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마음들의 시대(큰글자책) (불안과 고통을 치료하는 정신의학 이야기)

아픈 마음들의 시대(큰글자책) (불안과 고통을 치료하는 정신의학 이야기)

$34.17
Description
마음의 병을 비추는 최신 뇌 과학과
정신과 전문의의 단단한 시선
최근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뇌 과학은 정신의학에 새로운 통찰을 주었다. 정신질환의 물리적 실체가 뇌 영상으로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20여 년째 매일같이 환자를 만나온 정신과 전문의, 저자 최강은 책에서 17가지 정신의학의 최신 추세와 익숙하고도 낯선 정신질환의 실상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의사로서 겪었던 저자의 내밀한 경험담과 유명인의 사례, 최신 뇌 과학 연구를 망라한 이야기가 정신의학의 렌즈로 흥미롭게 포착된다. 힐링과 위로를 넘어 ‘정신을 치료한다’는 정신의학의 실질적 힘을 믿는 저자는 정신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타파하고자 늘 고심한다. 동시에 면담과 약물만으로는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역설한다.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는 사회, 그 사회적 관계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최강

정신과전문의.진료실에서환자들과이야기나누는것을좋아하며정신과에대한사회적편견을줄이고자늘고심한다.불안및정동장애,물질사용장애같은정신질환부터스포츠정신의학,의학사,뇌영상학까지여러분야에관심이많다.한겨레신문미래&과학에서‘도핑의과학’,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웹진에서‘FOCUS과학’칼럼을연재하고있다.전북대학교를졸업했으며한림대성심병원에서수련을받았다.안양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센터장을역임했으며현재다사랑중앙병원정신건강의학과에재직중이다.타이레놀이불안한마음에효과가있다는논문이떠오르면퍼뜩복용해보고,데자뷰를느끼면뇌과학실험논문을,모르는척하는지인에게당황할때면안면실인증문헌을뒤지며답을찾는다.사회구성원모두가서로의버팀목이되는단단한사회적관계야말로정신질환최고의치료라고생각한다.

목차

프롤로그마음의회복력


따돌림자살-혼자라는심리적고통
외로움이뇌를변화시킨다│타이레놀로마음의안정을│모두가피하는한사람│도덕적가치가우선│마음이아프면몸도아프다

사회불안장애-그저피하고싶은사람들
슈퍼스타의낯가림│사람만보면두근두근│표정에민감한안테나│비극을예상하는습관│불안을줄이는생각법│타인의시선에맞서

거식증과폭식증-날씬해지고싶은욕망에대하여
나의몸무게변천사│수면과식욕의관계│푸근한몸과성격│과체중어린이에대하여│식욕부진증과폭진증│바비인형의영향력

수집광-차마버릴수없는물건들
잡동사니에대한애착│강박장애와다른면│어린시절의스트레스│수집광의뇌반응│분노를처리하는연결망

쇼핑중독증-상품을구매해야행복한일상
정신과의사의쇼퍼홀릭│자율성을회복한다│갈망과금단사이│쇼핑중독자의뇌반응│스스로변하는방법

신체이형장애-외모의결함에집착하는삶
성형수술의나라│자신감을위하여│콤플렉스에집착하기│서로의얼굴을보라

안면실인증-얼굴을모르는사람들
우리가어디에서만났죠│뇌가얼굴을인식하는법│보톡스의과학과역사│표정에서시작하는감정│주름제거와우울증│상대의감정을읽기

주요우울장애-우리들의우울증에대하여
자아의빈곤과죄책감│프로이트와뇌영상│자살이가진전염성│우울증환자의얼굴

공황장애-심장이뛰고앞이캄캄하다면
두려움과당황스러움│맞서거나회피하거나│유명인사의투병회고│당신은아픈게맞습니다

산후우울증-내겐불행한아이와의시간
행복하지않은출산│우울감과우울증의차이│감정을조절하는뇌│괴로운도시의산모들│나도겪을수있다

양극성장애-울다가웃다가침울한널뛰기마음
무분별한오해와공포│사도세자의양극성장애│작가들의기분장애│의사와환자를위하여│우울증환자의편도체

조현병-무시무시한병의이름과실체
피해망상의순간들│신경계조율에관한병│나에게만들리는환청│망상을부추기는사회│조현병환자를품는법

외상후스트레스장애-사회적참사에대하여
우리가목격한참사들│기억을지우려는뇌│세월호의심리적여파│외상후성장을바라며

뇌전증-데자뷰를느끼는뇌의착각
이미경험한느낌│도파민의이모저모│익숙하다는착각에서│기억을다루는뇌│진료실에서의데자뷰

확증편향-보고싶은것만보는눈
머리가좋은사람│아인슈타인의뇌│뇌의크기에대하여│두개골을둘러싼논쟁│확인하고싶은마음│주관성과확증편향

입스-야구선수들의성숙한방어기제
갑자기불안해진투수│운동선수의전전두피질│주변의도움과방어기제

거울-촉각공감각-나는당신의고통을느낀다
내게부족한공감│거울뉴런의활성화│보기만해도아프다│환자의통증을느낀다면│피아를구분하는뇌│관계를위한노력

에필로그비도덕적사회와아픈마음

출판사 서평

“흔들리는마음을똑바로직시한다는것”
불안과고통에시달리는아픔들

정신과전문의인저자는공원에서환자를우연히만난다.하지만이여성은눈도마주치지않고지인들과함께지나가버린다.얼마뒤병원에서다시만난그환자는마치다른사람처럼살갑게다가온다.어색하게답례를하는순간,환자는먼젓번공원에서는함께있던지인에게자신의정신과내원경험을들킬까봐인사를하지않았다는이야기를털어놓는다.(에필로그236쪽)
치열한경쟁사회에서불안과고통에시달리며몸소정신질환을앓았던이들의회고록이나,심리학자,정신과전문의들의책과콘텐츠가꾸준히사랑을받고있지만여전히‘임상현장’의시점에서보면정신과에대한사회적편견은공고하다.정신질환자를잠재적범죄자로보는,시선도강해진료가필요한상당수의환자들이여전히내원을꺼리고있다.이편견을부수고자늘고심하는저자는호전과재발을반복하는환자들의불안과고통을끈기있게지켜보며진료실안팎의다채로운정신의학이야기를꺼내놓는다.정신의학의새로운시대를연,흥미로운최신뇌과학도빠뜨리지않았다.
《82년생김지영》의주인공김지영의‘산후정신증’,전형적인피해망상증상이었던《한중록》속사도세자의‘양극성장애’,뇌가타인과자신을구분못해맞는사람을보기만해도고통이그대로전해져기절해버리는이의‘거울-촉각공감각’,뇌가착각을일으키는기시감,데자뷰가너무심해,무얼봐도이미본듯한기분이들어영화와드라마를즐기지못하는이의‘뇌전증’,집에갖은쓰레기더미물건을모으고집착하는증상인‘수집광’,어느날갑자기일루수에공을던지지못하게된야구선수의‘입스’,사람과의대화가무서워식사자리에서도화장실에머무는슈퍼스타의‘사회불안장애’,출산직후아이가힘들어건물에서뛰어내리고싶었던브룩쉴즈의‘산후우울증’,창조성으로미화되곤하는작가들의‘기분장애’까지….‘아픈마음들’의사례를하나하나곱씹다보면이세상에는아프지않은사람이없는것처럼보인다.
하지만책은감상에젖지않은채균형감있는시선을줄곧유지한다.그리고일상을영위하기불가능한‘증상의심각성’을기준으로진단근거가되는상황,그리고직접처방하는약물의효과에대해객관적으로소개하며정신과의진입장벽을낮춘다.섣부른위로를건네기보다내마음이왜불안하고고통스러운지과학적근거를제시하고,그것을토대로인과관계를파악하다보면불안한마음을똑바로직시하게된다.정신적고통에대한“온전한해결책은문제를제대로파악하는것에서부터시작한다”(본문148쪽)그리고심리적고통의객관적인실체를파악하는데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등뇌영상을통해뇌속을들여다보는것은큰도움이된다.

“선긋고거리두는개인들을위한정신의학”
정신질환의뇌과학적실체와사회적관계

언택트의시대‘물리적거리두기’가새로운윤리로대두되고있지만저자의관계론은여전히끈끈한‘공감’과‘연결성’에있다.이과관련하여책은‘회복탄력성’으로서두를연다.‘회복탄력성(리질리언스)’은심리학,사회과학을망라한여러분야에서극복력,회복력등다양한용어로불린다.정신의학에서는‘역경을극복하고스트레스이전의수준으로회복하는힘이나능력’으로정의한다.누구나인생에서한번쯤격심한불안과고통에시달리는데이때평상심으로돌아오는힘이정신의학에서매우중요하다.그런데이회복탄력성은지근거리에서응원과지지를아끼지않는‘사회적관계’가절대적이다.그렇기때문에개인의문제로치부되곤하는정신질환은사회적문제이기도하다.(본문5쪽)이를테면하와이의카우아이섬에서태어난아이들698명을40년동안추척관찰한결과,그리고제2차세계대전참전군인들의트라우마추이를지켜본결과,이들또한가족과동료의지지를받을수록빠르게회복되었다.(본문7~8쪽)공동체의응원과지지라는교과서적인결론이실질적인정신의학적치료인것이다.
이‘회복탄력성’또한생물학적요소를찾으려는노력이활발하다.(본문9쪽)2013년미국에모리대학교의네거파니연구진은뇌영상연구를통해회복탄력성이높은사람들의특징을알아냈다.회복탄력성이뛰어난사람은뇌의전방대상피질과해마가잘연결되어있어서시시때때로떠오르는불행한기억을억제할수있다.저자는그밖에다양한정신질환의뇌과학적배경을소개한다.따돌림을당할때는뇌의배측전방대상피질이활성화된다.물리적아픔과거의비슷한이부위의뇌영상을통해우리는심리적고통의물리적실체에한걸음다가갈수있다.신체의결함에집착하는신체이형장애환자들의뇌는자신의사진을볼때전두-선조회로가활성화되어외모걱정에서빠져나올수없고,수집광들의뇌에서는‘자기관련성’역할을하는양쪽복내측전전두피질앞부분이활성화되면서물건에과도하게자신을‘이입’을하게된다.
책은정신질환의사회적영향력에대해서도꼼꼼하게지적한다.강남역살인사건의가해자의조현병을두고여러말이오갔지만병의특성자체가오래전부터사회에뿌리내린여성혐오가병에영향을끼쳤을것이라는통합적인분석을한다.시대에따라조현병환자들의망상의내용이달랐다는점또한주목할만하다.유럽의슬로베니아조현병환자들의망상내용은종교가억압되었던독재정권시기를보면,종교와관련한망상이현저히적었다.독재정권이종식하고사람들이다시신을찾기시작하자망상에는다시종교가등장한다.한국도마찬가지다.한국의조현병환자들의망상에는1980년대에비해1990년대에정치적내용이눈에띄게줄었다.애정문제,직장문제가많다.1980년대에는경찰과국정원이나를미행한다는내용의정치적박해에대한내용이많은것이다.조현병환자의‘사회적배경’을잘파악하고이해하는것이중요하다는대목이다.(본문169쪽)저자는조현병환자가위험한지,범죄율이높은지는질환의상태나동반질환에따라다르기때문에일차원적으로답변하기어려운문제라고역설한다.저자가병원현장에서만나는치료를잘받는조현병환자들은매우협조적이고순응적이다.문제는관리를받지못할때발생한다.그보다는만성질환인조현병의관리책임을사회에서충분히지고있는지,가필요한질문이라는것이다.

관계를위한노력과
우리안의편견에대하여

저자는정신질환을소개하는중간중간,자신의이야기를소탈하게버무려낸다.의사로서첫증상발표를앞두고불안감을잠재우기위해쟈낙스를복용했던일화,병무청근무시절에는동료의사들에게소외되는것같아마음의고통을경감시키기위해타이레놀을복용했던일화,음반쇼핑에중독되었던때는,그갈망과금단증상을병원에서만난의존증환자와비교하기까지한다.저자의말마따나“당시의내모습은병원에서만나던의존증환자와여러부분에서유사했다.”(본문80쪽)잠이늘부족했던전공의1년차무렵에급격하게살이찐이유를추적하며수면과식욕을둘러싼뇌과학논문을찾아보고,칼국숫집에서우연히만난노교수가모른척하는모습에안면인식장애로불리는안면실인증문헌을뒤진다.자신과인간을이해하려는노력끝에저자가다다른결론은“공감은관계에서시작한다”이다.
이와관련해서저자는미국매사추세츠종합병원에근무하며‘거울-촉각공감각’을지닌신경과의사조엘살리나스를소개한다.타인의통증과불편함을느끼는건살리나스의공감각은경미한시각자극에도뇌의거울뉴런이민감하게반응하기때문이었다.저자는정신과의사로서주된일,‘환자와이야기를나누는일’에서소통의65퍼센트를차지하는비언어적도구,표정들외에도공감각이있다면환자를더공감할수있을까?자문하지만지금은‘관계를맺는것’이우선이라는결론에다다랐다.타자의관점을수용하는것이다.
또한저자는정신질환에대한차별에서나아가사회일반의차별문제로논의를확장한다.인종차별문제를이야기할때흔히나타나는명시적태도와암묵적태도를소개하는대목도인상적이다.혹자는평소에보지못했던다른인종의사람을만났을때속으로는불안과공포를느껴감정의중추인뇌의편도체활동이증가한다.하지만겉으로인종차별주의자로비춰지는것을우려해방어적태도로자신을꾸민다.저자는이자동발생한감정과상위에있는이성적조절줄다리기가우리의차별,혐오감정을좌우한다고말한다.그리고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이‘관계를위한노력’이라고강조한다.‘언덕위의하얀집’‘정신병자’라는낙인과격리에서벗어나인위적으로정신질환자가일반인과어울리고교제하는기회를늘릴필요도있다.(본문243쪽)하지만그저물리적으로같은공간에지내면서접촉을늘리는것만으로는부족하다.이미많은연구에서입증된것처럼같은목표를갖고이를이루기위해서로협력하며상대를동등하게대하고긍정적인관계를맺는,실질적인교류가있어야한다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