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뇌 : 뉴런부터 국가까지, 대화는 어떻게 인간을 연결하고 확장하는가

대화하는 뇌 : 뉴런부터 국가까지, 대화는 어떻게 인간을 연결하고 확장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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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은 왜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의 말을 신뢰하도록 진화했을까? 왜 누구와 대화했느냐에 따라 우리의 기억이 시시각각 달라질까? 어떤 기억은 살아남고, 어떤 기억은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이며, 인간 집단은 어떻게 대화를 통해 유지될 수 있었을까? 《대화하는 뇌》는 대화라는 행동에 관해 우리가 지금껏 들어본 적 없던 인간의 연결과 소통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더블린 트리니티대학교에서 뇌가 세상과 만나는 방식을 연구해 온 저자 셰인 오마라는 이 질문들에 답하며 인간이 어떻게 말하고 왜 대화하는지, 그리고 대화하는 동안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과학적으로 파헤친다. 최신 뇌과학 연구뿐만 아니라 심리학, 사회학, 철학, 인류학을 솜씨 좋게 엮어내는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공동체를 유지하도록 만드는 기반이 바로 대화였음이 밝혀진다.

저자

셰인오마라

저자:셰인오마라(ShaneO’Mara)
뇌과학자.아일랜드골웨이대학교에서심리학학사및석사학위를받았고,옥스퍼드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2009년부터2016년까지트리니티대학교신경과학연구소의책임연구원이자소장을역임했고현재심리학부에서뇌연구교수로재직중이다.왕립아일랜드아카데미의회원이기도하다.주로학습과기억을지원하는뇌시스템과이시스템이스트레스와우울증의영향을받는방식,또는심리학이나신경과학과증거기반정책및관련분야의교차점을탐구한다.150편이넘는논문을발표했으며,www.brainpizza.com에서신경과학,심리학을주제로다양한글을연재하고있다.저서로는《걷기의세계》등이있다.

역자:안진이
건축과미술이론을전공하고2004년부터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마음가면》,《못말리게시끄럽고,참을수없이웃긴철학책》,《주의력연습》,《프렌즈》,《지혜롭게나이든다는것》,《크레이빙마인드》등다양한분야의책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서장|인간은언제나이야기꾼이었다11

1장.대화를나눌때뇌에서는무슨일이일어나는가37
차례지켜말하기|질문이대답에영향을미치는방법|상대방에게귀기울이게하는대화수용성|상호작용을촉진시키는라포의힘|대화를가능하게하는조건|공통의문화적현실을구성하는기억

2장.인간은자기자신에게도말을건다75
인간의정신적삶에관한연구|현재와미래를위한기억|자서전적서사가만들어지는과정|해마가마음의방황에미치는영향

3장.집단적소통은어떻게가능한가101
수많은사람이하나의문제를해결할수있는까닭은?|집단적지식의두얼굴|집단정체성의명과암|집단적순응의종류|공통의현실을만들어내는잡담의힘

4장.사피엔스가기억을공유하는방법127
기억이라는사회적현상|집단기억이개인의기억을압도할까?|공통지식으로서의집단기억|뇌가스토리텔링을좋아하는이유

5장.과거와미래로의시간여행151
과거에대한기억과그한계|미래로의정신적시간여행|기억과언어의협력|기억시스템이발달하는과정

6장.대화가우리의현실을지탱한다169
자기자신에대해각각다르게말하는이유|기억인출을돕는협력적촉진과협력적억제|집단기억에대한순응|지극히사회적인인간|공통의현실감각이중요한이유|화자와자신을동일시하다

7장.기억은어떻게우리를과거와연결시키는가203
기억이없으면문화도없다|문화를지탱하는믿음|가용성추단이가져오는편향|우리는어떻게과거와만나는가

8장.국가는대화의발명품이다229
국경이라는발명품|초국가적조직과고립영토|대화를통해국가가만들어지는과정|국가가출현하기위한몇가지조건

9장.미래의국가를상상하다255
기억을통한국가형성과국가주의|공동으로창조된현실|국가의과거와미래를상상하는개인들|역사는선택적으로기술된다|대화를통해만들어낸세계

맺음말289
감사의글293
주295
찾아보기321

출판사 서평

서로다른뇌시스템간의상호작용이자
사회를구성하는가장핵심적인요소,대화

흔히‘호모사피엔스’라는이름의뜻에따라인간은본질적으로‘지혜로운인간’이라고말한다.하지만만약셰인오마라에게인간이무엇이냐고물어본다면,단박에인간이란‘대화하는인간’이라고대답할것이다.뇌과학의관점에서볼때대화는인간의삶을유지하게만드는가장핵심적인요소이기때문이다.오마라는대화를이렇게정의한다.“우리자신의기억과언어를지원하는뇌시스템과상대방의기억과언어를지원하는뇌시스템간의지속적인상호작용(21쪽)”이라고.대화는서로다른사람들간의뇌시스템을연결해주는다리이며,따라서대화가없다면우리가가진기억과언어는갈곳없이고립된다.
우리의뇌는대화상황에상당히기민하게반응한다.“일반적으로한화자가말을멈추고다음화자가말을시작하기까지의간격은0.2초정도이며(44쪽),”대화를나눌때우리의반응속도는“총알이발사될때의최소반응시간에가까울정도다(44쪽).”여러사람이대화를나누기위해서는차례를지켜서돌아가며화자가되어야하는데인간은하루에몇시간씩,“1500번이넘게(42쪽)”차례를바꾸어가며대화한다.라드바우드대학교의사라뵈겔스연구팀은대화상황에서뇌파를측정해우리는질문을들을때처음두세단어만을듣고대답을준비한다는것을밝혀냈다.질문에최대한빠르게반응할수있게끔뇌가준비하는것이다.

우리가이토록빠르게,자주대화를나누며살아가는이유는뭘까?그이유는바로대화가우리사회를구성하는가장핵심적인요소이기때문이다.사회가구성되기위해서는서로다른개인을하나로묶어줄공통현실또는공통기억이있어야하는데,이공통기억을만들어내는과정이대화의과정이다.즉대화가없었다면우리는서로를묶어줄공통기억을갖지못했을것이고따라서사회도구성할수없었을것이다.

왜영국사람들은100년전동상을끌어내렸을까?
:대화가만들어낸기억,기억이형성하는정체성

2020년영국브리스틀에서군중들이노예상인이었던에드워드콜스턴의동상을철거해서바다에던져버렸다.동상을세우고난후100년만에영국브리스틀시민들이이제는노예상인의존재를기념하거나그의이름을기억하지않도록결정한것이다.

한공동체안에서‘무엇을기억할것인가’라는질문은첨예한대립을불러오는상당히중요한질문이다.이기억의과정이치열한싸움이되는이유는기억이사회안에존재하는서로다른사람들을하나로묶는,가장중요한연결고리이기때문이다.그래서무엇을기억할것이냐의문제는곧한공동체가어떤가치관을가지고어떤문화를만들어나갈것인가의문제이기도하다.

따라서영국브리스틀군주들의결정은영국사회가더는노예상인을공동체를형성할연결고리로사용하지않을것임을선언하는것으로,“동상을부수는행위가역사적기록의일부가된다(220쪽)”라는주장도과언이아니다.

사회집단뿐만아니라개인에게도기억은과거,현재,미래를해석하게하는틀로써상당히중요한역할을한다.우리사회가무엇을기억할것이냐가집단적정체성을구성하는역할을한다면,내가무엇을기억할것이냐는개인의정체성을형성하게된다.개인의정체성을구성하는핵심기억을자서전적기억이라고부르는데,이름에서알수있듯이이기억은개인의인생이야기를만드는역할을한다.

흔히기억을과거에관련된것으로만생각하지만,기억이없다면지금내게일어나고있는일을제대로파악할수없으며마찬가지로미래에대한전망도잃게된다.예컨대,뇌과학영역의기억관련연구에서가장중요한사례로꼽히는헨리몰레이슨의경우를살펴보자.기억상실증에걸린몰레이슨은“최근에얻은정보를활용해서현재를해석할수없었으며(22쪽)”,“미래를상상하는능력이부족했다(22쪽).”기억이현재와미래를가늠하는기능까지담당하는것이다.다시말해기억은내가누구였으며,지금누구인지,그리고앞으로는누구일지까지결정한다.

우리가‘같은현실을공유하는우리’가되려면?
:잡담의숨겨진힘을찾아내다

우리가일상생활을해내기위해서는다른사람이생각하는현실과내가생각하는현실이일치해야한다.예를들어,기차표를사러매표원과대화를나눈다고하자.매표원은기차표에관련된지식을기억하고있어야하며,자신이기차표를팔아야한다는사실을인지하고있어야한다.만약그렇지않고매표원이기차표가격을잊어버린다거나기차표가아닌초콜릿바를팔려고한다면표를사고파는간단한행위마저불가능해진다.따라서“우리는대화를통해기억을조율하고회상을일치시키며사건에대한공통의이해를만들어(168쪽)”냄으로써공통현실을구성할필요가있다.

놀라운점은공통현실을바탕으로삼아집단지식을공유하는가장좋은방법이잡담(gossip)이라는점이다.긍정적인잡담은새로운구성원이집단에적응할수있도록도와주며,동시에부정적인잡담은집단안에서우리의행동을규율해준다.특히나규모가큰집단이나복잡한사회일수록잡담의역할이커진다.작은집단에서는서로가서로에대해많은정보를가지고있는한편,집단의구성이복잡할수록정보를얻을수있는통로와수단이필요하기때문이다.이렇듯잡담은간접적인방식으로집단정체성을유지한다.

물론집단정체성이항상긍정적인역할만하는것은아니다.집단지식,집단내에서공유되는정보가무엇이냐에따라서그결과는천차만별일수있다.사람들은공유된지식을‘공유되었기때문에’그대로진실이라고믿는다.그런데만약그정보가가짜뉴스였다면?혹은리더십이부족한지도자에의해퍼뜨려진편파적인정보였다면?사람들과연결되기위해집단의믿음을따르는건자연스러운일이지만,그일이곧부정적인결과로돌아올수있다는점을항상유념해야한다.

대화를통해만들어낸‘상상의공동체’,국가
:잉글랜드더블린에서미국국경을넘는법

대화를통해형성되는집단정체성은하나의가정,하나의기업이나지역정체성에그치지않는다.저자는국가또한대화를통해구성된정체성이라고본다.이를보여주는대표적인사례가바로잉글랜드더블린공항에있는미국CBP(관세국경보호청)다.더블린공항에서CBP직원들의출입국심사를통과한다는것은미국에서새롭게국경을넘을필요없이,미리국경을넘었다는말이된다.즉,잉글랜드더블린이라는미국외의구역에서CBP직원들은일종의허구적국경을유지하며감시하는것이다.

이점을이해한다면자연스럽게국가주의가어떤힘을발휘하는지까지나아갈수있다.국가주의는특정한시공간에있는사람들끼리공유하는“이게우리나라다.우리는나라에충성하고헌신하며자결권을가진다(260쪽)”라는의식이다.즉국가주의는대화의뇌과학적과정을통해형성되는강력한심리적힘이다.이힘은지나치게강력해서아돌프히틀러와같은독재자를낳기도했지만,때로마하트마간디나넬슨만델라의예시처럼국가주의가봉사와헌신을통해얻은권력을지지하도록하는수단이되기도했다.

정치학자베네딕트앤더슨이1983년《상상된공동체》라는책을통해국가가상상의공동체라는인문학적설명을해냈다면,《대화하는뇌》에서저자셰인오마라는심리학적이고뇌과학적인분석을통해국가가상상의공동체이며,그상상의도구가바로대화임을밝혀낸다.개인의삶뿐만아니라국가라는거대한사회에서대화가어떤역할을하는지를탐구해나가는이여정을통해,이책은인간을가장인간답게만드는행위가무엇인지에대해우리에게질문을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