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마음을이해하기위해
실험실안팎에서종횡무진활약한
심리학자들의이야기
사람들은왜틀린선택을하고도자신이옳다고믿을까?우리는왜다수의의견에휘둘릴까?사람을움지이는것은이성일까감정일까?인간은과연깊이생각하는존재일까?일상속아리송한질문에인생을건사람들이있다.현상의이면에숨은설득의원리를찾아나선심리학자들이그주인공이다.그들이발견한것은단순히실험의결과가아니다.번뜩이는아이디어로,불굴의열정과함께,때로는죽음의두려움에맞서며손에쥔것은사람들의마음을움직이는마법같은힘이다.전쟁터에서부터재난현장,경제학계,인터넷공간,그리고AI시대에이르기까지.설득심리학의이론과그것을만든사람들의흥미로운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설득을연구한다는것은결국사람의마음을이해하기위한가장과학적이고인간적인방법론이라는사실을알게될것이다.
넛지,인지부조화…일상곳곳에숨어있는설득심리학
최저가할인상품을클릭했더니해당제품은품절상태다.왠지속은느낌이지만정상가격의대체상품도나쁘지않은선택같다.쇼호스트의‘이번이마지막기회!’라는다급한외침과실시간줄어드는남은상품숫자에쫓겨관심도없던상품을구매한다.결제때만생각나는정기구독,언제샀는지기억도나는않는옷가지들,나도모르는사이응답하고있는설문지도모두우리에게익숙한장면들이다.
‘그땐내가왜그랬지’싶은순간들에는공통점이있다.단순히어리숙함때문이라치부하기엔어딘가심오한그것,바로설득심리학의원리다.매번넘어간다고해서자괴감에빠질필요는없다.설득전문가도설득심리학의원리앞에선속수무책이다.베스트셀러『설득의심리학』의저자이자심리학자인로버트치알디니는‘설득심리의원칙을가장잘아는사람은나지만,동시에여기에가장잘넘어가는사람도역시나’라고고백한다.
우리는설득의홍수속에서살아간다.아침에눈뜨자마자스마트폰으로확인하는뉴스부터출근길라디오광고,직장과학교에서의사회생활,가족과함께하는식사자리에서의대화,그리고잠들기전자장가처럼시청하는유튜브영상에이르기까지,설득은우리삶의모든상호작용에깊숙이스며들어있다.
설득심리학의이론과그것을만든사람들
설득심리학이탄생한곳은아이러니하게도파괴의현장이었다.미국의갑작스러운제2차세계대전참전결정에미국청년들을대상으로한대대적인모병이이루어졌다.미국전쟁부는며칠전까지민간인이었던신병들에게참전의명분,적과우방의구분,적군과싸워야하는이유등을설득해야했고이를위한정신훈련진행이불가피했다.이과정을최전선에서이끈인물은현대설득심리학의선구자칼호블랜드였다.그의주도아래미군의사기진작및동기부여와관련한다양한연구가이루어졌고,이때수집된방대한데이터는설득심리학이본격적으로꽃을피우는데필요한토양을제공했다.
수술결정을앞둔의사는어떤말로환자를설득해야할까?“이수술의성공확률은90퍼센트입니다”가좋을까,“이수술의실패확률은10퍼센트입니다”가좋을까?두문장은사실상같은정보를전달하지만‘프레이밍’에따른설득효과는확연히차이가난다.상대방의제안이나에게손해를끼칠수있다는사실은인간의‘손실회피’심리를자극하기때문이다.이제쇼호스트가연신‘이번이마지막기회!’를강조하는것도이해가된다.기회의손실을회피하려는소비자의마음을공략하는것이다.심리학자대니얼카너먼은프레이밍효과를증명한공로로2002년노벨경제학상을수상했다.
설득을최초로‘마음’의관점에서바라본심리학자는‘인지부조화이론’의창시자레온페스팅거였다.인지부조화란자신의생각,신념,행동,자아이미지사이에불일치가생겼을때느끼는심리적불편함이다.스마트폰화면속타인의멋진삶과화면밖나의일상을비교할때생겨나는바로그감정이다.디지털공간은인지부조화를줄이기위한전략으로가득하다.사람들은신념에따라‘좋아요’와‘언팔’을선택하고,정보환경을편집하고현실을재구성함으로써스스로를알고리즘에가두는자기설득과정을거친다.타인에대한이해와소통을위해활용되어야할설득의원리가사회적단절이라는역설을낳기도하는것이다.
AI도설득이되나요
AI시대를맞아‘호모콰렌스(HomoQuarens)’가주목받고있다.‘질문하는인간’이라는뜻의이표현은현재우리에게필요한것은무엇보다질문하는능력이라는사실을말해준다.저자는이책에서인간을‘모르는것을알기위해질문하고질문에대한답을얻으려한평생을바치는존재’로설명한다.그리고이책에소개된심리학자들이야말로바로그러한삶의표본이라고말한다.사람의마음을이해하기위해실험실안팎에서종횡무진활약한그들처럼,설득심리학의핵심을이해하기위해서끊임없는질문이요구된다.
AI시대의설득은어떤모습일까?저자는내가무엇을좋아하는지,어떤상태에있는지,어떤생각을하는지학습해개인맞춤형설득을시도하는것이AI의방식이라고말한다.설득은여전히우리의일상곳곳에숨어‘보이지않는영향력’을행사할것이다.우리는어쩌면설득당하고있다는사실조차느끼지못한채하루를살아갈지도모른다.
AI도인간처럼설득할수있을까?치알디니연구팀은불법약물제조법같은부적절한정보제공이금지된AI를대상으로설득을시도했다.설득심리학의원리가AI의안전장치를느슨하게만들수있는지알아보려는것이었다.실험결과,부적절한요청에대한AI의답변률은33.3퍼센트에서72퍼센트로치솟았다.인간의언어를학습한AI는사람과다름없이얼마든지설득가능한존재라는사실을확인된것이다.결국AI의결과치를만들어내는것은인간의몫이다.
이현우교수의『설득의심리학』번역·소개30주년
『설득의심리학Influence』이미국에서출간된것은1984년이다.총41개의언어로번역되었고500만부이상판매된글로벌베스트셀러이자설득연구의정본으로자리매김했다.이책의저자이현우교수는『설득의심리학』을1996년최초로국내에번역·소개한주인공이다.2026년올해는『설득의심리학』이우리나라독자들을만난지30주년이되는해로,설득심리학의역사와이론을정리하고최신의정보를논하기에적합한시점이다.『설득의심리학』이설득학이라는학문을일반독자에게소개한최초의책이었다면,이책『심리학자의설득법』은‘설득과사회적영향력’의역사를소개하는책이다.학문의역사적배경을알고책을읽으면그책이더예뻐보일것이라는저자의희망이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