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를둘러싼규율의탄생
북극과남극,전지구적협력의실험장
북극과남극을아울러‘극지’라한다.저자들은이‘극지’의개념을정리하며,이공간이어떻게국제사회의규율대상이되어왔는지를설명한다.북극과남극은혹독한기후와고립성,자원잠재력,생태적취약성이라는공통점이있다.그로인해각국의탐사와과학활동,자원확보,군사적긴장등이교차해온공간이다.국제사회는극지를어떻게‘관리가능한공간’으로만들어왔을까?저자들은1장「극지와남극:국제사회의규율」에서이를국제규범과협약의흐름속에서살핀다.
북극에북극이사회(ArcticCouncil)가있다면,남극에는남극조약체제가있다.북극이사회는원주민권리,환경보호,지속가능한개발이라는가치를추구하는데,비교적유연한협의구조를구축해왔다.하지만남극조약체제는보다명확하고구속력있는규범체계이다.<남극조약>은군사활동을금지하고,과학연구와환경보호를핵심가치로설정하며,공동관리라는원칙아래에국제사회의협력을가능하게했다.이와함께<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협약>등부속협약들이체결되며남극의해양생태계까지포괄하는법적틀이마련되었다.
이장은극지를둘러싼국제규범의형성과정이단순히강대국의정치적셈법만으로이뤄진것이아니라,과학적정보의축적과환경보전의필요,제도적상상력이함께작용한결과였음을강조한다.
남극조약,평화의법을세우다
냉전속에서도가능했던국제협력의모델
<남극조약>은냉전시기인1959년과학협력과평화적이용이라는가치를명시하며체결되었고,남극을인류공동의공간으로보호하고자한국제사회의첫본격적인법적합의였다.2장「남극에관한규율:남극조약체제」에서저자들은남극을규율하는국제법체계,즉‘남극조약체제’의형성과주요원칙,그리고그이후의발전과정을자세히소개한다.
이조약은군사활동을전면금지하고,과학연구의자유와정보공유를보장했으며,기존의영유권주장을유예하는방식을택했다.핵실험과방사성폐기물투기도명확히금지했고,남극을‘비무장·비영유·비핵’의공간으로선언했다.아울러각국의연구기지를상호개방하고,현장점검권한을규정함으로써조약의투명성과실효성을높이고자했다.이후에는<남극동식물보존합의>,<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협약>,<환경보호에관한남극조약의정서>등다양한부속협약들이체결되며,남극을둘러싼법적틀은점차정교하게확장되었다.
남극을향한도전
남극을둘러싼남미국가들의외교
남극과가까운남아메리카는일찍부터남극에깊은관심을보여왔다.3장「남극에대한남아메리카의관심과도전」에서저자들은남극을향한남아메리카국가들의역사적관심과외교적접근을중심으로,이들이어떻게남극문제의핵심당사자로자리매김해왔는지살펴본다.아르헨티나와칠레는남극과가까운지리적조건과오랜항해·탐험경험을통해남극에관한영유권을주장해왔다.두나라는남극조약체제가출범하기이전부터법제와외교수단을활용해남극참여의정당성을확보하려했으며,남극을자국의정체성과외교전략에통합하려는시도도이어져왔다.
1970년대후반,칠레와아르헨티나는마젤란해협과주변해역의영유권문제로군사충돌직전까지이르렀다.다행히,바티칸의중재로외교적해결을선택했는데,이사건은무력충돌을외교와협력으로전환시킨대표적사례로남았다.이후양국은공동과학연구,항만과수송인프라개발,정책조율등을통해남극에서의협력을더욱강화해나갔다.이러한변화는남미국가들이단지남극조약체제를수용하는데그치지않고,규범형성과실천에능동적으로참여하는주체임을보여준다.
남극을둘러싼남미국가들의규율
조약을넘어서,자국의법제도로구현한남극규율
4장「남극의환경에관한남아메리카의규율」은남미주요국가들이남극환경을보호하면서도자국의전략적이익을확보하기위해어떻게법과제도를구성해왔는지를살펴본다.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는남극조약체제의틀안에서각자의역사적경험과정치적필요에따라고유한법제도와행정체계를마련해왔으며,그규율은단순한환경보전을넘어국가안보,외교전략,과학기지운영등다양한목적과연결되어있다.
칠레는남극활동전반을포괄하는<칠레남극법>을제정해,폐기물관리,환경영향평가,응급대응,환경범죄처벌까지아우르는정교한법적틀을구축했다.예를들어<경제범죄및환경범죄법>에서는남극환경침해행위를중대한범죄로규정하고이를특별검찰의관할로지정함으로써,형사적대응체계까지갖추고있다.아르헨티나는세계최초의남극기지인오르카다스기지를중심으로과학탐사와환경모니터링체계를지속적으로운영해왔으며,브라질은해군이주도하는PROANTAR와국립남극문제위원회(CONANTAR)를통해과학,외교,환경을연계하는부처간협력기반을점진적으로구축하고있다.
이들국가는남극생태계를보존하는한편,과학기지와수송인프라를군사·전략적활용까지고려한체계로발전시켜왔으며,정책설계와입법과정에서도외교부,국방부,환경부등다양한부처가긴밀히협업하고있다.
극지협력의가능성,한국과남미
기후위기시대,한국과남미의협력
남극에관한한국의관심과참여는어땠을까?한국은1986년남극조약에가입한이후,세종기지와장보고기지의설치,쇄빙연구선아라온호의운영,그리고남극활동법과극지활동진흥법제정을통해제도적기반과인프라를꾸준히강화해왔다.
남극을둘러싼국제사회의관심은단순한과학탐사를넘어,지구환경변화,자원경쟁,외교전략이얽힌복합적인과제로확장되고있다.5장「남극에관한국제사회와한국의관심:남아메리카와의협력가능성」은이러한흐름속에서국제사회의남극접근방식을살펴보고,특히한국과남아메리카국가들간의협력가능성에주목한다.
남극에서의영유권분쟁,해양보호구역지정,외래종침입등은이미전지구적차원의대응이요구되는문제로부상했다.이과정에서국제사회의협력필요성은더욱강조되고있다.한국은특히남아메리카국가들과는공동연구,기술협력,보급체계구축등에서양자및다자협정을체결하며협력의토대를넓혀왔다.칠레푼타아레나스에설립된‘한-칠레남극협력센터’는그대표적인성과로평가된다.한국은지리적으로남극과멀리떨어져있는한계를안고있지만,원격탐사와기후모델링등과학기술분야에서강점을가지고있다.반면남미국가는현장접근성과물류인프라에서유리한조건을갖추고있어,양측의협력은상호보완적관계를이룰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