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에 없는 언어 (생각보다 헌법은 구체적입니다)

헌법에 없는 언어 (생각보다 헌법은 구체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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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헌법에 없는 언어』는 〈인권도 가끔 쓸모 있을 때가 있지〉, 〈나름대로 헌법을 이해하기 위하여〉, 〈같은 언어로 다름을 이해하기 위하여〉, 〈권리는 법률로써 보장할 수 있으며〉를 수록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

정관영

1983년에태어났다.역사학에관심이많았지만현실과타협했다.서울시립대에서행정학을배웠다.원광대법학전문대학원을1기로졸업하면서헌법논문을썼다.법제처,법무부소속공무원이었다가자유로운시민으로살고싶어그만두었다.
법학에서소외된사회복지분야의권리를연구해고려대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행정법,복지법,노동법분야와헌법이연계된논문을몇편냈다.법,사람,사회사이에서권리가어떻게나타나고실현되는지,헌법이어떻게구체화되는지에관심이많다.법조인보다법률가란단어를자주쓰는변호사다.
법은시민들의것이며,누구나자신과공동체를위해헌법을쉽게이해하고말할수있어야한다고생각한다.헌법이라는공통의약속에기반해서서로의생각과다름을이해했으면좋겠다.

목차

추천의글
들어가며:나는헌법정신이싫다

1부인권도가끔쓸모있을때가있지

1장조종사가턱수염을기를자유
세금내고예비군끌려가도/취준생과워킹맘/직장성희롱의손해배상/회사원을위한헌법랩소디/턱수염이냐퇴사냐/기본권의힘/판관의더나은전략/채용비리와채용거부/당신이대법관이라면/인권이판결의언어가될때

2부나름대로헌법을이해하기위하여

2장헌법적으로생각한다는말
삼성헌법.노란봉투에붙인빨간딱지.법은1953년부터있었다.균형감.어느대법원판결의관전평.노동권vs경영권.결론보다논증

3장.노란리본을헌법에묶으며
변형크로이츠펠트야콥병/국가의의무를묻다/홀로반대한재판관/생명,신체,안전/안전의값/3,000만원주느냐8,000만원주느냐/국가가제자리로돌아가는풍경

4장.우리헌법바로쓰기
공무원은노동절에쉬지않는다/받들겠습니다/봉사자의충성의무/근로의종말/노동의종말/루덴스와파베르/사회권적기본권

3부같은언어로다름을이해하기위하여
5장평등이라는늦봄
이소노미아/같음과다름에대한법칙/한국사회는평등한가:네가지입장/노오력도그마/공정감수성/참을수없는잠정적우대정책/평등이라는늦봄/성별,종교,신분/아프니까청춘고용할당제/단정과단절

6장별난마음과바른마음
문학적인양심/‘별난마음’과‘바른마음’의대화/헌법에서일어나는충돌/삼세판I/기꺼이총을든청년들은

7장소수자의소리가울려퍼질때
격쟁의이유/다수자의법,소수자의권리/삼세판II:‘계간그밖의추행’/소수의견/단어의품격/평등권의침해여부/같은언어로다름을이해하기위하여

4부.권리는법률로써보장할수있으며
8장.법률공장을포기하지않는다면
유시민과나경원의법률논쟁/자유와권리는법률로써제한할수있으며/법률공장국회/법률이필요한기본권/아홉기둥의한목소리/국민기초생활보장법사건/재판의속도,입법의속도/의회주의를포기하지않는다면

감사의글
주註

출판사 서평

헌법이라는게의외로쓸모가많습니다
:‘헌법정신’이싫은한젊은법률가가발굴하는헌법의언어

“저자의헌법적정의에대한감수성과묵직하게던지는질문들에찬사를보낸다.”_전대법관,법무법인지평대표변호사김지형

“읽으면서시민으로서헌법공부를하면서느꼈던감동을다시한번체감했고,판사로서는재판을하며헌법원칙을실질적으로구현하고있는지자성하는기회를가졌다.”_대구지방법원판사류영재

“극단으로치닫는우리사회가따뜻한헌법토론으로치유되기를바라는사람에게필요한책이다.”_《경향신문》사법전문기자이범준
헌법은살아있다

우리사회에‘큰일’이있을때,정의가무너졌다고많은사람들이분노할때,어떤삶들이바뀌어나가려고할때,어김없이소환되는것이있다.평범한삶들에게는평소에있는지없는지도모를,혹은몰라도사는데상관이없고없이사는게더잘사는것이라고믿는그것이다.법,그중에서도모든법의최고법인헌법이다.실제로헌법은인권의보루이자,인권을지켜야할국가의의무를새겨둔한공동체의지향이다.
그런데이헌법이너무대단하게느껴져서일까.헌법은추상적인어떤것내지는특별한어떤순간에만소환되는정의의기준인것처럼사람들의입에오르내리는듯느껴지기도한다.저자는헌법만큼추상적인법으로오해받는것도없을것이라며,‘헌법정신’이니‘헌법적가치’니말의성찬을늘어놓으며헌법을뜬구름같은무언가로만드는태도를경계해야한다고말한다.그래서저자는‘헌법정신’을싫어한다.헌법은자기좋을대로코에걸면코걸이,귀에걸면귀걸이같은해석하기나름의무언가혹은취향,추상적인어떤정신같은게아니라는말이다.헌법은실제규범력이있는법이다.헌법의내용을잘아는것도중요하지만,구체적인시민들의삶에서도헌법의‘효능감’을느끼는게중요하다는뜻이기도하다.그래서이책은헌법이생각보다구체적이라는점에서시작한다.

“머릿속을맴도는정신이나추상적인가치로만헌법을표현하면헌법규정이우리현실의삶으로내려오지못하고애매모호한목표처럼될수있다.헌법은실제적규범이다.민주주의가그사회에내재화되는만큼헌법은현실에가까이붙는다.생각보다헌법은구체적이라고나는생각한다.”(9쪽)

“헌법은살아움직이고변하고헌법은살아움직인다.생활에서온전히구현되는최고법이다.헌법규정에위반된법률은하루아침에효력을잃어삭제된다.다른이의인격권같은기본권을침해한사람은상대방에게직접민사손해배상을해줘야한다.헌법재판을통해대통령을비롯한공무원이바로물러난다.”(9쪽)

생각보다헌법은구체적입니다

아무리그래도헌법이평범한,별일없이살아가는보통사람들에게뭐크게소용이있겠냐고질문할수도있겠다.헌법이니기본권이니하는것들은사인(私人)과사인(私人)사이에서가아니라국가를대상으로한사건에나적용되는것아닐까하는것이다.그런데이런사건이있었다.한항공사기장의턱수염이문제가됐다.이기장은턱수염을밀것이냐,퇴사를할것이냐의기로에서있었다.회사는내부용모규정을들어턱수염을기른이기장에게턱수염을밀라고지시했고,이기장은개인의자유가침해됐고외국인조종사는턱수염을기를수있다며(이기장이근무하던항공사는외국인직원에대해서는턱수염을기를수있다고명시했었다)턱수염을밀지않았다.결국회사는턱수염을밀지않았다는이유로이기장을비행업무에서배제하기에이르는데,이문제는법원에서엎치락뒤치락하다가결국대법원까지가게된다.회사의기본권(영업의자유)과직원의기본권과충돌한사건이다.이때3심법원은기장의기본권인일반적행동의자유를회사가침해했다고결론을내렸고,이기장은턱수염을지킨채회사를다닐수있게됐다.
법이아무리세상사,인간사를모두반영하려고해도가능하지않을뿐더러비어있는부분은생길수밖에없다.그만큼다양한것이삶의모습이기때문이다.그런데이때,그러니까법률이우리의삶을메울수없는그순간에헌법이그얼굴을드러내며시민개개인의삶을구제할때가있다.기본권이라는그추상적인언어가그모습을드러내는순간이다.이책에서살피는직장성희롱사건이었던서울대○교수사건(교수가조교를지속적으로성희롱해서인격권을침해한사건),금융감독원채용비리사건(채용비리로합격자가바뀌었던사건)등을따라가다보면헌법의효능감,기본권이라는게아주‘사적’인삶의영역에서도살아있다는것을자연스레느낄수있게된다.

“직장성희롱,직장갑질,직장괴롭힘같은문제들도마찬가지다.제대로규울하는법률이없다면,이문제들은본질적으로헌법상인간의존엄과가치에서유래되는기본권인인격권과관련된다.평범한직장인에게헌법이의무가아닌기본권으로나타나서힘을발휘하는지점은이와같은곳이다.이후법원도국가대개인의관계뿐아니라,개인과개인의민사적법률관계에서기본적인권을다루기시작했다.”(29쪽)

헌법의언어를발굴하기

헌법에있지만,없는것만같은언어를발굴해헌법의효능감을되살리려는시도는헌법을둘러싼여러문제를제기하는것으로나아간다.김지형전대법관이이책을읽고언급한것처럼“‘없는듯하지만있는’언어,‘있는듯하지만없는’언어,‘없지만있어야할’언어,‘있지만없어야할’언어,‘있지만있으나마나한’언어들을모두섭렵하고있다”.
‘생명권’,‘안전권’은헌법에명확히쓰여있지않지만국가가반드시보호해야하는국민의기본권이다.‘경영권’이란말은어떠한가?있는듯하지만없는언어다.노동3권에대응하는경영권이라는말은헌법에없는말이다.헌법어디를뒤져도나오지않는말인데도대법원판결문에마치기본권인것처럼대법원의판결문에등장한다.‘근로의무’처럼있지만없어야할언어도있고,‘인간다운생활권’은헌법에는있지만진지하게다루어지지않아‘있으나마나한’기본권처럼취급되기도한다.좀더나아가세세하게단어의‘품격’을논하기도한다.가령동성사이의성적행동을처벌하는군형법추행죄항목의위헌를다투는사건에서,헌법재판소다수의견결정문에쓰인‘혐오감’같은표현을지적한다.“객관적으로일반인에게혐오감을일으키게하고선량한성적도덕관념에반하면서계간에이르지아니한동성군인사이의성적만족행위로서”와같은표현은불필요한생채기를남길수있다는것이다.
저자는다양한판결문,결정문,나아가헌법재판소의소수의견까지소개하며헌법의언어들을우리의삶에끌어다붙인다.기존의판결과결정들의아쉬움을비판적으로볼수있도록독자들을가이드하기도하고,헌법의정신이형형히살아있는법의문장들을소개하기도한다.나아가헌법의언어어떻게바뀌어야할지,어떤언어를담아야할지제안을하기도한다.


우리가합의한유일한공동체의언어
:다름을환대하는헌법읽기

저자는나아가헌법이우리공동체가합의한유일한언어라는점에주목하고,이헌법을공동체안에서다른서로를이해하는출발점으로삼자고제안한다.

“헌법은서로다른우리가유일하게합의한공동체의언어다.내주장을헌법에근거해서설명하고상대가가진의견을듣고토론하고서로를이해할때,우리는거대한헌법의구체적인모습을더잘알게될것이다.또한공통의약속을구체적으로말할때사회가겪는갈등을잘해결하는데도움이되리라믿는다.”(11쪽)

그래서최근한국사회에서논란의중심이되어온감각,공정성과차별에대한감수성을한사회의공통언어인헌법을통해어떻게풀어갈수있을지도공들여논한다.청년들에게일정정도의일자리를배분하라는청년고용할당제는차별적인법일까?‘별난’마음을가진양심적병역거부자들의대체복무제를인정하는것은‘보통’의마음을지니고군복무를하는이들과의형평성에어긋난것일까?지금도위헌소송이진행되고있는동성군인사이의성적행위를처벌하는군형법의‘계간이나그밖의추행’문제는어떠한가?평등과차별,다름을받아들여야하는순간에헌법의언어에서토론과논쟁을시작해보는것은어떨까.
저자는다수자를중심으로형성된법제도가소수자의권리와충돌할때,그러니까다수자의상식이소수자의권리를침해하서소수자가소리칠때,권리는가장진지하게받아들여져야한다고전제한다.그때사법부의존재이유가드러난다고한다.다수국민이선출한국회의원과대통령이입법과행정을담당하기에소수자들의권리를나서서챙기기가어려운현실속에서,“헌재와법원은소수자의인권보호여부를마지막으로검증하는낙동강최후방어선”(162쪽)이된다는것이다.
그저내가싫다고,불편하다고누군가의외침을부정할것이아니라한번쯤우리모두가합의한헌법이라는공통의언어속에서서로의주장과논리를이해해보자고저자는제안한다.어쩌면헌법안에서상대방의의견을이해해보려는마음과자세가혐오와배제를내려놓을수있게되지않을까하는기대를담아서.
헌법의기본권이판결에서어떤문장과언어로나타나는지확인하고,보통의사람들의기본권을법제도가잘보장하지못할때헌법을통해어떻게기본권을주장할수있는지살펴보는1부,헌법의논증과용어에집중해노동에관련된판례를비평하는2부,평등권과소수자를다룬판례에대한생각과논리를적은3부,헌법을구체화하는법률의문제를국민기초생활보장법으로풀어낸4부까지의여정을함께한독자들에게조금이나마나를지키고다름을환대하는방법으로헌법이가까이다가와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