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명은 가족 (어느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걸까?)

병명은 가족 (어느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걸까?)

$18.43
Description
“알코올의존, 거식증, 공황장애… 모두 다른 병명, 각자 다른 사연.
그렇지만 내가 내린 공통의 병명은 ‘가족’이었다.”
기자 출신 정신과 의사의 마음 관찰기
기자 출신 정신과 의사의 마음 관찰기. 이 책은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이 우울증으로, 아내를 향한 헌신이 공황장애로, 아버지의 알코올의존이 딸의 약물의존으로 이어지는 과정 등,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아픈 마음 한 편에 가족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조현병이나 치매 환자의 삶처럼 우리가 잘 모르는 병 속에서 환자와 보호자는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말해준다.

이 책에는 정신과 의사가 환자들과 비슷한 고통을 겪으면서 변해가는 과정도 담겨 있다. 또한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점점 높아지는 현실을 지적하며, 만들어진 병으로 치부할 수 없는 현실을 드러낸다. 은연중에 정신질환을 묻지 마 범죄의 시작이나, 의지의 문제로 생각했던 독자들은 페이지를 빠르게 넘기는 동안 정신질환을 새롭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저자

류희주

첫직업은일간지기자.이후사람들의이야기를듣기좋아하고,오랫동안할수있는자격증이라는다소건방진생각으로정신과의사를택했다.그러나듣는건생각보다만만치많은일이었다.결국듣다가지친사람을모델로한《리스너》라는소설을출간하기도했다.
소설가로서대중의외면에풀죽어있을때,나에게영감을줬던환자들의얼굴이스쳐지나갔다.의사와환자로만났지만,어쩌면우리의가족일지도모르는사람들.그들의이야기를쓰다가처음으로,그들에게,고맙다는생각이들었다.
환자를고마워하는의사,이런내모습은처음이었다.바뀐정체성이싫지않았다.생각끝에이름을바꾸기로결정했다.이름은한인물의정체성을가장잘드러내는것이니까.타인이아닌내가선택한,나의이름.이책은과거류미라는이름이아닌류희주라는이름으로선보이는첫책이다.

목차

들어가며

1장불행은어떻게대물림되는가_알코올의존
이진단의끝은어디일까?|기분이좋아서,마음이편해서|아이는부모의불행을닮아간다|사라진약의비밀|누가누구를보호한다는걸까?

2장내딸의‘뚱뚱이거울’_거식증
크래커를자르는소녀|가장치사율이높은정신질환은?|프로아나,새로운정체성?

3장그의기억이멈추는순간,가족의시간도멈춘다_망상장애와치매
그누구도짓지않은환한웃음|이게언제끝이날까요?|두시간뒤에바뀐진단명|시간을되돌리는병|고령화사회에서피할수없는문제

4장몸과마음의어긋난시간_지적장애
한집에사는두엄마|무엇이정상일까?|계속되는수색과섬멸작전

5장더이상엄마의아바타로살고싶지않다_조현병
결국여기까지가는구나|하루아침에발병하지않는다|극단적인망상에서극단적인무관심으로|조현병을만드는어머니|100퍼센트피해자도,100퍼센트가해자도없는|서울서부지방법원402호|마지막이야기

6장죽을것같지만,죽지않습니다_공황장애
정말정신질환은존재할까?|선생님,저공황맞지요?|내머릿속에서벌어지는일들|불안이라는유령

7장무심한아빠,성실한엄마,잘난언니,외로운나_사회공포와우울
나를불행하게만드는범인|당신이몰랐던정신과의비밀|마음속검열관과산다는것

8장비참함속에서느끼는겸허함_신체증상장애
어느날내몸이움직이지않았다|언제부터우리는우울했을까?|한번쯤찾아올지모르는반갑지않은손님

출판사 서평

정신질환은쉽게말하기어렵지만생각보다우리가까이에퍼져있다.가까이에있지만남들에게말하지못하는이야기,무언가떠오르지않는가?그렇다.바로가족에대한이야기다.아이러니하게도가족은때때로정신질환을낫게해주는둥지가되기도하지만,때로는정신질환을촉발시키거나악화시키는족쇄가되기도한다.이책에는다양한가족의이야기가등장한다.알코올의존아버지의약을훔치는딸.어머니를죽이고차라리정신병원에가겠다는아들.사랑하는아내와별거하면서30킬로그램이빠져버린남편.그리고어느날,한쪽팔을쓸수없게되면서죽음이바로목전에왔다고생각했던한의사의이야기까지.(중략)
과연가족은둥지일까,족쇄일까.
-들어가며중에서

여전히남은질문,왜이병에걸렸을까?

정신과의사가환자에게가장많이듣는말이있다.‘도대체왜이병에걸렸을까요?’
대부분의환자들은자신이왜병에걸렸는지그원인에대해궁금해한다.어떤질환이든발생원인에대해설명하기는쉽지않지만,정신질환의경우는더더욱설명하기가어렵다.정신질환의원인인마음을눈으로볼수없다는문제때문에,다양한관점에서설명이이어진다.생물학적으로분석도하고,심리적관점에서보기도한다.마음은사회를반영하기에사회학적관점이도입되기도한다.
알코올의존의경우를살펴보자.병에걸린이유를묻는다면정신과의사는먼저뇌에서어떤신경전달물질이문제인지를말할것이다.이설명에도환자가뭔가부족하다는눈빛을보낸다면알코올을섭취하면자신감이생기고긴장이줄어드는,그런심리적요소가있다고말할것이다.여기에더해알코올의존은인종,문화,시대에따라다르고,사회적으로술을쉽게용인하는문화라면더중독될수있다고말할것이다.정신질환에대해생물학적,심리적,사회적으로접근하는생물심리사회모델(Biopsychosocialmodel)에따른설명은막상정신질환으로고통받으며해결을바라는사람들에게는하나의원인으로설명할수없다는말을길게풀어놓은것처럼들린다.
그럼에도불구하고질문은남는다.도대체정신질환에왜걸리는걸까?저자류희주는기자출신이라는특이한이력을가진정신과의사로서다양한병원에서일하며많은환자들을만났다.거식증,망상장애,조현병을지나현대인들의질병인사회공포와공황장애까지….이책《병명은가족》은바로저자가발견한정신질환이시작되는지점이다.저자는마음의병을생물학적,심리적,사회적인관점에서도볼수있지만,그외에도가족이라는고리가있음을발견한다.사람들의이야기속에서아픔을주고받으며,때로는껴안고사는사람들이있다는것을본다.


기자출신정신과의사의끈질긴관찰

박리성골연골염으로10분이상서있을수없는,《병명은가족》의저자류희주는대학을졸업하던해,한언론사의입사시험을치른다.하지만최종면접과제는1박2일동안의등산.저자는결국다른신문사에입사해2년쯤기자로일하면서,사람들의진짜목소리가듣고싶다는고민끝에정신과의사로일하게된다.
저자에게는기자라는독특한이력만있는것이아니다.그는국립부곡병원에서레지던트로일하고,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에서범죄자이면서정신질환을앓고있는사람들을만났다.또한치료감호소에서의이력을마친지금은시골정신과의사로서평범한이웃들을만나며이야기를나누고있다.
저자는정신질환뒤에환자로만규정할수없는사람들의이야기이자역사(history)가있다고믿는다.여기서저자만의빛나는시선이드러난다.더많이듣고,더깊게이해하려는저자의의지로인해독자들도외면하고싶은사람들을만나고그들의삶을이해할수있게된다.
이책의저자는의사로서의자신을내세우지않는다.‘도대체이사람들이왜아픈것일까?’를살피기위해선입견없이환자들의삶으로스며든다.
식욕을통제하면서자신을통제한다고믿는사람들의마음속에있는일그러진거울.여든을바라보지만힘든삶속에서누구도원망하지못했던할머니의슬픔.세상보다더차갑던가족속에서자란아이가중년이되어서도떨쳐낼수없는고통등.저자는환자들의상황에대해쉽게연민하지않는다.함부로판단하지않으며,섣불리답을꺼내지도않는다.
이책《병명은가족》은정신과의사가사람의마음을관찰하며발견한일종의공통분모다.그는이판단을기반으로독자들의생각과시야가더확장되길바란다.또한정신질환으로고통받는사람들뒤에숨은삶을전하며,그들을우리이웃으로생각해보기를권한다.

병뒤에무엇이숨어있을까?

▶아이에게무력함을학습시키는아빠의병
이책의1장은정신과에서가장다루기어려워한다는알코올의존으로시작한다.저자는알코올의존으로가족과사회적지위를잃고,병원이나교도소를들락거리는‘박’을이해하기위해이야기를듣기시작한다.알코올의존으로고생하지만‘박’은한때사랑받는막내였고,한식당의어엿한주인이자주방장이었다.‘박’은그의가족이지내는울타리를더단단하게만들어주고자했지만,경영난이심해지면서아버지처럼알코올에빠진다.
가족은뿔뿔이흩어지고,사회는한번휘청거린중년남성에게쉽게기회를주지않는다.알코올의존은사회적무능력자로사람을낙인찍고,그낙인은다시알코올의존을악화시킨다.이후‘박’의알코올의존은알코올성치매로진행된다.그로인해자신의딸을보호해야할상황에서도아무것도할수없게된다.저자는비슷한고통에빠진딸과‘박’의삶을대조하며,부모의고통이아이에게전달되는악순환을보여준다.또한‘박’의이야기를통해‘의지로이겨내겠다’는중독환자들의이야기가얼마나힘이없는지를역설한다.

▶다이어트니까괜찮을거라믿었던엄마의사랑
‘뼈빼고다빼드립니다’라는광고문구가익숙한우리시대에‘프로아나(Pro-ana,거식증의삶을동경하는사람들)’족들이등장한것은그리놀랄만한일은아닌것같다.날씬함이곧미의기준이된사회에서음식에대한통제는자기관리에능한삶처럼보이기도한다.
그러나저자는가장치사율이높은정신질환이‘거식증’이라고말한다.크래커를먹지않고계속자르다가결국버리는소녀.다이어트를해야한다며굶겠다는초등학교3학년.거식증때문에죽음에이른모델.거식증은자기관리가아니라한번걸리면치료가어려운병이된지오래다.
거식증은기형적인미적기준을가진사회의문제라고생각하지만,저자는거기서한발더나아가거식증을강화시키는심리구조에주목한다.아무것도통제할수없다는무력감을가진사람들이가장먼저식욕을통제한다.내주변에서발생하는일이나사회생활은개인이통제할수없지만,몸은내가통제하고조절할수있다.심지어마른몸은자기계발이나스펙의일종이된다.거식증은때로자신의의지력이나문제해결능력을보여주는지표가된다.
우리는가족이야말로사회적영향력이닿지않는곳이라고생각한다.하지만가족의사랑도사회적흐름에서크게벗어날수없다.우리과에나보다뚱뚱한애는없다며건강이상할정도로굶는딸에게엄마는아무말도할수가없다.만류하는순간,마른몸만환영받는현실을제대로보지못하는엄마의눈먼애정이될지도모르기때문이다.안타깝게도딸의머릿속에있는‘뚱뚱이거울’은엄마의사랑으로도부서지지않는다.거식증을둘러싼사람들의이야기는정신질환을마음의문제로만한정하는우리의시선이얼마나협소한지를느끼게만든다.

▶불안과우울이병이되는곳
우리는많은것을성취한사람을부러워하며,사회적으로우위에서면정신질환과거리가멀어질것이라생각한다.어느날대학선배에게20년만에연락을받은저자는행복하고평온해보이던선배가자살의위험을느낄만큼우울증에시달린다는사실을알게된다.아무런문제가없어보이는사람도우울하고불안할까?도대체왜?저자는키르케고르와사르트르를지나며인간이라면누구나불안과더불어살아갈수밖에없음을알게된다.동시에저자는불안과우울이병적으로변하는시작점을탐구한다.
20년만에만난선배는중증우울증을치료하는과정에서완벽한부모,똑똑하고사이좋은세자매라는굳건한환상속에서벗어난다.저자와함께자신의문제가어디서부터시작됐는지를탐구해가던선배는무심한아빠,큰딸에게만집착하는엄마,잘난언니들속에서인정받기위해계속해서자신을증명해야만했던과거로돌아간다.깨물어아픈손가락없다지만,선배가엄마에게들었던말들은달랐다.‘너를낳지말았어야했어.’‘내가너를낳기전에죽으려고했는데,너때문에못죽었다.’한탄처럼내뱉은엄마의말들은아이에게‘너만없으면돼’,‘네가내삶의장애물이야’처럼가혹하게들렸다.상처받은자기자신을달래며,인정받기위해침묵해야한다는강박은결국중년이된선배에게우울증으로돌아온것이다.
선배의이야기는겉으로는명랑하게웃지만,마음안에그늘하나쯤은안고사는수많은우리들의마음을대신말해주는것처럼들린다.불안과우울은모두의것이지만,그것을병으로만들어가는시작점은사회생활과인간관계의기본을알려주는가족이아닐까?저자는전체여덟개의에피소드를관통하는핵심을,선배의이야기를통해보여준다.

정신과의사로살아간다는것

▶정신감정부터법원출석까지
저자는처음부터정신과의사를꿈꿨던사람은아니다.학부시절에는프랑스문학을전공했고,첫사회생활은신문사에서시작했다.2년동안사람들과부딪히며저자는더많은사람들을만나고싶어졌다.몸이불편해그들에게직접다가갈수없으니,사람들이자신을찾을수있도록정신과로전공을정한것이다.
그러나저자가경험한정신과의사의일상은더극적이다.어머니를죽이려다미수에그친조현병환자와상담하며그의심신상태를감정해야한다.치매에걸린부모를치료하겠다는사람보다,당장다른가족에게유산이넘어가지않도록부모에게의사결정능력이없다고판단해달라는보호자를더많이만난다.
이책의저자는앉아서환자를기다리지않는다.새벽에들이닥친응급입원환자들을치료해야하고,때로는위험한상태에빠진사람들을만나야한다.법원에출석해서자신의판단근거를설명하며,병원에서만났던환자들이더악화된것을보며좌절하기도한다.

▶아픔,이해의폭을넓히는과정
의사수는한정됐는데,정신질환으로고통받는사람들은늘어간다.저자가일했던시골의정신과에서는병동에서60명정도의환자를담당해야한다.‘정말심각한사람들에게더깊게다가가야하지않을까’라는저자의생각은제한된의료체계속에서더많은사람을돕고싶은안타까움에서출발했다.더위중한환자의치료를고민하던저자가정신질환의실체를탐색하다가갑자기팔이움직이지않는것을경험한다.
매일차트를작성하고컴퓨터로업무를처리해야하는의사에게움직이지않는팔은일을할수없다는것을의미한다.무엇보다다리가불편한저자에게팔까지쓸수없다는것은또다른공포로다가온다.저자의의학지식은족쇄가되어끝없이병원을오가게하고,결국수술까지진행하게된다.그래도차도가없자저자는자신의죽음이목전에있음을예감한다.
신체적이상을모두점검했지만답을찾지못한저자는동료정신과의사를찾아간다.무력함,그로인한고통과공포를토로하던저자는자신이환자가된그순간,자신앞에앉았던사람들을생각한다.마음을여전히의지의문제라고생각하는주변인들때문에병원앞에서머뭇거렸던환자들의고통을한순간에이해하게된것이다.
정신질환으로고통받는사람들에게이정도는경증,이정도는중증이라고쉽게말할수없다.저자는불안과우울을연약하게바라보는시선이결국치료가가능한상태까지도죽음으로밀어넣는다는사실을깨닫는다.저자가의대생시절에학교에나오지못하는친구를보며그이유를이해하지못했음을솔직하게고백한다.열악한의료환경,부족한의사수,정신질환은제약회사가만든병이라는편견속에서좌충우돌했던저자들은사람들을만나며중심을잡는다.

▶진료실,편견이무너져내리는현장
저자가수많은사람을만난곳은작은진료실이다.그작은방에서사람들은아무에게도말하지못했던이야기를의사에게전한다.정신과의사란무엇일까?어떤사람들은정신과의사는‘항’자가붙은약만처방해주는사람들이라말하기도한다.
그러나살면서단한번도힘들다고말하지못했던,무학에무일푼인우리시대의노년여성들은정신과의사가아니면말할곳이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