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여섯 얼굴 : 우울, 불안, 분노, 중독, 광기, 그리고 사랑에 관하여

마음의 여섯 얼굴 : 우울, 불안, 분노, 중독, 광기, 그리고 사랑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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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의 마음과 감정 그리고 삶의 조건에 대해 오랜 시간 궁리하고 들여다보고 탐색해온 정신과 의사의 우리 마음에 대한 보고서이자 속 깊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고백이다. 흔히 병리이자 질환이라고 여겨지는 우울, 불안, 분노, 중독, 광기를 살피는 지은이는 이러한 감정들이 가장 정의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 중 하나인 사랑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색한다.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과 나눈 수많은 이야기와 그들의 목소리 그리고 지은이 자신의 삶에서 끌어올린 내적인 자기 고백이 인간의 마음을 탐구했던 사상가와 예술가의 생각들과 연결되어 하나의 독특한 그림을 그려낸다. 무엇보다 의사로서 혹은 치유자로서 환자의 마음을 해석하고 분석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관통했던 기억과 경험 그리고 자신만의 내밀한 이야기들이 잔잔하고도 깊은 울림을 갖는다. 인간의 감정과 마음에 관한 시적(詩的)이고 통찰력 있는 분석이 오랜 시간 동안 벼리고 다듬어 쓴 간결하고 빛나는 문장에 담겨 있다.

저자

김건종

서울대학교병원에서수련받고정신건강의학과의사가되었다.『마음의여섯얼굴』『우연한아름다움』『바라;봄』을썼고,『자아와방어기제』『정신적은신처』『수치어린눈』『황홀』『충분히좋은엄마』등을우리말로옮겼으며,『피글』과『리딩위니코트』를감수했다.위니코트를좋아하여오랫동안곁에두고공부해왔다.

목차

추천의글아주두꺼운책_박한선6
머리말11

첫번째얼굴:우울19
두번의우울삽화∥너무도강력한∥우리는감정에명령할수없다∥우울할능력이없는∥대를건너넘어가는우울∥상실,우울그리고쿨함∥약이당신의삶을흐릿하게만들지않나요?∥지극히서구적인문화적발명품∥혼란이자깨달음,고통이자받아들임∥무의식이보내는메시지∥오랫동안마음이비어버린결과∥깊은나,표면의나∥고독이미덕은아니다

두번째얼굴:불안63
더행복해지기위해서가아니라덜불안하기위해서∥내면의불안을병리화하기∥불안에대한불안때문에불안한∥우리마음에는부정형이없다∥오이디푸스콤플렉스∥위니코트의불안∥엄마의눈그리고수치∥느낄수는있지만겪을수는없는∥두려운낯섦

세번째얼굴:분노101
상처받은마음이있다∥분노중독∥시기심,공격자와의동일시∥우리엄마는착해요∥좌절이알려주는것∥죽을까봐두려워하지않고,죽일까봐걱정하지않고

네번째얼굴:중독129
이러면안되는데하면서자꾸하고싶은∥중독은블랙홀처럼∥자아를잃어버린좀비∥뇌가만든아편∥욕망은욕망에대한욕망∥열정과중독사이∥중독권하는사회

다섯번째얼굴:광기159
미쳤다는것은무엇일까?∥광기안에서우리는비로소멀쩡하다∥어른이되는일∥현실과상상사이∥균질한광기는없다∥광기의내면∥어쩌면지나치게생생하게삶을경험하는…∥광기를이해할수있는가장일상적인순간,꿈∥우리는언제나환각을겪고있다

여섯번째얼굴:사랑197
결코꿈도꾸지못한감정속으로∥나를만져줘요,엄마.그래야내가여기있잖아요∥성욕과섹스∥친밀함과성적흥분과미묘한공격성이뒤섞인∥자존감의근원∥낭만적사랑∥사랑의여러얼굴

맺음말229
미주240
그림및사진출처244
찾아보기259

출판사 서평

우리는왜우울하고,불안하며,화를내고,중독되며,미치고,사랑하는것일까?
인간의감정과마음에관한시적(詩的)이고통찰력있는분석
오랜시간벼리고다듬어쓴간결하고빛나는문장
독자들의이어지는찬사!정신과의사들이강력추천하는책!


우리는왜우울하고,불안하며,화를내고,중독되며,미치고,사랑하는것일까?정신과의사로일하고있는지은이가우리의여섯가지감정을주제로쓴이책은우리가흔히병리이자질환이라고생각하는우울,불안,분노,중독,광기가어떻게(가장정의하기어렵고,이해하기어려운감정중하나인)사랑이라는감정과연결되는지를탐색한다.
사실책이인간의마음이라는무궁하고난해한주제를다루기에는얇은편이다(물론책이두껍다고해서마음이라는주제를망라할수있는것은아니다).그러나역설적이게도이책은아주두꺼운책이다.화려하고현란한이론적개념이나틀대신지은이자신이이고단한현실을살면서느끼고,겪고자신의몸을통과해낸것을이야기하기때문이다.우울과불안과분노와중독이라는감정은지은이의어린시절기억과젊은날의방황과일상에서의감정선을여과없이보여주는글속에서그어떤고상하고수준높은이론적개념보다도더진하고설득력있게정체를드러낸다.
타인의감정과마음을해석하는사람,의사라는권위자의모습으로바라보는것이아니라자신의감정과마음을삶의이야기를있는그대로풀어내고자신이딛고선땅에대해이야기하는이책은그런의미에서‘아주두껍게씌어진’책이다(인류학자클리퍼드기어츠의표현을빌려왔다).인간의감정에대해서,정신과마음에대해서,타인의무의식에대해서해석하고분석한그간의숱한책들이정작지은이자신의삶과감정과무의식에관해이야기하는것에인색했다면이책은결을달리한다(우리사회의문화적배경도한몫했다고본다.자기자신의감정과무의식에대해솔직하게털어놓는것은부끄럽고도힘든일이다).


“이것은나의이야기이자당신의이야기이며우리모두의이야기이다.”

이책은우리의마음에대해체계적으로,그러니까이론을내세우고결론을내고적절한스토리와살을붙여서통합적으로마음을이해하고자하지않는다.감정과마음을집중적으로탐구했던이론가들과정신분석가들의개념그리고최신과학적성과들이등장하긴하지만어떻게보면사실좀부수적이다.우울과사랑이아주미묘한경계선을가지는것처럼,분노와수치가동전의양면인것처럼,중독과사랑이어둠과빛처럼맞닿아있듯이책의내용은인간의마음이라는정의하기어렵고모호한것을설명하기위해자신의내밀한내적고백과환자들의목소리와예술가들의이야기를모자이크처럼붙이고연결한다.우울을의지로억지로억누르려시도하는사람들처럼,불안해하지말자고하면서자꾸불안에대해생각하는것처럼,마음깊은곳의결핍을뱃속의기갈을채우려끊임없이뭔가를채우려는중독자들처럼억지로틀을만들어끼워넣고,통합을생각하고,빈틈을채워넣으려하지않는다.지은이말마따나우리의마음과감정은,정상과병리는,우울과사랑은,균형과불균형은정확하게경계가나뉘지않는다.그래서우리가느끼는감정과삶속괴리와모순을거부하지않고,있는그대로바라보는것이다.


따뜻한시선,깊고오래된생각,간결하고빛나는문장

“질병이없는상태가건강인지는몰라도그것이삶은아니다.”우리의삶과감정에는온갖불투명하고,고통스럽고,병리적이고,모순적인것들이들러붙어있지만,그것을없애버리면삶이라고할수없다.지은이가진료실에서만난환자들과나눈수많은이야기와그들의목소리그리고자신의삶에서끌어올린내적인자기고백을인간의마음을탐구했던사상가와예술가의생각들과‘연결’해그려낸그림은맺음말에서보여주는파울클레의자화상과닮아있다.서로부조화하는것같은여러색깔과조각들이전체적으로는미묘하게균형을갖는자화상말이다.




<책속에서>

“마음의여러얼굴을만나게하여연결하는과정에서나자신의사적삶에대해쓰는것을피할수없었다.자기노출의불안때문에,개인적일화를덧붙이는것이오히려이야기의설득력을떨어뜨리고독자를불편하게만들수도있을거라는두려움때문에써놓은원고를새로시작할생각을했던적도있었다.그럼에도민망함을무릅쓰고‘나’의이야기를남겨놓기로결심한이유는무엇보다나자신의마음과몸을통과(그것이내게는‘연결’의의미이기도하다)하지않은문제들에대해서생각하는능력이내게는없기때문이다.그리고몸으로겪어낸경험속에서일어나는감각과감정이생각과관념과만나는현장이바로공부라고믿기때문이다.
이책을읽고난후독자한분한분이자신의삶속에서이책의문장들을다시살아볼수있다면,그래서이책과다른유일무이한책이마음에서쓰일수있다면글쓴이로서그만큼반가운일은없을것같다.”(19~20쪽)


“우리가누군가를사랑하게되면,그사람은내마음에들어와나의일부가된다.따라서누군가를잃는다는것은그만큼의내일부가사라지는것이라서,이상처를치유하는것이우리의숙제가된다.그리고상실을치유하는유일한방법은그상실을받아들이고충분하게슬퍼하는것일터이다.”(41쪽)

생각보다많은젊은이들이이별의아픔때문에진료실을찾는다.만나서이야기를들어보면연애를하기전만해도큰심리적괴로움없이잘살아왔는데,사랑하는사람과헤어진후스스로납득하기힘들정도로혼란스럽다고호소한다.너무고통스러워이게병이아닌가싶다고,나아질수있다면약이라도먹고싶다고말한다.그러면나는세로토닌의역할에대해설명하면서이고통은어떤병리가아니라,상실에대한정상적인반응이라고이야기한다.덧붙여약이고통을줄여줄수는있을테고,원하면처방해주겠다고말한다.하지만,사랑에서기쁨만즐기고고통을삭제하는것이,과연온전한사랑일수있느냐고조심스레묻는다.
이렇게우리가분노할수없고,중독될수없고,우울할수없고,불안할수없다면,우리는사랑도할수없다.아니정확하게말하자면,우리가스스로에게분노와우울과불안을허락할수있어야만사랑을하는힘이생긴다.(2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