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도이시대의감정노동자다
그리고때론물리적위협에직면하기도한다
사람들이생각하는변호사의이미지는대개천편일률적이다.좋은차,말끔하고단정한외모에포멀한수트,그리고각진서류가방으로대변된다.하지만몇가지외양만으로그들의일과삶을가늠할수는없다.변호사들이사람들의생각만큼그렇게번듯하고폼나는인생을누리는것은아니며,정의감에물불가리지않고제한몸내던지는열혈투사보다는비즈니스맨,직업인,생활인으로서의무게를하루하루감내하는이들이훨씬더많음을이책은담백하고건조하게전달한다.그리고직업고유의,특유의괴로움속에서사람이싫어질수밖에없는안타까운마음을처절히고백하는책이기도하다.
대중의이미지처럼변호사의인생이매끄럽기만하다면,그가이런책을쓰지도않았을것이고,열심히써서펴낸자신의첫책에『사람이싫다』라는부정적인제목을달지도않았을것이다.손수호변호사는오래전부터이제목하나만을떠올렸다고한다.이유역시단하나.변호사로사는동안정말'아~사람이싫다'라고혼잣말을내뱉을만큼씁쓸한일들이많았기때문이다.변호사로일하면평범한사람들이직장생활에서만날일이결코없을듯한특이한이들을매우자주그리고밀접히만나게된다.대부분문제에휘말려어려움에빠진사람이거나직접문제를일으켜어지러운상황을만들었지만혼자힘으로해결할수없어변호사를찾아온이들이다.이들이주는스트레스,압박,폭언과욕설,협박,앙갚음은상상을초월한다.가히'테러'라고부르는게지나치지않을정도다.상상이상의감정노동이며,물리적인위협마저가해진다.
사람이싫어질수밖에없는변호사의삶
그럼에도누군가를계속변호한다그리고보호한다
하지만결코세상을,사회를,사람을부정하고,비관하며,염세적인시선으로묘사하는책은아니다.변호사는생각이상으로많은위험과어려움에노출되는직업이며,아무래도'좋은사람'보다는'싫은사람'을좀더많이,가까이서만나야하는극한업무환경에처해있다는점을토로하지만,변호사의업그자체를불만족스럽게받아들이지는않는다.그저사람이싫어질수밖에없는것이일종의직업병이자숙명임을관조하는것일뿐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어려움에놓인사람들에게크고작은도움을줄수있는변호사직무를지속해나가겠다는책임감과직업윤리는책곳곳에서어렵지않게느낄수있다.변호사들의모든활동이정의와대의를위한것이라고할수는없겠지만,옳지않다고,바람직하지않다고생각하는비양심적인일들과는선명하게거리를두면서의뢰인을돕겠다는확고한가치관,자신감,자부심도느껴진다.
저자는한법무법인의대표변호사로서일하며경영자의역할도겸하기에현실적인선택도고려해야하지만,영리만을생각하는잘못된'변호기술자'의길로빠져들지않도록늘경계하고주의한다.입버릇처럼'사람이싫다'고말하는그는그'싫은사람'들과자신의삶이비슷해지지않도록부단히노력한다.변호사의일은어려움에처한이들을돕기위해말과글로변론하고보호하는것임을잊지않으려고한다.이책은자신의지나온변호사인생을돌아보며스스로건네는당근인동시에채찍이다.그리고변호사에대해,법에대해조금이라도더알고싶었던독자들에게도충분히의미있는보상과질책이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