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사법체계,말썽의중심에서다
‘법’이말썽이다.입법과사법을망라해서다.우리가알기로,법은이세계에서‘말썽’이일어나지않도록예방하고,일어난말썽을중재하거나그위반자를벌주어,세상사람들이정의롭게살아가도록하는것인데,오늘날세상이하수상하니,‘법조차’말썽을일으키는데한몫을하고야만다.
법률조항이시대의흐름을미처반영하지못한까닭도있겠으나,사람들이분노하는까닭은그법을다루는담당자들의부정의(不正義)함때문이다.
최후의보루가무너지면,무엇이남나?
무엇보다최근의양승태전대법원장의사례로부터불거진법조계의민낯은많은사람들에게분노를넘어선허탈감을자아낸다.우리가딛고있는땅의굳건함을믿고살아가듯이,최후의보루처럼생각하는삼권분립이라는민주주의의기초원칙과만인앞에평등하리라는법에대한믿음이여지없이허물어지고,도용된현장들을목격하였기때문이다.나름법을신뢰하며살아가던사람(백성-시민)의마음이도리어부끄러워지고,민망함을넘어파괴적인반발심마저치밀어오르는걸억누르느라속이썩어문드러진다.
법이문제냐,법을다루는사람이문제냐?
그러고보면,법은야누스의얼굴처럼양면성을갖는게분명하다.지난해2017년3월10일,박근혜당시대통령에대한탄핵이인용되고,불과두달후인5월9일대통령선거에서문재인대통령이당선되기까지의과정을통해서,우리는‘살아있는헌법’을목격할수있었다.
2004년5월14일노무현당시대통령에대한탄핵이기각결정이내려질때까지,‘폭력적인헌법’의위력을실감하며가슴졸이던것과대조적이지만,‘헌법’의존재감을실감한다는점에서는매한가지다.
법은힘있고돈있는사람편일수밖에없나?
얼핏보기에,한나라의최고권력자가‘법의심판’을받아감옥에갇혀있는모양을생각하면,제법정의로운법치주의인것같기도하다.
그러나여전히“법대로!”를소리높여외치는사람들은의외로법의보호를받아야할힘없고억울한서민(시민),즉(헌)법을제정한‘국민일반’이아니라,법의견제와심판을받아야할권력자/부자/지식인(중의범법자)인경우가많은것이오늘우리가처해있는법치주의의현실이다.
여전히‘법’을,오히려방패삼아정의와평화를농단하는사람들은끄떡없이살아가는세상이다.“하늘그물은넓고도넓어서,허술한듯하지만새어나가는것이없다(天網恢恢疎而不漏)”는고사하고,“법망은허술하여,귀에걸면귀걸이코에걸면코걸이(法網疎疎耳鈴鼻鈴)”을실감하는것도주로백성(시민)의몫이다.
법이‘권력’과‘금력’과‘폭력’으로부터백성(시민)을보호하는것으로포장되어있으나,실제세계에서는권력과재력과폭력의위력을보장하는기제로악용되는사례가,그빈도는높지않을지라도,그에따르는상대적박탈감은그무엇보다도크다.
법치주의여,다시초심으로돌아가라!
법치주의란법의심판을받는사람들(국민)이아니라‘다스리는사람들’에게우선적용되어야하는원칙이라는것도,알기는하지만,실감되지않는것이법앞에선백성(시민)들의현실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마치발로차고두들겨패면서패악을저지르는부모임에도,그래도부모라고매달리는어린아이처럼,기댈데없는사람들은법이규율과권력,강제를위해서가아니라자유와평등,평화를위해서존재하는것이라고믿고,법에의지하고,법에호소한다.
틀린생각도아니다.다만,법은법자체로평등과정의,자유의보루가되는것이아니라,그렇게작동하도록강제하는백성-시민들의힘이살아있을때만우리가아는그법으로작동한다.
국정농단세력을탄핵한근거는'헌법'조항자체가아니라,그사문화된조항이작동하도록두들기고두들긴촛불혁명의그함성이었음을새삼스럽게확인하는순간이다.결국법은법조항속에있지않고,사람속에있다는것을우리는깨닫고,인정하지않으면안된다.
헌법생장소멸의정점에서다음을바라본다!
현재의이‘혼돈’을다른관점에서볼수도있다.우리는두번의대통령탄핵(한번의기각,한번의인용)을거치면서현행헌법의위력의극치를실감하였다.
현재사회곳곳에서일어나고있는온갖갈등들은이제기존의법이그마지막역할을수행하고,대체로한계만을노정할일만남았음을보여주는생생한현장이라할수있다.
얼마전‘미투’운동의상징적인첫재판에서“무죄!”선고가내려진장면이그절정이라할수있다(다수법률가들이현행법률체계에서는‘무죄선고’가내려질수밖에없다는식으로이야기한다-언론보도참조).
2019년은건국100주년?헌법제정100주년!!
이런때에마침,내년은우리에게헌법이생긴지100년이되는해이다.1948년7월제헌국회가제헌헌법을제정하였다고말하지만,이말은‘건국절’논란을불식시키기위해서라도임시정부의임시헌장으로소급하여적용해야한다.
그렇게우리에게헌법이생긴지100년이되었으니,이제야말로,“법대로”살아가면,다시말해‘법을믿고,법에의지하며,법에따라’살아가면행복과평화가보장되는세상이우리삶의'기본'이될때가되지않았는가?
작년에“87년체제를반영하고있는현행헌법”을개정해야한다는목소리가높았으나,역시현행선거법의산물인현재의국회내역학구도와저급한정치적고려때문에좌절되고말았다.
그러나위기는곧기회라고,이제야말로,지난30년을넘어70년(48년기준)을넘어,다시100년을넘어(19년기준)서는새로운헌법을구상할수도있는기회가우리앞에주어지고있다.
법이열일해야할때다!
그런‘거대담론’말고도,지금부터몇년간이우리나라에서는그야말로(헌)법이열일을해야할때다.“개헌”이라는역사적과제에서부터,통일헌법의비전을마련하는일,적폐청산이후의신사회질서를제도화하는일,‘민주화와산업화’이후를반영하는헌법-법률체계의구축,미투운동으로촉발된현재의신사회구조및그미래를반영하는일도법률로서뒷받침되어야한다.그러나무엇보다,이모든일들은‘평화’와‘행복’이라는“헌법적가치”좀더잘수행하고시행하는일이어야한다.
법과평화,서로에게의미가되다
이책“법과평화”는현행우리헌법의가장중심가치가“평화”라는점을기반으로하고,현행헌법속에서규정되고있는‘평화’의내용들을담담하게논구해나간다.
이를위해서‘헌법(법)’이라는것자체가애초에무엇인지,그리고또‘평화’란무엇인지에대한근본적인질문(제1장,제2장)을묻고,이어법과평화가어떻게서로에게생명을불어넣어주는지를천착한다(3장).
그리고헌법을매개로성립하고있는대한민국이국제사회속에서평화유지에기여하며,특히남북이분단된현실속에서어떻게평화롭게통일을지향하며,더큰/더안정된평화체제로서의통일한반도로나아가는지를이야기한다(4장,5장).
그리고나아가(지구)환경속에서그리고인간과인간의관계속에서평화롭게헌법이보호하는권리를누리고행복을추구해나가는지를이야기한다.
지금이야말로,정의와평화와행복을추구하는사람은모름지기,법을공부하고,그위력을배가시켜나가야할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