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아픔은 없다 (고통을 새롭게 읽어 내는 진단명 너머의 세계 | 개정판)

이해할 수 없는 아픔은 없다 (고통을 새롭게 읽어 내는 진단명 너머의 세계 |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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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의 아픔에는 해명이 아니라 이해가 필요하다”
정신과 전문의의 꿋꿋한 시선
“당신은 아픈 게 맞습니다”라는 진단이 도리어 해방감을 안겨 주는 시대. 하지만 정신의학 용어가 소셜 미디어를 타고 일상적으로 소비되면서 정작 고통을 둘러싼 맥락은 쉽게 납작해지곤 한다. 20여 년간 호전과 재발을 오가는 환자들의 곁을 지켜 온 저자 최강은 정신질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부수기 위해 고심하며 진료실 안팎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의사로서 겪었던 내밀한 경험과 유명인의 사례, 그리고 뇌 과학 연구가 정신의학의 렌즈로 흥미롭게 포착된다. 저자는 사회적 이해를 중시하면서도 무작정 공감을 권하거나 근거 없는 낙관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며 질환을 입체적으로 해부한다. 기질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를 고루 살피며 독자가 질환 당사자로서, 혹은 동료 시민으로서 여러 모양의 고통을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이해는 무의식적으로 자리한 편견을 허물고 타인의 아픔이 나의 세계와 맞닿아 있음을 인식하도록 만든다.
저자

최강

정신과전문의.진료실에서환자들과이야기나누는것을좋아하며정신과에대한사회적편견을줄이고자늘고심한다.불안및정동장애,물질사용장애같은정신질환부터스포츠정신의학,의학사,뇌영상학까지여러분야에관심이많다.어릴적부터읽고쓰기를좋아했고,지금도글쓰기를통해세상에조금이라도도움이되려고한다.
전북대학교를졸업했으며한림대성심병원에서수련을받았다.안양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센터장을역임했으며현재다사랑중앙병원정신건강의학과에재직중이다.타이레놀이불안한마음에효과가있다는논문이떠오르면퍼뜩복용해보고,데자뷔를느끼면뇌과학실험논문을,모르는척하는지인에게당황할때면안면실인증문헌을뒤지며답을찾는다.사회구성원모두가서로의버팀목이되는단단한사회적관계야말로정신질환최고의치료라고생각한다.저서로는《도핑의과학》《힙피플,나라는세계》(공저)가있다.

목차

프롤로그우리의바닥을단단하게

내겐초라한나밖에없을때-따돌림자살
외로움이뇌를변화시킨다│타이레놀로마음의안정을│모두가피하는한사람│도덕적가치가우선│마음이아프면몸도아프다

사람만보면두근두근-사회불안장애
슈퍼스타의낯가림│그저피하고싶은사람들│표정에민감한안테나│비극을예상하는습관│불안을줄이는생각법│타인의시선에맞서

허기짐이나를압도한다-거식증과폭식증
나의몸무게변천사│수면과식욕의관계│푸근한몸과성격│과체중어린이에대하여│식욕부진증과폭식증│바비인형의영향력

차마버릴수없는물건들-수집광
잡동사니에대한애착│강박장애와다른면│어린시절의스트레스│수집광의뇌반응│분노를처리하는연결망

퇴근길의충동구매-쇼핑중독증
정신과의사의쇼퍼홀릭│자율성을회복한다│갈망과금단사이│쇼핑중독자의뇌반응│스스로변하는방법

내결함은조명을받는다-신체이형장애
성형수술의나라│자신감을위하여│콤플렉스에집착하기│서로의얼굴을보라

우리가어디에서만났죠-안면실인증
얼굴을모르는사람들│뇌가얼굴을인식하는법│보톡스의과학과역사│표정에서시작하는감정│주름제거와우울증│상대의감정을읽기

일상이새삼스러운지옥이라면-주요우울장애
자아의빈곤과죄책감│프로이트와뇌영상│자살이가진전염성│우울증환자의얼굴

온몸에서제멋대로울리는경보-공황장애
두려움과당황스러움│맞서거나회피하거나│유명인사의투병회고│당신은아픈게맞습니다

나는사랑에무능한걸까-산후우울증
행복하지않은출산│우울감과우울증의차이│감정을조절하는뇌│괴로운도시의산모들│나도겪을수있다

안전벨트없이치솟다꺼지는마음-양극성장애
무분별한오해와공포│사도세자의양극성장애│작가들의기분장애│의사와환자를위하여│우울증환자의편도체

그허상이내겐너무실제일때-조현병
피해망상의순간들│신경계조율에관한병│나에게만들리는환청│망상을부추기는사회│조현병환자를품는법

과거의어느날에나를두고왔다-외상후스트레스장애
우리가목격한참사들│기억을지우려는뇌│세월호의심리적여파│외상후성장을바라며

직감이내게경고한다-뇌전증
이미경험한느낌│도파민의이모저모│익숙하다는착각에서│기억을다루는뇌│진료실에서의데자뷔

그사람은왜미운짓만골라할까-확증편향
머리가좋은사람│아인슈타인의뇌│뇌의크기에대하여│두개골을둘러싼논쟁│확인하고싶은마음│주관성과확증편향

멍석위의로봇되기-입스
갑자기불안해진투수│운동선수의전전두피질│주변의도움과방어기제

타인의고통을느낀다는것-거울-촉각공감각
내게부족한공감│거울뉴런의활성화│보기만해도아프다│환자의통증을느낀다면│피아를구분하는뇌│관계를위한노력

술이없으면어떻게견디지-알코올사용장애
너무빠른재발과재입원│술끊는약에대한두려움│치료에활용되는혐오│병명이바뀐알코올중독│10년단주의핵심비결

이상한게아니라아픈겁니다-뚜렛장애
증상보다무서운사람들의오해│약물치료다음에상담치료│틱은나의장점│숨길수도필요도없다

에필로그함께회복으로나아가기

출판사 서평

단편적인처방을넘어
치유의근본조건을탐색하다

정신과전문의인저자는공원에서환자를우연히만난다.하지만이여성은눈도마주치지않고지인들과함께지나가버린다.얼마뒤병원에서다시만난그환자는마치다른사람처럼살갑게다가온다.어색하게답례를하는순간,환자는먼젓번공원에서는함께있던지인에게자신의정신과내원경험을들킬까봐인사를하지않았다는이야기를털어놓는다.(252쪽)
치열한경쟁사회에서불안과우울을견뎌낸이들의에세이혹은정신의학·심리학전문가들의콘텐츠는꾸준히사랑을받고있지만임상현장의시점에서보면정신과에대한사회적편견은여전히공고하다.정신질환에대한인식은높아졌지만친구나동료에게약점을드러내지말라는조언역시함께늘어나고있다.안양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의센터장을거쳐다사랑중앙병원정신건강의학과에재직하며20여년간매일같이환자들을만나온저자는정신질환에대한편견을허물기위해고심하며열아홉가지정신질환의실상을알기쉽게설명한다.
책은‘회복탄력성resilience’으로서두를연다.정신의학계에서는회복탄력성의생물학적요소를찾으려는노력이활발하다.유전학,신경내분비학,신경생물학등다양한분야에서주목할만한연구성과가잇따르고있다.저자는이를흥미롭게풀어내는한편,한층더근본적인통찰을제시한다.탱탱볼이아무리좋은탄성력을갖고있어도무른면에서는튀어오를수없듯우리의마음도사회의노력과변화없이는온전히솟아오를수없다는것이다.(8쪽)책을읽다보면‘공동체의지지’가단순히교과서적인해답이아니라치유의구체적이고실질적인조건임을알수있다.
저자는힐링과위로를넘어‘정신을치료’하는정신의학의실질적힘을믿는다고말하는동시에면담과약물만으로는온전한회복에이를수없다고역설한다.“무언가를치료하는행위는사회적맥락에서도고려되어야한다”는것이다.이해를위해노력하는분위기,서로가서로의버팀목이될수있는사회적관계가선행되어야한다.

막연한고통을해부하는
정신질환의뇌과학

사회적요인을살피는것만큼이나개인의생물학적요인을살피는것역시정신질환을이해하는데중요한역할을한다.저자는이러한맥락에서정신질환의뇌과학적배경을풍부하게소개한다.곳곳에담긴흥미로운의학상식들은질환에대한입체적이해를돕는훌륭한징검다리가되어준다.
예컨대따돌림을당할때겪는심리적고통이뇌에서실제물리적통증과유사하게처리된다는연구결과는심리적고통의물리적실체를보여준다.‘신체이형장애환자의경우전두-선조회로가과도하게활성화되어전체적인조화를인식하지못한다’는설명은외모의특정부분에과도하게집착하는환자들의모습을이해하게만든다.쓸모없는물건을버리지못하는수집광의경우뇌가물건에자아를과도하게이입한다는사실을알고나면물건을버리는행위가그들에게는팔다리를내다버리는것과같은고통을동반한다는점을알수있다.이는환자들의고통이과장된것이아니며,개인의의지만으로쉽게조정될수없는차원의아픔이있음을이해하게만든다.
정신적고통에대한“온전한해결책은문제를제대로파악하는것에서부터시작한다.”(본문147쪽)저자는섣부른위로를건네기보다마음이불안하고고통스러운이유를과학의언어로명확히제시한다.이는독자가자신의문제를직시할수있도록돕는다.저자는나아가역경을잘견뎌내는사람들의생물학적·환경적조건을두루살피며,일상에서정신적어려움을극복할수있도록실질적인지침을제시한다.질환에압도당하는대신스스로치료의주체가되어삶을돌볼수있도록돕는것이다.단순공감으로그치지않는깊은이해는나와타인을연결하는계기로이어지고,이는회복을이끄는사회분위기로확장될수있다.

이해는연결이되고,연결은회복이된다

저자는정신질환을소개하는중간중간자신의이야기를소탈하게버무린다.의사로서첫증상발표를앞두고불안감을잠재우기위해자낙스를복용했던일,병무청근무시절동료의사들에게소외되는것같아마음의고통을경감시키기위해타이레놀을복용했던일….음반쇼핑에중독되었던시기에겪은갈망과금단증상을의존증과비교하기도한다.저자의말마따나그모습은“병원에서만나던의존증환자와여러부분에서유사했다.”(본문80쪽)
《82년생김지영》의주인공김지영의‘산후정신증’,《한중록》속사도세자의‘양극성장애’,뇌가타인과자신을구분하지못해맞는사람을보기만해도고통을그대로느끼는이의‘거울-촉각공감각’,어느날갑자기공을던지지못하게된야구선수의‘입스’,사람과의대화가무서워화장실에머무는슈퍼스타의‘사회불안장애’,창조성으로미화되곤하는작가들의‘기분장애’까지.‘아픈마음’의사례를하나하나곱씹고있으면이세상에는아프지않은사람이없는것처럼보인다.
이밖에도조현병,뇌전증,공황장애등다양한질환을둘러싼이야기들을따라가다보면수면부족과체중의관계,데자뷔와과몰입의과학적원리,슬픔과우울의차이등일상과맞닿아있는질문들을만나게된다.무시무시하게만느껴졌던질환에대한분석이오히려일상문제에대한단서가될수있음을느끼며낯선질환들역시이해할수있는영역의것임을알수있다.편견은정신질환을나와는완전히다른사람들의문제로여기는데서비롯된다.그러나책을읽다보면타인의아픔이내세계와무관하지않다는사실을체감할수있고,정신질환자를편견의테두리에가두는관점에서한걸음벗어나게된다.
저자는정신질환에대한차별에서나아가사회일반의차별문제로논의를확장한다.혹자는평소에보지못했던다른인종의사람을만났을때속으로는불안과공포를느껴감정의중추인뇌의편도체활동이증가한다.하지만순간적인느낌이차별로이어질것을우려해자신의태도를조정하고주의를기울인다.저자는자동발생한감정과그상위에있는이성적조절의줄다리기가우리의차별,혐오감정을좌우한다고말한다.따라서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명확한이해,그리고관계를위한노력이라고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