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 (병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안내서)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 (병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안내서)

$18.00
Description
정신병의 세계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지침서
어떻게 정신질환을 안고 삶을 주체적으로 관리해나갈 수 있을까?

정신질환에 관한 가장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보고
“이제까지 읽은 정신질환에 관한 책 중 가장 적확한 보고” -정희진(『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병에 짓눌리지 않고 병을 탐구한 당사자의 문장은 정확하고 구체적이면서 사려 깊다. ‘정신병자’에게도 정신병이 없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진영(소설가)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는 정신질환 당사자이자 수많은 정신질환자들을 만나온 저자가 쓴, 정신질환에 관한 구체적이고도 실제적인 보고다. 저자 리단은 그 자신이 매일 스무 알의 약을 복용해야 하는 양극성장애 환자인 동시에, 자조모임을 조직하며 다른 환자들을 만나오고 수년간 정신질환에 관해 쓰고 그려온 작가다. 저자는 스스로 경험한 바와 다른 이들을 통해 배운 바를 토대로, 우울증에서 경계선 인격장애와 조현병까지, 처음 정신과를 찾는 방법에서부터 지지 네트워크를 조직하는 법까지 '정신질환이라는 세계'에 대한 통합적인 세밀화를 그려낸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정신병'이라는, 때로는 정신질환에 대한 멸칭으로도 쓰이는 단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그 까닭을 "‘마음의 병’ 같은 말로 돌려 말하는 대신, 말 그대로 정신에 ‘병’이 생긴 상태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정신질환에 덧씌워진 흥미 위주의 속설이나 오해를 걷어내고 '질병'으로서 정신질환이 갖는 현실적인 면모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저자가 살펴보는 이 현실적인 면모들은 우울증 환자가 경험하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조증 상태에서 겪는 경험의 실체는 단순히 기분이 들뜨는 상태와 무엇이 다른지,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의 인간관계가 처하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폐쇄병동에 입원한다는 것은 어떤 경험인지 등을 아우른다. '정신병의 나라에서 온' 안내자라고 할 수 있을 이 책은, 정신과에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초발 환자부터 평생질환으로 관리할 각오를 하고 있는 환자, 그리고 주변의 정신질환자를 이해하고 싶은 이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단계와 입장에 서 있는 독자들 모두를 도울 수 있는 책이다.
저자

리단

2009년『혁명은이렇게조용히』삽화를그리며그림으로데뷔했으며,약10년전부터앓아온정신질환에대한조사를바탕으로병과자신의관계에대한단상들을만화로줄곧그렸다.『꽁치의옷장엔치마만100개』,『조색기』,『자해장려안하는만화』등을그렸다.2015년겨울부터트위터에서우울증을비롯한정신질환과관련해약2000명의팔로워와정보및경험을나눠왔다.2016년5월‘여성정병러(정신질환자를자조적으로이르는은어)자조모임’을주최했다.2019년1월부터6월까지정신질환과제반문화를다룬온라인주간지《주간리단》을발행했다.

목차

프롤로그
이책에서사용하는용어들

1부어떤사람들은몰라도되는병의세계

1장네가다잃어도나는마지막까지남아있을것이다
2장처음정신병이라는세계에발딛는당신에게
3장병자를돕는것:병식,병체성,그리고자조모임
4장고양이처럼:우울증환자가삶을운영하려면
5장정직한자들이가는지옥,조증
6장경계선인격장애라는슬픔
7장조현병:현을조율하는사람들

2부병과더불어살아간다는것

8장병이낫지않는사람들
9장약물의이해:기초
10장정신과의사와대화하는법:치료계획수립
11장우울증회복을위한활동지침
12장양극성장애를운영하기
13장취미:시간의모방자
14장정신병과가난
15장직장과학교에적응하기
16장약물의이해:심화
17장폐쇄견문록
18장기억하는자,기록하는자
19장자해하는사람들
20장자살을하려는이들을위한탐구서
21장섬연애:떠나지못하는섬,끝나지않는연애
22장부모그리고의사:모든걸모르고모든걸아는
23장정신질환자를지지하는것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이책에는약스무챕터남짓의글이수록되어있다.초발한초기정신질환자부터평생관리질환으로정신병을안고있는사람모두에게해당하는글들을함께실었다.글을읽는이들이염두에둘것은,이글을작성한저자인나또한하루에스무알씩의처방약물을복용하는정신병자이며,내가중점을두는것은‘병의관리’이고,‘사회구성원으로기능을포기하지않는것’이라는점이다.따라서예를들어폐쇄병동을다룬챕터에서는병동에관한이야기만이아니라사회에복귀하는과정도함께서술하는방식을택했다.(8)

이책은많은정신질환자들의생태를조사하고분석한바탕위에쓰인책이다.책에서묘사되는여러삶과이야기에대해당신은기시감을느낄수있다.당신과정반대라고느낄수있다.혹은신기한공통점을발견할수도있다.모든병자의삶은고유하다.그래서더더욱자신외에다른수많은병자들이어떤길을걸어가는지확인하는것이필요하다.이책을읽으며자신은어떠한삶을살고있고어떤앞날을그리는지,불가능하게느껴지는무언가를어떻게다루어야할지,개인적인답을구해보자.(8~9)

마지막으로,정신병이없는이들이이책을읽는다면,이것이단순히정신병자들의난동기로여겨지지않기를바란다.자신과다른사람들이얼마나치열하게삶을조정하려고애썼는지,실패했는지,성공했는지,그도아니면절망했거나고통받았는지등을읽어낼수있기를바라며,그독해가현실의정신질환자들에대한이해로이어지기를기원한다.(9)

나는정신질환이가진질병(disease)으로서의실제적인위험성과그현실적인파괴력을강조하고자‘정신병’이라는용어를사용한다.적절한때발견되고치료되지못한정신병이어떻게중증으로불어나한사람의일생을차근차근장악하는지,어떻게이미가진것도빼앗고,주위와관계가단절되게하는지,이전에는흥미나기쁨을주었던것들도무감하게느껴지게하고,이윽고누구도찾지않고아무도볼수없도록가둬버리는지.(11)

초발삽화이후삶은달라졌지만,삶이끝난것은아니었다.특히독해력이나문해력,언어와외국어능력,대인관계스킬같은것들이파괴와종말을맞았지만동시에한편에선또왕성하게재생되고있었다.정신병의여러병증들과자해나자살같은자기파괴적사고들이이른바‘상식선의’사고들과함께공존했다.여전히파괴적인생각을했지만주어진과제를해낼수있었다.이기묘한공생에대해나는불쾌감보다호기심이앞섰다.우리는서로앞서거니뒤서거니달리기를하는것이다.그래서혼자뛸때와비할수없이멀리갈수있지.이런생각은병에게형태를부여해주는행동이었으나그때는몰랐다.나는덜외로워기뻤을뿐이다.(23~24)

나는종종배신감을느낀다.거침없이멀어지는거리감을느낀다.사회에반쪽짜리소속감을느낀다.나는물론사회에소속돼직업활동을하고임금을받고소비를하고생활환경을구축하고사람들에게소속되는일을마땅히해야한다고생각하지만,우리가반드시겪지않아도되었을고통을생각하면지독한기분이든다.어떤사람들은몰라도되는병의세계.왜그런얘기를꺼내냐고반문하는세계의사람들.이해할수없는행동을저지른네가잘못이라고비난하는이들을기억한다.그럼에도불구하고계속생을잇기위해뛰어드는이들을생각한다.(29)

재미있는건조증자의육신은이러한막무가내의요구에태업을하거나손을놓고따라가길거부하지않는다는것이다.조증이온사람이갖은일을다저지르고밤을새우고또새워도몸은끝없이따라갈수있음을어필한다.이는초반에조증을잡지못하는큰이유가된다.조증의육신은잠을자지않아야하고,허기를느끼지않아야하고,심지어음료를섭취하고배설을하는기본중의기본도실행하지않는극히불가능한상태를유지해야함에도불구하고오로지정신이제시하는곳으로온순히따른다.문제는이런식으로며칠을생활하다보면계속해서정신을자극해조증이가속되는악순환을불러온다는점이다.이런생활이월단위로지속되다보면신체가셧다운되는일이일어난다.(88)

마지막으로이것은내가만나는모든BPD에게드리는팁인데,강력한인격장애를흔들수있는힘은바로유머에서나온다는것이다.병은우리곁에언제나머물고있으며,우리의사고를더욱딱딱하게만들어자살과자해와그밖에타인에위해를주는일들에게논리를부여하고벗어나지못하게한다.우리는장애적사고의위병(衛兵)이아니며,병에도불구하고스스로를웃게할수있는힘을가지고있다.병을모시고사는것만큼이나병을버려두고놀러나갈수있는것이바로병과대항할수있는최후의힘이다.나는BPD가남에게피해만끼치는악마적존재도,그렇다고유년의고통스러운환경이창조한가여운피해자도아니라고본다.그것은일단,그저병이다.정해진습속,정해진패턴,호오가확고한병이다.그리고웃긴것과병적인것은종이한장차이다.만약병을두고웃을일이필요하다면기꺼이,그종이한장을넘기면그만이다.(114~115)

우울증으로인해많은것을잃었을수도있지만우리의목표는‘남들처럼’움직이고비장애인의습속을모방함으로써견뎌내는것이아니다.이실험과정은자신만알것이고,자기만이이재활의고충을알것이다.그래서우울증환자는몇배로노력하는데에어려움과억울함을느끼기쉽다.남들이쉬는걸당신은쉬어줘야할것이며,남들이먹는걸당신은먹어줘야할것이고남들이잠드는걸당신은잠들려고노력을해야이룰수있다.이과정에서타인과비교하면박탈감만심해질뿐이다.링에올라싸우는둘은당신과당신의병이지남들이아니다.타인과겨루는것은기나긴재활실험후의일이다.그러나당신은무엇이든될수있다.어떤시점에는더나빠질수도있고,어떤측면에서는더욱우수해질수도있다.당신의지금이영원히지속되지는않는다.우리는변할것이고그리하여우리는살아남을것이다.(180)

정신질환이모두에게공평하게배분된다고는생각하지않는다.가난은병이파고드는취약한부분들중하나다.오랫동안가난에시달려온이들을관찰하면그들의위축,수동성등을포착할수있다.그들은언제나최악을가정하고차악일때안도감을느낀다.최선을목적으로놓고차선을이루려노력하며성취감을얻는것은그들의방식이아니다.그들이절망하는것은현재어떠한곤경에처해서가아니라,돈을벌든빌리든무엇을하든삶이나아질일이없다는확신이들기때문이다.그리고이런벼랑같은가난에내몰린이들이이상사고나사고장애를겪는것은당연한수순이다.(220)

약은완전한존재가아니다.어디까지나불완전하고결함이있으며부작용이작용보다클때도있다.그럼에도내가약물을믿는이유는그것이향후하루이틀,혹은일주일이나2주정도를장악하기때문은아니다.병에의해나는단절되지만약물은계속된다는건재미있다.전에어느날처방전을약국에건네고앉아있는데그들이나누는소근거림이유난히크게들렸다.“리튬네알왔어.”라는.처음엔어처구니가없었고그다음에는생각할때마다웃겼다.나의정체성은사람이라기보다리튬네알에가깝지않은가.종종약물의의인화나약물의자기화에대해생각한다.특히우울삽화일때기분조절제와항우울제두종을각기최고용량으로복용해야최소한의기능을할수있는나에게약물은무엇인가.(269~270)

언어,바로모국어가자신을버린느낌이야말로정신질환을통해경험할수있는최악의순간중하나다.이미죽고싶어하는이들이너무많아서단순한‘죽고싶다’쯤은죽음의레이스에명함도내밀지못한다.입속으로죽음을곱씹으며다니지만,더는자신이표현하는죽음에무게가없다는것을안다.그래서더욱죽음을자조하며우스꽝스럽게말하지만경박해보일뿐이다.당신의‘죽고싶다’는이미널리통용되는‘죽고싶다’아래에서흐드러진다.본인이느끼는바로그특별하고특유한,자신을절망케하는유일한‘죽고싶다’를아는사람은없다.(292~293)

우리는자해를통해두번존재한다.첫째,육신의존재를확인하고,둘째,내기분이나아질수있음을확인한다.자해로인한심신의변형(흉터,정신적인흥분고조)이생긴다면육체와정신사이에직통으로오가는철도를만든것과같다.자해는육체를장악할수있게하며,거덜난육체성은자기자신의무능력과무력감을해소해주고,우리는자해후잔해를돌보면서다시한번육체를장악한다.우리는자해를통해신체에상처를입히고훼손하며,행위로인한상해를수선하고회복하며육체성을획득한다.(304)

병자가현재를관리하며미래를계획할수있게돕는실천적가이드

이책은정신질환에대해여전히'다괜찮다'는식의무책임한위로나근거없는대체요법이팽배한사회에서따를수있는대단히실천적인가이드이기도하다.저자가가장초점을두는것은'어떻게정신병자들이자신의삶을주체적으로,책임감있게관리해나갈수있을까?'라는질문,즉어떻게병을관리해나가고사회구성원으로서기능을포기하지않을수있을지에대한질문이다.이책은그러기위해필요한아주구체적이고실천적인방책들을제공한다.이는약물치료와관련된것부터생활의작은습관에이르기까지광범위하다.
예를들어초진은어떻게이루어지며어떤점을유념해야하는지,정신과의사와효율적으로대화하는방법은무엇인지,정신과약물에관해환자가알아두면좋을것들과약물치료에서환자가할수있는일은무엇인지등의실질적인문제를상세하게살펴본다.그리고중증우울증환자가자신의생활을돌보지못할때어떤도움을받을수있는지,폐쇄병동에입원한후어떻게사회에복귀할지와같은문제들부터,직장과학교에적응하는법,생활리듬을촘촘하게설계해병이침투하지못하도록하는방법까지다룬다.또한국에서,정신질환과오래싸워온당사자가건네는이와같은제안들은한국사회의특성과현실에맞춤한조언이기도하다.정신질환에대한세간의인식과같은사회적문제부터복지지원과같은세부적인제도까지,이책은한국정신질환자들이살아가는현실을고스란히담고있다.이처럼여전히환자의주체적인힘이나병을대하는적극적인태도는과소평가되고있는상황에서,이책은단순한위로나힐링의차원을넘어환자가스스로주체적인삶을꾸려갈수있음을설득하고돕는,아주현실적인가이드가돼줄것이다.

약물치료도마찬가지입니다.각각의약물이작용하기까지시간은약물에따라다릅니다.타이레놀처럼20분뒤에씻은듯이두통이사라지는것과이쪽계열의약물작용은작동기전이완전히다릅니다.항조증제인리튬은7일정도걸리며,SSRI계열의항우울제는충분한치료효과를나타내려면일반적으로3~6주가걸리곤합니다.때로는충분한효과가나타나기이전에부작용이선행할수도있습니다.부작용은약물치료를위해용기를낸환자들을쉽게좌절시키고,정신과에재방문하는것을무의미하게여기게만들기도합니다.이시기를잘넘겨야합니다.그러기위해서는약물을처방받을때,해당약물이작용하기시작할때까지얼마나기다려야하는지의사에게물어보는것이좋은방법입니다.기약없이효과를기다리는것과한계를정하고참는건다른일이기때문입니다.(34)

병식을가진B의경우,조증을눈치채면단번에불려간다.이름하여조증법정으로.“조증인정하십니까?”,“최근며칠간50만원쓰셨죠?당장병원갑시다.”,“자이프렉사(항조증제로체중이증가하는부작용이있음)먹고10킬로그램찌겠네요.그래도가셔야합니다.”라고말하는검사와,“아니아무문제도없으시잖습니까.좋아보이시는데?”,“과장된걱정을하시는군요.기분이좀나아지셨을뿐입니다.”하며정중하고뻔뻔하게부인하는변호사사이에끼어우왕좌왕할것이지만,그래도그는판결을내린다.그는여러수를생각하지만결국머릿속법정을폐회하며과거의판례,사고의전적을쭉한번읊고‘병원에가라.’라는판결에따라버스에몸을싣는다.(41~42)

우울의전염은우리의선의를괴롭게합니다.상대의기약없는우울증에함께탑승하는것이기때문입니다.우울은힘이세며,전염됩니다.도우려하던사람이같이우울해지는경우는너무나흔합니다.병자의감정에일정정도의거리를두어야합니다.어렵지만표면적으로라도거리유지의제스처를보이는것이중요합니다.예를들면알코올중독인아버지가술을달라고떼를쓰고방을뒤집고있어도남은가족들은저녁밥상에앉아아무일도없다는듯TV를보며자기밥그릇을비워야가정이유지되는것처럼요.상대의우울에빨려들어가지마십시오.상대가밥을먹지않아도,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