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이 자라는 시간 :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엄마의 모든 것

엄마의 마음이 자라는 시간 :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엄마의 모든 것

$14.05
저자

김효원

진료실에서나집에서나아이를키우는게주된일인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의사다.서울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같은대학에서석사,박사학위를취득했다.서울대학교병원에서수련을받아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가되었으며,서울대학교병원어린이병원에서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전임의과정을밟았다.마음의문을굳게닫은아이들이자신을믿어주는사람을만나면서변화해가는것을보고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를선택했다.

아이들에게가장중요한사람은부모이며,아이들은부모가믿고기다려주는만큼자라고변한다.그렇지만아이의발달을지켜보고있노라면부모는불안하고초조해지기마련이다.그런부모의마음을다독이고,나아가아이들을이해하고,믿고,기다려줄수있도록돕기위해현재서울아산병원어린이병원에서아이들과부모들의마음을돌보고있으며울산대학교의과대학교수직을병행하고있다.지은책으로『육아상담소:발달』과공저『아이들이사회를만날때』가있다.

목차

머리말

제1부엄마도엄마로자라는중이다

그렇게엄마가된다
할머니를엄마라고부르는아이
젖을떼기어려운엄마
어떤아이로키우고싶으세요?
엄마는세상의어려움을막아주는사람
아이를키우는것은끊임없이내려놓는일
아이의유서를찢은엄마
아이는결국스스로큰다

제2부아이의빛나는내면을발견하려면

코끼리를들어올린개미
십대의뇌:전두엽과변연계
감정에이름붙이고읽어주기
훈육의말과감정표현법
엄마의잔소리,전략적으로하기
아이가사과하지않을때
아이와거리두기
신체증상으로애정을호소하는아이들

제3부내등위에올라탄아이들

위로받을존재는엄마들
엄마를미워하는아이들
노이즈캔슬링헤드폰을끼듯
희생이아닌선택이다
내아이가가해자일때
1000개의회색을보는아이
아이가저를이해해주면안되나요?
아이를잃는다는것
죽음을준비하는엄마의자세
엄마는언제나네편

제4부엄마도불완전한사람

외로우니까부모다
사랑에서삶의고단함으로
배우자의상처를견디는것
엄마가사랑했던소년
싫다고말하는것이두려운아이
부당한상처는받지않겠습니다
소아당뇨,난독증,ADHD아이도함께어울리는사회
부모의성장통
행복한부모의아이가행복하다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아이의좌절,상처,슬픔을함께겪는엄마들

영규는4세3개월때진료실에왔다.아이는특이했다.엄마한테“아줌마”라부르고친할머니한테는거꾸로“엄마”라고했다.“영규는몇살이야?”물으면“일흔두살”이라하고,자신의이름은영규가아니라고도했다.발달문제가아닌가싶어동네병원에갔더니자폐증이의심된다며대학병원에가보라고했다.막상저자가만난영규는눈도잘맞추고또래보다더똑똑하며상상력이풍부해보였다.그런데무슨이유로아이는자꾸엉뚱한대답을하고,엄마를엄마라부르지않는걸까?
저자는상담을하면서영규부모님이대학시절출산한까닭에아이는자기의사와상관없이친할머니집과부모님집사이를왔다갔다하며살았던사실을알게되었다.아이라면어려서땅에발딛는감각을충분히얻도록애착을잘형성해야하는데,영규는애착대상이친할머니였다가엄마로바뀌고다시친할머니가되면서혼란을겪을수밖에없었다.아이는할머니와헤어질때는떨어지지않으려했지만,부모님집에서할머니네로갈때는아쉬운기색하나보이지않았다.
저자는영규를대하는부모의태도를살피면서정신분석학자에릭에릭슨의중년기발달과제를설명한다.특히영규엄마정현씨처럼중년에도발달은현재진행형이다.즉엄마는아이의발달뿐아니라자신의발달단계또한세심히살펴야하는것이다.저자역시출산후에대학병원에서전공의과정을밟느라지방에있는친정에아이를맡긴경험이있다.이렇게엄마로서의발달과제가버겁거나,스스로가부족하다고느낄때,엄마들은무력감에서잘벗어나지못하고,어떤이는우울증에걸리기도한다.
초등학교3학년생아영이는친구들과잘어울리지못하는문제로병원에왔다.유치원에서도옆에누군가다가오면밀쳐내는등또래들과문제를일으켰다.아이는자기가불편하면화를내고,평소밝게지내다가도기분이상하면갑자기친구들한테표를냈다.이런아영이옆에친구들은점점다가오려하지않았다.딸의문제점을보고아빠는아내탓이라고했다.아영이엄마또한이를수긍했는데,화나면손이먼저나가고,아이를너무자주혼냈던것이다.
상담을하면서저자는우선엄마지연씨의속내를들어봤다.“아이를돌보는게힘들어요.”“몇년전부터는우울해서죽고싶다는생각도가끔해요.”“내아이를성숙한인간으로키워내야하는게두려워요.”지연씨는외할머니와홀어머니슬하에서학업을중도에그만둘만큼여유없이자랐다.그런지연씨에게의지할존재는없었고,남편역시직장일에치여지연씨가마음을기댈만한대상이되지못했다.그런데지연씨는아이를낳자아이가전적으로자신한테만의존하는점이좋았다.문제는이후아영이가자기주도적으로변하면서불거졌다.지연씨는‘나만의지해야하는데’‘나한테감히’라는불안과분노가동시에들면서한때아이를던져버리고싶은충동마저느꼈고그럴때면아이를차갑게대했다.
저자는아영이마음에서엄마지연씨마음으로옮겨가면서엄마도‘분리개별화’가잘이뤄져야한다고설득한다.“소중한존재를잃어버리는듯한불안함과내존재의미가없어지는느낌이들겠지만,아이가세상을탐색하고독립을향해갈수있도록살짝밀어주는역할을해주세요.”저자는지연씨에게“부모가된다는것은결국아이를조금씩보내주는일”이라고말해주었다.그리고가끔부모자신의마음에일어나는일을잘들여다보고이것을아이문제와구별해보는시간을갖는것이필요하다.

예민하고불안한기질을타고난아이들

진료실에는불안과걱정이많은아이,먹는것이나자는게까다로운아이들이종종방문한다.밤에쉽게잠들지못하고바스락거리는소리에도깨서울며,입이짧은아이가많다.만6세인은지도예민한아이였다.아기때부터겁이많아기고걷는게또래보다늦었다.말을잘하게되면서부터는“집에도둑이들면어떡해요?”“엄마가밖에나갔다가무슨일이생기면어떡해요?”라며일어나지도않은일을미리걱정했다.불안은늘은지가까이에있어현실보다더큰실체처럼다가왔다.저자가은지에게가장걱정되는게뭔지묻자“엄마가죽을까봐걱정돼요”“친구한테나쁜일이생길것같아요”라고털어놓았다.아이의마음을좀더알고싶어그림을그려보라고했더니꽃이다떨어져죽은나무를그려우울과위축감을읽어낼수있었다.
저자는은지엄마서연씨의이야기를들어보았다.서연씨역시불안이높고에너지가별로없는사람이었다.은지한테새증상이생기면“선생님큰일났어요.은지가손톱을뜯어요.어떡해요?”라며아이의불안을엄마쪽에서몇배로불렸다.아이마음속에서일어나는불안을이해하고받아들이는데에는엄마의역할이중요하다.엄마라는배가파도에흔들리면,그배를타고있는아이는파도를더심하게느끼게된다.
불안함과예민함은타고나는기질이다.특히아이들은아직강한불안을견딜힘이부족하기때문에저자는주변사람들이“괜찮아”“네가걱정이많이되는구나”라면서감정을짚어주면잠깐이라도불안이줄어들수있다고조언한다.발달초기에아이의불안에대해적절히반응해주고,다독이고,보듬어주면불안이줄어들기도하며,이런경험을통해아이는자기마음속의불안을들여다보면서스스로진정시키는법을배우기도한다.
엄마또한아이의불안감을계기삼아자신의불안을자세히들여다보는것이좋다.서연씨는결혼하고두아이를키우면서는지치고,우울하고,에너지가없었다.은지가불안해하면‘쟤는왜저러나,무슨문제가있나’싶어몸과마음이다스트레스를받았다.아이가온전히의존하는엄마가먼저자기감정을제대로인식하고표현하다보면긴장감이조금누그러지게된다.그러면불안을견디는법을배울수있다.아이보다오히려엄마먼저스스로를잘돌보는것이중요하다고저자는강조한다.

아이가저를이해해주면안되나요?

저자는병원에서아이들을진료하는것외에ADHD엄마들모임,아스퍼거증후군엄마들모임,발달지연아이를키우는엄마들모임,유방암으로치료중인엄마들모임등에서엄마들과이야기를나눠왔다.이책의3부는‘내등위에올라탄아이들’을다루고있는데,제목이암시하는것처럼엄마들의엄청난중압감을주제로한다.여러사례가있지만그중에서도엄마를미워하는아이는엄마들에게가장큰상처가된다.생각보다많은아이가엄마를미워한다.엄마가상처되는말을해서,나를조종하려고해서,내가하고싶은것을못하게해서…….진료실에온민준이도잔소리하고막대로때리는엄마가싫다고했다.문제의발단은게임이었는데,민준이는자신이할일다하고잠자는시간줄여게임하는게왜문제냐며엄마한테소리지르고화내고,심지어때리기까지했다.
이렇게아이가슬픔이나분노등부정적인감정을표현할때다독이고자상하게보살피며말로표현하게하느냐아니면그냥억누르느냐에따라아이는전혀다른성인으로자라난다.저자는정신분석학자윌프레드비온의개념을들면서,“아이마음속에있는부정적이고모호한느낌의덩어리들을엄마가담아주고,해석하고,이름붙여서의미화해주는게필요하다”고말한다.아이의소리지르는행동자체에반응하기보다그속에숨겨져있는서운함,이해받고싶은감정을읽어주라는것이다.그런데이렇게감정발견과언어화작업을하려면우선엄마자신에대한비난이나미움같은부정적인감정을견딜수있어야한다.
부모가먼저자신의모자란모습을인정하면아이또한자신의부족한면,공격성,좌절감을견딘다.아이들이사는세상은어른의세계보다더날것이고모호하며부정적인감정을많이주고받는곳이다.이럴때부모가아이에게미움받을준비가돼있다면,아이는이런세계에좀더용감하게맞서갈수있을것이다.
***
이책은아이의성장통과엄마의성장통을동시에담고있다.엄마는아이를키우면서다시금자신의어린시절로돌아가내안의어린이를직면하고,상처가많았던그아이를다독이는와중에내아이의문제까지헤쳐나가야한다.
저자는대학병원에서아이들을진료하면서아이를잃은부모들을만날일이많았다.선천성기형,백혈병과같은신체질환으로죽은아이도있었고,할아버지가운전하는차를타고여행하다죽은아이,시댁모임에서땅콩을먹다가목에걸려죽은아이가있었다.그렇게먼저떠난아이들도있지만,이제는병원을벗어나어엿한성인이되어따뜻한편지를보내오는이들도있다.
이책은20여년동안만나온아이와엄마들이야기를사례별로모은것이기도하다.저자는진료실에서아이들에게가장많이하는말이“너를믿어주고기다려주고너의제일큰편이되어주어야하는사람은너야.너자신에게네가잘하고있다고격려해줘”라고한다.이책에서저자는똑같은말을부모님들께도해드리고싶다고한다.“지금이렇게힘든시간을아이와함께견디고있는자신에게잘하고있다고토닥토닥해주세요.지금충분히잘하고계세요”라고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