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불편함의 심리학]은 인간관계에서 감정이 보내는 신호에 대해 다각도로 고찰한 책이다. ‘불편함’과 함께 인간관계는 계속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당신의 누군가와의 관계가 갑자기 편안해지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이러한 사항이 어떤 사람에게는 적용하고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고, 누군가로부터 들은 어떤 말은 마음에 여전히 남고, 어찌할 바 도리가 없는 침묵에 대한 정확한 속사정을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그 불편함이 더는 막연한 실패나 개인의 결함처럼 느낄 필요는 없다.
수많은 인간관계에서 직면하게 되는 불편함은 그 관계가 끝났다는 증거가 아니다. 오히려 관계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신호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아무 감정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러한 관계에서는 불편함조차 생기지 않는다. 불편함이 상존한다는 것은 여전히 관련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기대감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여전히 연결되고 싶어 하며,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 불편함을 없애주기보다는 그러한 감정과 함께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방도를 모색해본다.
인간관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당사자가 관계를 이어가면서 어떤 지점에서 흔들리고, 어느 부분에서 아파하며, 무엇을 지키고 싶은지를 간파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함이다. 관계를 이어가면서 반복되는 오해와 상처는 대부분 ‘누가 옳은가?’의 관점이 아니라 ‘밝히지 않았던 것은 무엇인가?’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불편함은 바로 그 밝히지 않은 마음으로부터 생겨난다.
이 책을 완독한 당신은 이제 예전보다 조금 더 빨리 그러한 문제점을 알아차리게 될지 모른다. 그러한 불편함은 참아야 할 감정인가 아니면 이미 밝혔여야 할 신호인지 말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관계는 견뎌야 할 인연인지, 관계의 거리를 다시 조율해야 할지. 또는 그러한 감정이 상대방의 문제라기보다는 지금의 나의 실체를 보여주는 건 아닌지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삶에서 관계는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다. 상대방에게 더 다가가야 할지, 물러서야 할지. 상대방에게 구체적으로 말해야 할지, 침묵으로 일관해야 할지. 상대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자 애써야 할지, 상대와의 경계를 설정해야 할지 등등에 관해 이 책은 그러한 선택의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선택의 순간마다 자아를 상실하지 않으면서 그러한 감정을 무시하지 않아야 함을 강조하고자 했다. 누군가와의 관계를 유지한다고 언제나 성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관계에서 물러선다고 반드시 실패로 이어지지 않는다. 중요한 사항은 어떤 선택을 하든, 그러한 선택이 자아를 붙잡아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불편함을 인정한다는 것은 관계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오히려 관계를 더 진실하게 대하겠다는 선택에 가깝다. 자아를 상실한 채 이어온 관계는 언젠가 반드시 무너진다. 하지만 자아를 세심하게 챙기는 관계는 느리더라도 오래간다. 그런 의미에서 불편함은 그 관계의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와도 같다.
이 책을 완독했다고 해서 누군가와의 당신의 관계가 획기적으로 나아진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신이 인간관계 속에서 자아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관계의 불편함으로 인해 주저앉지 않도록 잠시 쉬어가며 자기를 뒤돌아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주리라 본다. 누군가와의 관계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삶을 살아가면서 앞으로도 여전히 어떤 관계를 유지해 나가다 보면 불편함은 늘 찾아올 것이다. 새로운 관계는 물론 오래된 관계에서도, 어쩌면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가면서 가장 먼저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될지 모른다. 그러한 상황에 직면해 이 책에서 읽은 내용을 떠올리지 않아도 괜찮다. 그 경우 다만 잠시 심호흡을 하고 직면해야 하는 불편함을 너무 빨리 밀어내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한 감정은 당신을 괴롭히러 찾아온 것이 아니라, 당신의 자아를 지키러 온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모두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생각보다 자주 불편해진다.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선뜻 가까워지지 못하고, 친밀해질수록 오히려 마음이 조심스러워진다. 자꾸 마주치게 되는 사람이 불편해지고, 대수롭지 않은 말 한마디가 오래 마음에 남는다. 누군가를 배려했다고 생각했는데 관계는 멀어지고, 괜찮다고 가볍게 넘긴 순간들이 쌓여 어느 날 문득 숨 막히는 현실에 직면하곤 한다.
이때 우리의 마음은 분명히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그러한 현상을 ‘불편함’이라는 한 단어로 뭉뚱그려 넘길 뿐이다. 너무 사소해 보이고, 너무 예민해 보일까 봐, 혹은 관계를 망칠까 두려워 그 신호를 애써 축소한다. 하지만 마음은 축소되지 않는다. 들리지 않으면, 더 큰 소리로 다시 말을 걸 뿐이다.
이 책은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된다. 왜 우리 마음은 편안함보다 불편함을 더 먼저 인식하게 되는가. 불편함은 약함의 신호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관계가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를 기민하게 알려주는 주요한 감각이다. 우리는 흔히 불안을 문제시하지만, 불안은 누구에게나 다른 모습으로 찾아온다. 누군가는 사람을 잃을까 두려워 불안해지고, 누군가는 나를 잃을까 봐 불안해진다. 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더 다가가고, 누군가는 뒤로 물러선다. 이 차이는 각자의 성격 차이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기보다는 각자가 살아오며 형성해온 인간관계의 방식과 경계 설정의 축소판이다.
서로 가까울수록 모든 것이 허용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경계를 설정하지 않는 친밀함은 오히려 관계의 흐름에서 숨막힘으로 이어진다. “그래, 싫으면 말지”라는 무심한 태도, 혹은 “내 사람이면 이 정도는 괜찮잖아”라는 말 속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심이 결여돼 있는 경우가 많다. 불편함은 바로 그러한 지점을 적시한다. 지금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나는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가, 혹은 얼마나 나를 애써 무시하고 있는가에 관해 자문하게 된다. 그러한 불편함의 감정으로 인간관계가 악화하기보다는 알게 모르게 무너져온 경계를 다시 세우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인간의 감정은 존재의 언어와도 같다. 까칠하게 들리는 말의 그 저변에는 솔직해지고 싶은 마음이 깃들어 있고, 침묵 속에는 말해도 괜찮을지 끝없이 확인하는 두려운 마음이 담겨 있다. 무던히 참는 사람의 감정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감정은 몸의 컨디션으로 나타나거나, 누군가와의 관계 공백으로 이어질 뿐이다. 이유 없이 괜히 피로해지고, 이유 없이 사람을 피하고 싶을 때, 이미 우리의 감정은 충분히 무언의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할 때 인간관계는 변한다. 하지만 말하지 않을 때도 관계는 알게 모르게 변한다. 다만 그 변화는 더 조용히, 더 깊숙이 진행될 뿐이다.
이 책은 공감의 밝은 면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공감에도 어두운 면이 있다. 예컨대 상대를 이해한다는 명목으로 나 자신을 계속 속이는 것,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감정을 왜곡하는 것, 상처 없는 말만 고르다가 결국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것 등이다. 누군가가 곁에 있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이미 관계 안에서 깊은 고독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 고독은 어쩌면 대부분 너무 오래 진실을 외면해왔던 불편함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인간관계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오래된 친구가 낯설어지고, 존경심이 도리어 상처로 변하며, 친절이 통제로 뒤돌아오는 순간도 찾아온다. ‘꼰대’라는 지적은 나이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로부터 비롯된다. ‘내 편’이라는 말은 때로 위로이자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누군가에게 의사를 전달해야 하지만, 본심을 왜곡하지 않으려면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관계에 관해 다시 되돌아본다는 것은, 상대를 평가하기 전에 내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언사를 구사해 왔는지를 돌아보는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은 관계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관계의 끝에는 언제나 ‘나’가 남기 때문이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는지, ‘보란 듯이’가 아니라 ‘진짜 나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마음의 동물로 하루를 버티고 있는지 묻게 된다. 반복되는 오해의 시행착오 속에서 우리는 결국 자신을 다시 만나게 된다. 내가 얼마나 애써왔는지, 얼마나 참아왔는지, 그리고 여전히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챈다.
마음을 돌보는 태도 또한 인간관계의 일부다. 별일 없던 하루가 기적처럼 느껴질 때가 있고, 말 없는 위로가 오히려 마음 깊이 와닿을 때도 있다. 누군가를 돕고 있었을 뿐인데 도리어 내 마음이 아픈 이유, 절실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자 하는 마음의 저력, 그저 들어주는 사람이 가진 조용한 영향력 등등을 살펴보면 진짜 위로는 저 멀리서 오지 않는다. 비슷한 삶의 결을 지켜온 마음 즉 동변상련에서 비롯된다.
우리 마음은 우리 사회와도 연결되어 있다. 어떤 진단으로 인해 한 개인의 고통이 더욱 가중되는 사회 구조, 먼저 소리치는 사람이 오히려 더 불안한 이유, 가까울수록 숨이 막히는 관계의 역설 등등 우리는 개인의 문제처럼 느끼며 살아가지만, 많은 불편함은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생겨난다. 정치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일상의 감정 영역에 속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서 느끼는 양가감정 역시 관계의 또 다른 광경이다.
이 책의 저자는 상담사로서 수많은 불편함과 마주하면서 점점 확신하게 되었다. 불편함은 관계를 망치러 찾아오는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관계의 현주소를 진단해 개선의 계기를 마련해주는 선제적 신호라는 것을 직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 사실은 불편했어요”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는 순간, 이미 변화는 시작된다. 그러한 발언은 연약함의 고백이 아니라, 관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에 가깝다. 이 책은 독자들이 그러한 말을 혼자 삼키지 않도록 돕기 위해 쓰였다.
[불편함의 심리학]은 인간관계를 잘 맺는 법을 가르치고자 쓰여진 책이 아니다. 다만 관계 속에서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 어딘가에 남아 있는 여러 이야기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본다. 불편함을 회피하지 않고, 감정의 언어로 읽어낼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관계 안에서도 보다 건강한 나로 존재할 수 있다. 지금 내가 느끼는 불편함은 관계 실패의 증거가 아니다. 그것은 여전히 느끼고 있고, 여전히 관계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이자 신호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러한 신호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관계를 다시 선택해 강화하는 데 작은 길잡이가 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당신의 누군가와의 관계가 갑자기 편안해지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이러한 사항이 어떤 사람에게는 적용하고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고, 누군가로부터 들은 어떤 말은 마음에 여전히 남고, 어찌할 바 도리가 없는 침묵에 대한 정확한 속사정을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그 불편함이 더는 막연한 실패나 개인의 결함처럼 느낄 필요는 없다.
수많은 인간관계에서 직면하게 되는 불편함은 그 관계가 끝났다는 증거가 아니다. 오히려 관계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신호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아무 감정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러한 관계에서는 불편함조차 생기지 않는다. 불편함이 상존한다는 것은 여전히 관련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기대감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여전히 연결되고 싶어 하며,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 불편함을 없애주기보다는 그러한 감정과 함께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방도를 모색해본다.
인간관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당사자가 관계를 이어가면서 어떤 지점에서 흔들리고, 어느 부분에서 아파하며, 무엇을 지키고 싶은지를 간파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함이다. 관계를 이어가면서 반복되는 오해와 상처는 대부분 ‘누가 옳은가?’의 관점이 아니라 ‘밝히지 않았던 것은 무엇인가?’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불편함은 바로 그 밝히지 않은 마음으로부터 생겨난다.
이 책을 완독한 당신은 이제 예전보다 조금 더 빨리 그러한 문제점을 알아차리게 될지 모른다. 그러한 불편함은 참아야 할 감정인가 아니면 이미 밝혔여야 할 신호인지 말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관계는 견뎌야 할 인연인지, 관계의 거리를 다시 조율해야 할지. 또는 그러한 감정이 상대방의 문제라기보다는 지금의 나의 실체를 보여주는 건 아닌지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삶에서 관계는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다. 상대방에게 더 다가가야 할지, 물러서야 할지. 상대방에게 구체적으로 말해야 할지, 침묵으로 일관해야 할지. 상대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자 애써야 할지, 상대와의 경계를 설정해야 할지 등등에 관해 이 책은 그러한 선택의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선택의 순간마다 자아를 상실하지 않으면서 그러한 감정을 무시하지 않아야 함을 강조하고자 했다. 누군가와의 관계를 유지한다고 언제나 성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관계에서 물러선다고 반드시 실패로 이어지지 않는다. 중요한 사항은 어떤 선택을 하든, 그러한 선택이 자아를 붙잡아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불편함을 인정한다는 것은 관계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오히려 관계를 더 진실하게 대하겠다는 선택에 가깝다. 자아를 상실한 채 이어온 관계는 언젠가 반드시 무너진다. 하지만 자아를 세심하게 챙기는 관계는 느리더라도 오래간다. 그런 의미에서 불편함은 그 관계의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와도 같다.
이 책을 완독했다고 해서 누군가와의 당신의 관계가 획기적으로 나아진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신이 인간관계 속에서 자아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관계의 불편함으로 인해 주저앉지 않도록 잠시 쉬어가며 자기를 뒤돌아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주리라 본다. 누군가와의 관계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삶을 살아가면서 앞으로도 여전히 어떤 관계를 유지해 나가다 보면 불편함은 늘 찾아올 것이다. 새로운 관계는 물론 오래된 관계에서도, 어쩌면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가면서 가장 먼저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될지 모른다. 그러한 상황에 직면해 이 책에서 읽은 내용을 떠올리지 않아도 괜찮다. 그 경우 다만 잠시 심호흡을 하고 직면해야 하는 불편함을 너무 빨리 밀어내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한 감정은 당신을 괴롭히러 찾아온 것이 아니라, 당신의 자아를 지키러 온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모두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생각보다 자주 불편해진다.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선뜻 가까워지지 못하고, 친밀해질수록 오히려 마음이 조심스러워진다. 자꾸 마주치게 되는 사람이 불편해지고, 대수롭지 않은 말 한마디가 오래 마음에 남는다. 누군가를 배려했다고 생각했는데 관계는 멀어지고, 괜찮다고 가볍게 넘긴 순간들이 쌓여 어느 날 문득 숨 막히는 현실에 직면하곤 한다.
이때 우리의 마음은 분명히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그러한 현상을 ‘불편함’이라는 한 단어로 뭉뚱그려 넘길 뿐이다. 너무 사소해 보이고, 너무 예민해 보일까 봐, 혹은 관계를 망칠까 두려워 그 신호를 애써 축소한다. 하지만 마음은 축소되지 않는다. 들리지 않으면, 더 큰 소리로 다시 말을 걸 뿐이다.
이 책은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된다. 왜 우리 마음은 편안함보다 불편함을 더 먼저 인식하게 되는가. 불편함은 약함의 신호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관계가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를 기민하게 알려주는 주요한 감각이다. 우리는 흔히 불안을 문제시하지만, 불안은 누구에게나 다른 모습으로 찾아온다. 누군가는 사람을 잃을까 두려워 불안해지고, 누군가는 나를 잃을까 봐 불안해진다. 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더 다가가고, 누군가는 뒤로 물러선다. 이 차이는 각자의 성격 차이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기보다는 각자가 살아오며 형성해온 인간관계의 방식과 경계 설정의 축소판이다.
서로 가까울수록 모든 것이 허용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경계를 설정하지 않는 친밀함은 오히려 관계의 흐름에서 숨막힘으로 이어진다. “그래, 싫으면 말지”라는 무심한 태도, 혹은 “내 사람이면 이 정도는 괜찮잖아”라는 말 속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심이 결여돼 있는 경우가 많다. 불편함은 바로 그러한 지점을 적시한다. 지금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나는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가, 혹은 얼마나 나를 애써 무시하고 있는가에 관해 자문하게 된다. 그러한 불편함의 감정으로 인간관계가 악화하기보다는 알게 모르게 무너져온 경계를 다시 세우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인간의 감정은 존재의 언어와도 같다. 까칠하게 들리는 말의 그 저변에는 솔직해지고 싶은 마음이 깃들어 있고, 침묵 속에는 말해도 괜찮을지 끝없이 확인하는 두려운 마음이 담겨 있다. 무던히 참는 사람의 감정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감정은 몸의 컨디션으로 나타나거나, 누군가와의 관계 공백으로 이어질 뿐이다. 이유 없이 괜히 피로해지고, 이유 없이 사람을 피하고 싶을 때, 이미 우리의 감정은 충분히 무언의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할 때 인간관계는 변한다. 하지만 말하지 않을 때도 관계는 알게 모르게 변한다. 다만 그 변화는 더 조용히, 더 깊숙이 진행될 뿐이다.
이 책은 공감의 밝은 면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공감에도 어두운 면이 있다. 예컨대 상대를 이해한다는 명목으로 나 자신을 계속 속이는 것,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감정을 왜곡하는 것, 상처 없는 말만 고르다가 결국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것 등이다. 누군가가 곁에 있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이미 관계 안에서 깊은 고독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 고독은 어쩌면 대부분 너무 오래 진실을 외면해왔던 불편함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인간관계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오래된 친구가 낯설어지고, 존경심이 도리어 상처로 변하며, 친절이 통제로 뒤돌아오는 순간도 찾아온다. ‘꼰대’라는 지적은 나이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로부터 비롯된다. ‘내 편’이라는 말은 때로 위로이자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누군가에게 의사를 전달해야 하지만, 본심을 왜곡하지 않으려면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관계에 관해 다시 되돌아본다는 것은, 상대를 평가하기 전에 내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언사를 구사해 왔는지를 돌아보는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은 관계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관계의 끝에는 언제나 ‘나’가 남기 때문이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는지, ‘보란 듯이’가 아니라 ‘진짜 나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마음의 동물로 하루를 버티고 있는지 묻게 된다. 반복되는 오해의 시행착오 속에서 우리는 결국 자신을 다시 만나게 된다. 내가 얼마나 애써왔는지, 얼마나 참아왔는지, 그리고 여전히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챈다.
마음을 돌보는 태도 또한 인간관계의 일부다. 별일 없던 하루가 기적처럼 느껴질 때가 있고, 말 없는 위로가 오히려 마음 깊이 와닿을 때도 있다. 누군가를 돕고 있었을 뿐인데 도리어 내 마음이 아픈 이유, 절실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자 하는 마음의 저력, 그저 들어주는 사람이 가진 조용한 영향력 등등을 살펴보면 진짜 위로는 저 멀리서 오지 않는다. 비슷한 삶의 결을 지켜온 마음 즉 동변상련에서 비롯된다.
우리 마음은 우리 사회와도 연결되어 있다. 어떤 진단으로 인해 한 개인의 고통이 더욱 가중되는 사회 구조, 먼저 소리치는 사람이 오히려 더 불안한 이유, 가까울수록 숨이 막히는 관계의 역설 등등 우리는 개인의 문제처럼 느끼며 살아가지만, 많은 불편함은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생겨난다. 정치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일상의 감정 영역에 속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서 느끼는 양가감정 역시 관계의 또 다른 광경이다.
이 책의 저자는 상담사로서 수많은 불편함과 마주하면서 점점 확신하게 되었다. 불편함은 관계를 망치러 찾아오는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관계의 현주소를 진단해 개선의 계기를 마련해주는 선제적 신호라는 것을 직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 사실은 불편했어요”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는 순간, 이미 변화는 시작된다. 그러한 발언은 연약함의 고백이 아니라, 관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에 가깝다. 이 책은 독자들이 그러한 말을 혼자 삼키지 않도록 돕기 위해 쓰였다.
[불편함의 심리학]은 인간관계를 잘 맺는 법을 가르치고자 쓰여진 책이 아니다. 다만 관계 속에서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 어딘가에 남아 있는 여러 이야기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본다. 불편함을 회피하지 않고, 감정의 언어로 읽어낼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관계 안에서도 보다 건강한 나로 존재할 수 있다. 지금 내가 느끼는 불편함은 관계 실패의 증거가 아니다. 그것은 여전히 느끼고 있고, 여전히 관계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이자 신호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러한 신호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관계를 다시 선택해 강화하는 데 작은 길잡이가 된다.
불편함의 심리학 (운명인가, 선택인가? 명리학·심리학의 교차점! | ‘불편함’과 마주하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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