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고 말하기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의 심리학)

말하지 않고 말하기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의 심리학)

$24.00
Description
주관과 객관을 뛰어넘는 소통의 기초
AI 시대, 우리가 잃어버린 ‘상호주관성’을 복원하기 위하여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이 밝혀낸 인간 상호작용의 비밀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터치, 눈맞춤, 정서 조율, 순서 바꾸기, 함께 보기, 관점 바꾸기
인간 소통의 가장 오래된 구조를 다시 묻다
오늘날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말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스마트폰 하나로 지구 반대편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인공지능은 유창한 문장으로 우리의 질문에 답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외롭고, 그 어느 때보다 관계에서 자주 실패한다. 말 잘하는 사람이 정작 가장 가까운 이와 소통하지 못하고, 논리적으로 완벽한 설명이 상대의 마음에 닿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통이 이토록 어려운 것은, 우리가 소통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통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다. 서로의 몸과 눈빛과 리듬이 얽혀 의미를 공동으로 구성하는, 살아 있는 상호작용의 과정이다. 소통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다. 나머지 93%는 터치, 눈맞춤, 표정, 침묵, 호흡의 리듬-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들이 채운다. 심리학자 비고츠키에 따르면, 우리는 소통하기에 존재하고 소통하기에 생각할 수 있다. 데카르트의 고전적인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정면으로 뒤집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다. 즉, 우리는 소통하기에 존재한다.

AI 시대, 인간만이 지닌 비언어적 소통의 힘
감탄과 존중의 심리학을 위하여 제안하는 상호주관성의 원형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말하지 않고 말하기』는 이 혁명적 전환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발달심리학자 비고츠키와 대니얼 스턴, 진화인류학자 토마셀로, 대화 분석을 창시한 사회학자 하비 색스 등의 연구를 종횡으로 엮으며 소통의 가장 근원적인 조건 여섯 가지를 제안한다. 이는 아기가 엄마의 손길을 처음 느끼는 순간부터 시작되어, 언어 습득과 자아 형성, 나아가 민주주의와 문명의 조건으로 확장되는 인간 상호작용의 전체 지도와 같다.
저자는 단지 심리학 이론을 설명하지 않는다. 각 개념을 현실과 충돌시키며 낯설고 예리한 각도로 세상과 인간을 읽어낸다. 오바마의 ‘6초간 침묵’이 왜 21세기 최고의 연설이 될 수 있었는지, 해리 할로의 70년 전 원숭이 실험이 증명한 정서적 유대의 중요성이 현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사이버스페이스에서는 왜 모두가 질투와 분노에 휩싸여 있는지-이런 질문들이 비고츠키, 피아제, 칸트 등 수많은 학자들의 견해와 맞닿으며 예상치 못한 깊이와 넓이로 전개된다.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 저자는 제안한다. 우리가 감탄하고 감탄받는 상호주관적 경험-헤겔이 인정투쟁으로, 칸트가 숭고로 말하려 했던 바로 그것은 기계가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를 완벽하게 흉내 내는 시대일수록,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더 유창한 말이 아니다. 바로 ‘존중의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감탄으로 매개되는 인정받는 느낌’이다. 상호 존중이 사라진 사회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비교하고, 쉽게 분노하며, 사소한 심리적 상처에도 깊이 흔들린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소통은 더 많은 정보도, 더 빠른 연결도 아닌 서로 감탄하는 상호주관적 경험의 회복이다. 사람이 살 만한 디지털 사회의 조건은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감탄을 통해 서로를 인정받는 존재로 느끼게 하는 존중의 문법이다.
『말하지 않고 말하기』는 소통을 기술이 아닌 존재의 조건으로 재정의한 책이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관계에서 자꾸 실패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장 근원적인 문화심리학 수업이 될 것이다.
저자

김정운

문화심리학자.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이자‘나름화가’.고려대학교심리학과를졸업하고,독일베를린자유대학교심리학과를졸업(디플롬,박사)했다.독일베를린자유대학교전임강사및명지대학교교수를역임했으며,일본교토사가예술대학단기대학부에서일본화를전공했다.2016년한국으로돌아와여수끝섬에살면서그림그리고,글쓰고,가끔작은배를타고나가눈먼고기도잡는다.베스트셀러『창조적시선』,『에디톨로지』를비롯해『바닷가작업실에서는전혀다른시간이흐른다』,『가끔은격하게외로워야한다』,『나는아내와의결혼을후회한다』,『남자의물건』,『노는만큼성공한다』등을집필했다.

목차

프롤로그1_도대체우리는어떻게서로이해할수있는걸까요?
프롤로그2_이책의학술적맥락에관하여
Part1.터치_Touch
혼자만기쁘면,더슬퍼집니다/권력과터치:어깨두드리기/만지면덜아픕니다/사랑의본질
Part2.눈맞춤_EyeContact
7년간나쁜섹스/인간이위대한이유는‘미숙한개체’로태어나기때문입니다/‘강한것’이아니라‘다정한것’이살아남습니다/개처럼인간도스스로가축화의과정을겪었습니다/눈맞춤에서시선으로:부끄러움의탄생/시선이작동하지않는새로운공간의탄생/보는사람과보이는사람사이의권력
Part3.정서조율_AffectAttunement
그들은눈을마주치면웃습니다!/미소라기에는애매한모나리자의미소/감정불편사회:이모티콘을쓰는이유/의사소통의비밀을풀어낸20세기최대의발견/놀라운신생아의모방능력/가장형편없는인간건축가가최고의꿀벌보다위대한이유/느닷없이내2만권의책이필요없어졌습니다!/희한하게도서양의현인중에는‘맹인’이많습니다/언어는‘사회화’되는걸까요,‘내면화’되는걸까요?/‘미술’보다‘음악’이더위대합니다!/AI는절대먼저말을걸지않습니다/색을듣고,소리를본다!/‘객관성의신화’에서‘상호주관성의세계’로
Part4.순서바꾸기_TurnTaking
‘6초의침묵’이21세기최고의연설을가능케했습니다/“누가그랬어?”/생방송에침묵이흐르면방송사고입니다!/단언컨대,AI는죽었다깨어나도(?)인간처럼말하지못합니다!/침팬지는인간의언어를배울수없습니다!
Part5.함께보기_JointAttention
시선이곧마음입니다/‘의사소통적합리성’의진화생물학적기원/인간문명의기원:‘9개월혁명’/인간만하늘을‘함께’올려다봅니다/5명만하늘을올려다보면거리의모든사람이따라서봅니다/자꾸하고(!)싶어지는이유는?/매우폭력적인‘포식적관객’의출현
Part6.관점바꾸기_PerspectiveTaking
MBTI는혈액형이나별자리와큰차이없습니다/원래‘교양’은없었습니다/하버마스의‘공론장’과심리학의‘관점바꾸기’/‘마음이론’은선천적으로타고나는걸까요?/날지도못하면서어떻게새의시선으로볼수있을까요?/나이가들어서도‘관점바꾸기’가가능하려면/인간은체계적으로비합리적입니다!/우리가가짜뉴스와음모론에쉽게속는이유는당연합니다/‘관점’의기원/세가지중하나만선택해야한다면?‘지루함’,‘불안함’그리고‘재미’
보론(補論)_왜소통하는가
아주사적인에필로그_지난30년동안이책을너무나쓰고싶었습니다

출판사 서평

주관과객관을뛰어넘는소통의기초
AI시대,우리가잃어버린‘상호주관성’을복원하기위하여
문화심리학자김정운이밝혀낸인간상호작용의비밀

우리는대개소통을‘말을잘하는기술’로이해한다.적절한단어를고르고,논리를세우고,상대를설득하는능력말이다.그러나정말그럴까?갓태어난아기는아직단어를모르고문장을만들지도못한다.그럼에도몇개월이지나면타인과함께웃고,울고,기다리고,반응한다.더시간이흐르면타인의시선을따라가고,마음을짐작하고,자신의생각을상대에게납득시키려한다.대체이짧은시간동안아기에게는무슨일이일어나는것일까.우리는언제부터,무엇을통해,서로를‘이해할수있는존재’가되는가.이책은그오래되고도근본적인질문에서출발한다.
『말하지않고말하기』는소통의기원을‘발신자-메시지-수신자’라는익숙한도식바깥에서다시추적한다.저자에따르면인간소통의출발점은문장도,정보도,논리도아니다.먼저오는것은몸이다.피부와피부가맞닿는‘터치’,서로의존재를승인하는‘눈맞춤’,감정의리듬을교차시키는‘정서조율’,말하기전부터작동하는‘순서바꾸기’,두사람이하나의대상을동시에주시하는‘함께보기’,타인의시선으로세계를다시구성하는‘관점바꾸기’.이여섯가지요소는단순한발달단계가아니라,인간이어떻게‘나’와‘너’의분리를넘어‘우리’라는경험을형성하는지보여주는소통의원형이다.
이책의가장큰특징은비언어적소통을정보전달의보조수단이나감정표시로만다루지않는다는점이다.저자는문화심리학과발달심리학,상호주관성연구를가로지르며,인간의고등한정신기능조차먼저사람사이에서발생하고이후개인내부로내면화된다는비고츠키의통찰을오늘의언어로다시풀어낸다.자아는처음부터홀로주어진것이아니라,타인과의상호작용이내면으로스며들며비로소형성된다.그러므로소통은이미완성된개인들사이에오가는메시지가아니라,개인자체를빚어내는선행적사건에가깝다.이책은바로그장면을,일상의사례와정교한심리학적연구를단단히엮어설득력있게복원한다.

설득보다공감,유창한말보다는함께보기
감각이교차하는감탄과존중의소통법
관계의숨겨진열쇠,상호주관성을주목하다

전세계엄마들은갓태어난아기에게어김없이같은말을건넨다.“어유,누가그랬어?누가그랬어?”도대체무엇을,누가,그랬냐고묻는것인지알수없다.그런데이말은한국어만이아니다.“Whodidthat?”(영어),“Quiafaitça?”(프랑스어),“Werhatdasgemacht?”(독일어),“だれがやったの”(일본어)-언어는달라도전세계엄마들이아기에게건네는말의구조는동일하다.발달심리학자대니얼스턴과콜윈트레바덴에따르면,이말은사실질문이아니다.‘누가?’라는억양그자체가“지금이리듬에네가응답해야한다”는사회적신호다.인간의소통은이렇게,언어이전의리듬에서시작된다.
그런데우리는이사실을너무오랫동안잊고살았다.소통에관한대부분의이론은발신자가수신자에게메시지를전달하는‘선형모델’을당연한전제로삼아왔다.디지털정보공학의기초를설계한클로드섀넌의이론이인간의사소통의표준모델로굳어진결과다.‘의미’는사라지고‘정보’만남은것이다.독일의사회철학자하버마스는일찍이이모델의치명적결함을지적했다.진정한소통은메시지의정확한전달이아니라,참여자들이서로의주장에대해타당성을검토하고합의에도달하려는‘상호주관적의미형성과정’이라는것이다.그러나그주장을뒷받침할경험적토대는오랫동안부재했다.
『말하지않고말하기』는바로이공백을채운다.문화심리학자김정운은20세기후반재발견된비고츠키심리학과거울뉴런연구,그리고최근의상호주관적소통연구들을시대적맥락에맞게재구조화하며인간상호작용의전체지도를그려낸다.비고츠키,스턴,토마셀로,하비색스,하버마스,카너먼,헤겔,칸트-동서를가로지르는사상가들의통찰이여기서하나의일관된논리로수렴된다.소통은메시지를주고받는것이아니라,두사람이‘상호주관적세계’를공동으로구성하는과정이라는것이다.

터치:스킨십이사라진사회에서우리는무엇을잃었는가
터치는단순한감각자극이아니다.그것은‘나’라는존재가타인에게처음으로확인받는방식이다.저자는피부접촉이옥시토신분비와신뢰형성에미치는영향,신생아의캥거루케어가발달에미치는효과등다양한연구를통해터치가소통의생물학적토대임을보여준다.마스크로가려진표정,비대면으로대체된만남,스마트폰너머로쏟아지는말들-우리는매일스마트폰을‘터치’하지만,그안에서로의존재를확인시켜주는신체적온기는없다.소통의첫번째조건이조용히무너지고있다.

눈맞춤:시선이곧마음이다
인간의눈은영장류중유일하게공막,즉흰자위가크게발달해있다.시선의방향을상대에게노출하도록진화한것이다.‘내가지금무엇을보고있는지’를숨기지않는이설계는,우리가같은것을함께보고있다는신호를주고받기위한것이다.눈맞춤은단순히서로를바라보는행위가아니라,상대를하나의인격으로승인하는행위다.엄마와아기가눈을맞추는순간,두사람사이에는언어이전의대화가시작된다.시선을통해감정이전달되고,존재가확인되며,관계의문법이형성된다.

정서조율:감정은혼자느끼는것이아니다
발달심리학자대니얼스턴은엄마와아기의상호작용을프레임단위로분석하다가놀라운장면을발견했다.아기가장난감을흔들며“아!”하고소리를지르면,엄마는같은리듬으로몸을앞뒤로흔들며화답한다.소리를소리로흉내내는것이아니라,리듬과강도와형태를교차하며감정의파장을서로맞추는것이다.스턴은이것을‘감각정서’라고불렀고,이상호주관적정서교류가자아형성과타자이해의토대라고보았다.
저자는이‘정서조율’개념을소통이론의핵심으로끌어올린다.코로나19팬데믹동안마스크를착용한사람들사이에서정서조율이어떻게무너졌는지,화상회의에서참가자들의감정이왜그토록빠르게소진되는지-소통의피로는정보의과잉이아니라정서조율의실패에서온다.나아가저자는이‘감각양식의교차모방’을단순한영유아기발달개념으로보지않는다.이미존재하는대상을다른감각의언어로재해석하는‘감각의교차편집’이곧인간창조의본질이라는것이이책의가장도발적인주장이다.독일바우하우스가실천했던‘색깔을듣고,소리를본다’는공감각적실험이개인의타고난능력이아니라상호주관적실천의산물이라는통찰이여기서나온다.

순서바꾸기:대화는0.2초의기적이다
사회학자하비색스는1960년대로스앤젤레스자살예방센터의전화상담녹취를분석하다가기이한사실을발견했다.사람들은아무런규칙도없이잡담을나누는것처럼보이지만,사실누가언제말을시작하고멈출지를정확하게조율하고있었다.이후색스는동료들과10년이상의연구끝에인간대화의‘순서바꾸기’체계를발견했다.
2015년레빈슨과토레이라의연구는이혁명에쐐기를박았다.인간의대화순서바꾸기에걸리는평균시간은0.2초에불과했다.말이끝나기도전에이미대답을준비하고있다는뜻이다.이는단순한반응이아니라상대의의도를실시간으로예측하며이루어지는‘예측적협력행동’이다.가장정교한AI모델조차이0.2초의순서바꾸기를재현하는데실패한다.인간의대화는수백만년에걸친진화의산물이기때문이다.

함께보기:문명은함께하늘을올려다보는것에서시작되었다
생후9개월,아기에게결정적인인지혁명이일어난다.그전까지엄마의얼굴만주로보았다면,이제엄마가고개를돌리면그시선을따라간다.‘엄마가무언가를보고있다’-타인을처음으로‘의도를가진존재’로인식하는순간이다.진화인류학자토마셀로는이것을‘9개월혁명’이라불렀다.이능력은침팬지에게는없다.아기는상대방의고개가움직이지않고눈동자만위로향해도즉시그시선을쫓아가지만,침팬지는눈동자의방향에는전혀반응하지않는다.저자는이차이가인류문명전체를설명한다고본다.별자리가만들어지고,신화가태어나고,문명이구성된것은바로이‘함께보기’능력위에서였다.타인의시선을따라가는이단순한능력이추상적사고와상상력의출발점이다.

관점바꾸기:피해자서사에서벗어나는유일한길
책의마지막파트는가장도전적이다.저자는한국사회의가장뜨거운이슈-피해자서사,팬덤정치,MBTI열풍-를관점바꾸기의실패로읽어낸다.
한국어‘억울함’은외국어로번역되지않는다.이단어에는세가지의미구조가엉켜있다.‘나는잘못하지않았다’,‘부당한처우를당했다’,‘분하고답답하다’.저자는이정서가식민지경험과전쟁,압축성장을거치며한국인의집단심리에깊이각인된‘자아의외주화’-자존감의근거를타인의인정에서찾는구조-와맞닿아있다고진단한다.피해자가되는순간마음은편안해진다.피해자는약하지만도덕적으로옳기때문이다.그러나이안도감이상대를악마화하고,진정한소통을불가능하게만든다.관점바꾸기는이악마화의메커니즘을해체하는인지적용기다.

감탄-소통의궁극적목적
보론에서저자는여섯가지키워드를관통하는하나의테마를제시한다.우리는감탄하고,감탄받기위해산다는것.헤겔의인정투쟁,칸트의숭고,엘리아스의문명화과정을경유하며저자는인정과감탄과존중의차이를섬세하게구분한다.인정은머리로하는승인이고,감탄은그승인이온몸으로살아난순간이다.그리고존중은감탄이가능하기위한문법이다.
AI는인정하고칭찬하는말을무한정생성할수있다.그러나진정으로감탄하지는못한다.타인의존재에온몸이반응하는상호주관적경험,소통의궁극적목적은바로그감탄의순간에있다.SNS가포식적관심으로넘쳐나고,알고리즘이관점바꾸기의자리를메우는지금,이책은묻는다.우리는진짜로소통하고있는가.말하기이전에이미이루어져야할것들이사라진자리에서,우리는무엇을잃고있는가.

무엇보다이책이지금이순간절실한이유는,우리가그어느때보다많이연결되어있으면서도정작소통의토대를빠르게잃어가고있기때문이다.스마트폰을터치하지만타인의체온은사라졌고,서로를응시하지만존중의눈맞춤은줄어들었으며,알고리즘은대상을함께바라보던경험을포식적관심과즉각적인분노로바꾸어놓았다.AI는인간의말투를능숙하게흉내내지만,‘말하기전에이미말해야하는것들’의감각과역사를갖고있지않다.『말하지않고말하기』는바로그사라져가는자리,인간소통의가장원형적인층위를복원하려는시도다.정보는넘치는데이해는사라지는시대,이책은다시처음으로돌아가묻는다.우리는과연무엇으로서로를이해해왔는가.그리고그능력을잃지않으려면,지금무엇을되찾아야하는가.

『말하지않고말하기』는심리학과철학과문화론이만나는자리에서탄생한책이다.학술적엄밀함과저자특유의날카로운유머가공존하며,비고츠키와토마셀로의발달심리학이한국정치와직장문화와인간관계의언어로번역된다.관계에서자꾸실패하는사람들을위한,가장근원적인문화심리학수업이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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