정의를 획득하는 희망적인 회복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

주디스루이스허먼

저자:주디스루이스허먼(JudithLewisHerman)

미국하버드대학의과대학정신의학과교수.트라우마치료및연구분야의세계적거장으로손꼽힌다.하버드대학의과대학을졸업한뒤보스턴대학의료센터에서일반및공동체정신의학수련을받았다.이후매사추세츠주케임브리지헬스얼라이언스에서‘폭력피해자프로그램’을공동으로설립해30년넘게책임자로일한한편,매사추세츠주서머빌에서‘여성정신건강모임’을공동으로창설했다.1984년구겐하임펠로십,1996년국제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주관평생공로상,2000년미국여성의사협회주관여성과학자상을수상했으며,2003년미국정신의학회석학회원으로선정되었다.저서로가족내성폭력피해와그트라우마에대해연구한『근친성폭력,감춰진진실』,트라우마에대한사회적인식과당사자치료를다룬『트라우마』등이있다.

『진실과회복』은허먼의‘트라우마연구’3부작중대미를장식하는역작으로,출간뒤수많은학자,활동가,생존자들의찬사를받았다.이책은트라우마회복에필요한마지막요소로서사회적역할을조명하면서,트라우마회복을위해서는공동체차원에서의진실인정과정의바로세우기가필수적이라고역설한다.책속에서허먼은생존자들의목소리에귀를기울이는가운데,폭력피해생존자들이사회의혁신적조치들을통해생존자정의를획득하는희망적인회복과정을보여준다.



역자:김정아

번역가.옮긴책으로『비폭력의힘』『3기니』『마음의발걸음』『걷기의인문학』『에세이즘』『버지니아울프라는이름으로』『프닌』『발터벤야민,사진에대하여』『발터벤야민과아케이드프로젝트』『발터벤야민평전』『발터벤야민또는혁명적비평을향하여』『아카이브취향』『역사:끝에서두번째세계』『사랑한다고했다가죽이겠다고했다가』『자살폭탄테러』『미국고전문학연구』『붉은죽음의가면』『폭풍의언덕』『오만과편견』등이있다.

목차


서론
작업방식에관한짧은글

1부권력
1장독재의규칙
2장평등의규칙
3장가부장제

2부정의의비전
4장인정
5장사죄
6장책임지기

3부치유
7장배상
8장재활
9장예방

결론가장오래걸리는혁명

감사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트라우마회복에서가장중요한것은무엇인가
생존자들의목소리를통해진실에대한공개적인정과정의실현을내세우다

『진실과회복』에서허먼은트라우마치료와연구의가장중요한목적인회복이라는근본적문제를조명한다.생존자가공동체와일상으로복귀하게될때트라우마를야기했던환경이여전하다면돌아간공동체에서생존자는어떻게회복을해나갈수있을까?생존자의트라우마회복을위해우리,즉공동체는무엇을해야할까?어떻게달라져야할까?허먼은이러한질문을던지고답을찾아나가는과정에서회복의궁극적단계로서정의실현과공동체의지지라는주제를이끌어낸다.구체적으로는철학,사회과학,역사,법,심리학,정신의학등폭넓은연구자료를토대로,그리고무엇보다다양한생존자들의직접적인목소리를내세워,생존자들의회복을가능하게하는정의란무엇을의미하는지,생존자들의기대가실제로고려된다면트라우마생존자의회복을대하는우리공동체의모습이얼마나달라질수있을지감동적으로그려나간다.

이책은가정폭력,성폭력,아동학대를당한이들의트라우마를치료하는현장에서시작되었다.50년넘는세월동안트라우마를치료하고연구해온허먼에게는다음과같은질문이머릿속을떠나지않았다.“이다음에는?”폭력이라는근원적불의에서빠져나오기위해생존자에게필요한것은무엇일까?트라우마는궁극적으로어떻게회복될수있을까?

허먼은정의의문제를떠올린다.트라우마가권력관계에바탕을둔사회문제인만큼회복역시사회적으로이루어져야하기때문이고,트라우마장애가힘을빼앗긴이들의질병인만큼회복의원리는이들에게힘을실어주는것이어야하기때문이다.이는더넓은공동체차원에서어떤조치를취해야한다는뜻으로,허먼에게이조치는공동체안에서의정의실현이라는언어로요약된다.이는앞선저작들에서보여준것보다더급진적인문제의식이다.첫번째책『근친성폭력,감춰진진실』에서친족성폭력이라는현실을증언하는생존자들을뒷받침하고두번째책『트라우마』에서생존자의진실을기억하고애도하는과정을설명했다면,세번째책『진실과회복』에서는회복의궁극적과정으로서정의와공동체의문제를내세우며한단계더진전된통찰을보여준것이다.요컨대폭력경험을트라우마화하는데가장큰역할을하는굴욕감과방치감,버림받은듯한느낌을치유하는데꼭필요한것이정의다.

나아가이책은정의의모습을가장잘아는것이회복의과정을거친생존자들이라고강조한다.이에따라허먼은생존자들을직접만나그자신들에게저질러진일을바로잡으려면어떻게해야할지,생존자들에게정의란무엇인지,이들의생각을토대로공동체가바뀐다면어떻게달라질수있을지그비전을묻는다.정의에대한새로운이해로나아가는길에폭력피해생존자들이앞장설수있다는것은인터뷰에응했던세라의이야기가잘보여준다.세라는전남자친구로부터끔찍한폭행을당한생존자다.범인은곧바로체포되어재판받은뒤처벌을받았다.그러나사건은그것으로끝이아니었다.범인의부모는가해자지원본부를꾸려변호사선임비를후원받고범인의“훌륭한인격”을증언하는편지쓰기캠페인을벌였다.이에세라는언론을통해자신이폭력의피해자임을밝혔지만이같은행동은주변사람들로부터철저히외면당했다.세라는자신이삭제당했다고느꼈고,가해자뿐아니라공동체의방관과침묵이강간문화를지지하고있다는것을깨달았다.

하지만세라에게는자신의이야기를공유해주고세라를지지해준또다른많은생존자들이있었다.이들모두에게는가해자에대한법적처벌만큼성폭력에대한사람들의공개적인정이중요했다.세라는성폭력실상의공개적인정을가능하게만들려는노력의일환으로‘성폭행생존자기념비’를세우기로마음먹는다.그리고마침내미국의한공원에성폭행생존자기념비가세워지게된다.

공개적인정은생존자정의실현에필수적이다.생존자와공동체의깨진관계를치유하는데도움이되기때문이다.또한기념비는공개적인정이얼마나중요한지보여주는지표가된다.기념비는생존자의권리를공개적으로옹호하고남성우월주의의특권의식들에도전하며,은폐되어있던잘못들의공개적인정은정의로나아가는첫걸음을표상하기때문이다.이기념비의건립스토리는생존자들의용기와회복에대한희망을주지만,이와대비되었던주변의침묵과외면은생존자에대한공개적인정이라는정의가제대로실현되지않는현실을잘보여준다.허먼은세라의이야기를통해생존자의회복을위해더나은무언가를모색해야한다고역설한다.그리고이를폭력적관계와그렇지않은관계에대한이론,생존자의목소리를통해듣는정의에대한비전,치유의구체적양상으로구조화시켜조목조목살펴나간다.

폭력에대한이론부터회복을위한구체적인방법론까지
가해자에대한가십과처벌이아닌생존자중심의회복에대해논하다

이책은총3부로되어있다.「1부권력」에서는이책의바탕이되는이론,즉정의는권력이어떻게조직되는지에달려있다는이론을펼친다.「1장독재의규칙」과「2장평등의규칙」에서는근본적으로상이한두가지유형의권력관계,곧지배·종속기반의권력관계와호혜·상생기반의권력관계를대조한다.전자는독재의원형이고후자는평등의원형이다.「3장가부장제」에서는폭력의규칙들과수법들이사회관계들의조직속에어떻게그렇게깊이뿌리박혀있을수있는지를보여주는대표적인예로,전세계적인가부장제헤게모니를탐색한다.

「2부정의의비전」에서는인터뷰에나서준생존자들의증언으로부터그려낸정의의비전들을상세하게논의한다.「4장인정」에서는진실에대한공개적인정이정의의출발점이어야함을말한다.저자가이책에서인터뷰한모든생존자는다른무엇보다진실을인정받고정당성을입증받기를바랐다.「5장사죄」에서는가해자처벌에초점을맞추는대신생존자의피해를복구하고저질러진잘못들을시정하는데초점을맞추는정의의비전을논의한다.가해자가가해사실을인정했다면,손상된관계를바로잡기위한첫걸음은사죄다.「6장책임지기」에서는가해자에게책임을지게한다는것이무엇일지그비전들을탐색한다.이때저자는생존자중심의회복적정의운동의이론들과실천들을검토하면서그가능성과한계를고려한다.생존자에게정의란공동체가가해자와의공모를중단하는일이므로,생존자가중심에있는회복적정의란가해자에게명확한책임을묻고,가해를야기한가해자의태도를바꾸려고노력하며,가해자와공모한사회문화관습을전환하는방식으로생존자와공동체가통합하는것을목적으로한다.

「3부치유」에서는정의가피해자를치유할뿐아니라가해자와사회전반을치유할수있다는논의를더발전시킨다.「7장배상」에서는배상문제를탐색한다.허먼은이장에서생존자개인에대한금전배상이라는기존개념에서의탐색을시작으로,법집행의영역내부에서실질적인보상을창출하려면어떠한유형의공동체조직이필요할것인지를고려할수있도록프레임을확장한다.「8장재활」과「9장예방」에서는공동체안전을해치지않으면서가해자를공동체에복귀하게만들대안적방법들을찾고,어떻게해야피해를예방할수있을지그방법을상상한다.마지막장인「결론:가장오래걸리는혁명」에서저자는2020년에성폭력생존자들이발표한「생존자의제」를제시한다.「생존자의제」는공동체의쇄신,남성중심주의를미화하는문화의변혁,교육에대한공동체투자를확고히단행하자고주장하는정의에대한청사진이다.

트라우마연구50년의결실,회복을위한가장급진적인요청
가해자와공모를중단하는윤리공동체의비전을그리다

허먼은생존자의직접적인목소리가담긴「생존자의제」를통해정의의비전을그려낸다.구체적으로는생존자의회복을촉진하는인정,용서와화해,배상과재활이정의의이름안에서어떤모습이어야할지를살핀다.이과정에서저자는생존자를다시한번궁지로내모는우리사회의문화와관습에초점을맞춘다.현실을보자면,우리사회의문화와관습은독재/폭력의규칙을수행하고,공동체는알게모르게가해자를방관하거나가해자와공모한다.이렇게가해자에게책임을묻는데실패한공동체는생존자에게더큰트라우마를야기한다.이런지금의공동체는쇄신되어야한다.

생존자가돌아가야할공동체는가해와의공모를중단하고생존자의분노를나누며고통을존중하고생존자의명예를회복하는공동체다.허먼은이를윤리공동체라명명한다.여전히피해자가아닌가해자에게공감하는분위기가만연한우리사회에경종을울리는비전이다.더불어허먼은우리에게는가해자에대한처벌보다생존자의회복에중점을두는장치가마련되어야한다고주장한다.이런주장은지금의우리현실을성찰하도록이끈다.진실규명과정에서정치적권력다툼으로지연과번복을거듭하고생존자의회복을외면하는우리사회의현실,성폭력피해자들의증언이라는작지만단단한목소리에가해지는거대한백래시,피해자의목소리보다는가해자의변명이가십이되는우리사회에서생존자중심의정의는어떤모습일수있을까.이책은우리사회의정의에대한논의를촉진하는중요한실마리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