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창
저자:이우창
서울대학교공대에서학사,석사,박사학위를받았고,토론토의슐릭비즈니스스쿨에서MBA를마쳤다.현대중공업에서직장생활을시작했으며,캐나다유학이후에는컨설팅회사들을거치며기업의전략을수립하고혁신을이끄는작업을수행해왔다.현재는HSG휴먼솔루션그룹에서기업체임원과CEO를대상으로강의와코칭을하고있다.
평소공학도로서갖고있던AI에대한관심은,경영을연구하면서새로운질문으로이어졌다.AI는사람들의일하는방식과조직문화를어떻게바꾸고있으며,리더는이변화에무엇으로응답해야하는가?이책은이질문에대한저자나름의답이다.
지은책으로는《일상의경영학》,《세상모든CEO가묻고싶은질문들(공저)》,《우리는그들을신화라부른다(공저)》가있으며,옮긴책으로는《아웃사이더》가있다.
들어가는말
1부생각을외주맡긴시대
1장읽지않는사람들
뇌는읽기위해태어나지않았다|이해를상실한사람들|돌아갈수없는강
2장생각은언제AI의것이되었나
생각의주도권을넘겨준대가|블랙박스인지와인과관계의실종|질문이사라진뇌에들어선생각의공백|판단의주권을양도한사람들
3장진짜보다강한가짜
껍데기자아의탄생|도파민하이웨이와얕아지는감정|진짜보다더진짜같은가짜
4장정서적카지노에갇힌사람들
정서적카지노의탄생|왜하필분노인가?|분노로돈을버는사람들|정서적피로와공감의마비
2부생각을멈춘조직
5장속도가보상이된시장
신뢰보다중요해진속도|판단은어디로갔는가?|조급해진기업
6장액체조직의탄생
줄어든대화늘어난보고|침묵이가장안전한선택이될때|함께일하지만함께있지않는사람들|결정마비의조직화
7장이미지가본질을대체한기업
숫자가판단을대신할때|잘보이는기업vs.잘작동하는기업|껍데기기업의탄생
8장호모알고리즘
나는알고리즘이추천한것을욕망한다|운전대를쥐고있는것은누구인가?|생각하는집단과반응하는집단
3부AI시대의리더십
9장판단의주도권을되찾는사람
우리가양도한것의정체|5초를지킨다는것|혼자서는지킬수없다|가장작은첫걸음|멈춤을떠받치는것들
10장산만함은이시대의기본값
게으름이라는오진|덜어내는것이보호다|레일이기차를달리게한다|내일아침의다섯줄
11장결정의유통기한
틀린결정보다비싼것|그가70퍼센트에서끊은이유|한달짜리결정|결정했다고끝이아니다
12장결정의통역
결론은도착하지않는다|내려보내는통역|되돌려받는통역|결정이사라지지않으려면|결과가돌아올때
13장결과와의미사이
결과는스스로말하지않는다|사실과이야기를갈라놓기|반대편을세워본다|좋은결과가가장위험하다|결과가돌아올때
14장도구뒤의사람
결과물이사람을가린다|냄비를묻는다|AI가못하는일에서본다|요리하는모습을본다|평가가사람을만든다|요리사를키운다는것
15장사람을키우는설계
판단이자랄기회가없어졌다|먼저,혼자|실행이아니라판단을맡긴다|효율의함정|막내의1년
16장데이터너머의고객
두꺼워진자료,흐려진고객|물어도안나오는이유|고객옆에앉아본다|남의눈을빌린다|사람이보고,AI가합친다|데이터를덮은다음
17장AI를넘어고객에게닿는길
사라진검색창|AI라는첫독자|AI에비친우리|또렷한진짜가통한다|문지기를건너뛰는길|복제할수없는것
18장리더의거울
자신을본다는것|판단이뒤로밀릴때|세개의거울|흔들리는사람,흔들리지않는사람|다음분기의첫1분
주석
AI가내놓은답에누가이름을걸것인가?
기술은결론을만들수있지만선택과책임까지대신할수는없다
AI가회사에들어오면서자료조사와분석,보고서작성은훨씬쉬워졌다.누구나일정수준이상의결과물을빠르게만들어낼수있고,필요한정보와아이디어도손쉽게얻는다.문제는그다음이다.쏟아지는정보가운데무엇이중요한지가려내고,수많은선택지가운데하나를고르고,그결과에책임지는일은여전히사람의몫으로남아있다.
《AI시대,최소한의리더십》은바로이지점에서리더의역할을다시묻는다.AI가잘하는일을굳이사람이붙들고있을필요는없다.대신기술이대신할수없는일을더분명하게붙잡아야한다.구성원이무엇에집중해야하는지정하고,끝없는검토에선을그어결정하며,그결정이조직안에서제대로작동하도록맥락을전달하는일이다.
그래서이책은‘어떻게하면AI를더잘쓸것인가’를설명하는책이아니다.오히려AI가기본값이된조직에서사람이어디까지생각하고,무엇을판단하며,무엇을끝까지책임져야하는가에대해묻는다.
AI가조직의능력을평준화시킬수록
차이를만드는것은답이아니라판단이다
좋은정보가희소하던시대에는남보다더많이아는것이경쟁력이었다.더많은자료를확보하고,더빨리분석하고,더완성도높은보고서를만드는조직이앞서갈수있었다.개인의경험과숙련도역시결과물의차이로그대로나타났다.
문제는모두가비슷한도구를사용하면판단역시비슷해질수있다는것이다.AI가제시한가장그럴듯한선택지를반복해서받아들이다보면어느순간자신의결정인지AI의결정인지조차흐려질수있다.책은이를모든리더의결정이조금씩비슷해지는‘판단의평균화’라는문제로바라본다.
이것은조직에새로운문제를던진다.모두가비슷한도구를쓰고비슷한답을얻는다면앞으로조직의차이는어디에서만들어지는가?
그러므로앞으로조직의차이는AI가내놓은답자체보다그답을어떻게다루느냐에서만들어진다.AI의답을그대로실행하는조직과한번더의심하는조직,숫자만보는조직과그숫자가말하지않는것을보는조직,결과만평가하는조직과그결과를만든판단의과정을보는조직은결국다른곳에도착한다.
AI시대의경쟁력은AI보다더많은답을만들어내는데있지않다.같은답에서다른가능성을발견하고,자기조직의맥락에맞게해석해자신만의선택을만들어내는힘에있다.그리고바로그지점에서리더의역할이다시중요해진다.
정보를덜어내고,결정하고,맥락을전달하라
AI시대에다시중요해진리더의역할
AI시대에는리더의역할도달라져야한다.정보가부족했던시대에는더많은자료와지식을제공하는것이중요했다.하지만이제가장부족한자원은정보가아니라사람의주의다.리더는무엇을더보여줄것인가보다무엇을보지않아도되는지정하고,무엇이지금가장중요한문제인지선명하게만들어야한다.책이말하는‘더주는리더가아니라덜어주는리더’다.
결정하는방식도달라진다.AI는더많은가능성을보여주지만어느가능성을선택할지는대신책임져주지않는다.모든정보를확인할때까지기다리기보다어느시점에서선을긋고실행할것인지정해야한다.또한결정한뒤에는결론만지시하는것이아니라왜그런결정을내렸는지맥락까지전달해야한다.그래야구성원도예상하지못한상황에서스스로판단할수있다.
평가의기준역시달라져야한다.AI가누구에게나매끄러운결과물을만들어주는시대에는결과물만으로사람의실력을판단하기어렵다.어떤문제를선택했는지,무엇을버렸는지,AI의오류를어떻게발견했는지,예상밖의상황에서어떤선택을했는지까지봐야한다.책은이를‘완성된접시보다요리하는모습을보라’는말로설명한다.
더나아가AI가신입사원의초급업무까지대신하기시작하면서사람을키우는방식도다시설계해야한다.과거에는작은업무를반복하고실수하고수정하면서자연스럽게판단력을길렀지만,이제그과정자체가사라질수있기때문이다.사람의성장은더이상‘일하다보면저절로이루어지는것’이아니라리더가의도적으로기회를만들어야하는일이된다.AI가실행의많은부분을대신하면서리더의역할은사라지는것이아니라더본질적인몇가지로압축되고있다.
더많은일을직접해내는리더가필요한시대는끝나고있다.이제중요한것은AI가대신할수없는판단과책임의자리를지키는것이다.《AI시대,최소한의리더십》은바로그자리에서리더의역할을다시묻는다.
책속에서
지금조직안에서벌어지는많은문제는,사실조직밖에서이미시작된것들입니다.인터넷과SNS그리고알고리즘이만든환경이사람들의뇌회로를조용히바꿔놓았습니다.정보는사상유례없이넘쳐나는데,사람들은더이상깊이읽지않습니다.뉴스는요약으로소비되고,영상은30초단위로잘립니다.우리는생각을멈춘것이아닙니다.생각을알고리즘에맡기기시작한것입니다.그리고그결과가지금당신의회의실에서,보고서에서,고객의구매패턴에서드러나고있습니다.
저는기업의리더들과마주앉을때마다이변화를가장또렷이느꼈습니다.“왜그렇게생각하세요?”라고물으면,예전같으면한참을얘기하던사람들이이제는머뭇거립니다.답이없어서가아닙니다.답을스스로만들어본지오래되었기때문입니다.저는그머뭇거림의정체가궁금했고,이책은그궁금증에서시작됐습니다.
그래서이책은처방보다진단에더많은공을들였습니다.병의이름을정확히알아야약이제대로듣기때문입니다.이책은‘어떻게하면AI를잘쓸수있는가’를알려주는기술지침서가아닙니다.오히려기술이화려해질수록우리가잊기쉬운본질,곧기술이사람을어떻게바꿔놓았는가를차갑게들여다보는책입니다.가끔은인문서처럼읽히는대목도있을겁니다.다만그모든관찰은결국하나의질문으로모입니다.‘생각을멈춘사람들로가득찬조직에서,리더는무엇을달리해야하는가?’(6~7쪽)
과거의인지능력이심해로깊이잠수하는해녀였다면,지금의우리는수면위만빠르게스쳐지나가는제트스키를탄관광객이된셈입니다.빠르고역동적으로보이지만,정작물밑에무엇이있는지는보지못합니다.정보는홍수처럼밀려오지만정작내삶을바꾸는지식은말라버린시대,우리는쏟아지는자극에떠밀려무엇이중요한지판단하는힘을통째로잃어가고있습니다.(23쪽)
실시간대시보드는정보를제공하는도구를넘어,조직의인내심을갉아먹는불안의발화점이됩니다.숫자가1초단위로업데이트될때,리더의시야는1년뒤의비전이아니라1분뒤의그래프에고정됩니다.속도가빨라질수록기업의전략은목적지를향한신중한항해가아니라,눈앞의파도에떠는발작적반응에가까워집니다.조회수,전환율,참여율처럼즉각적으로확인할수있는지표는중요해지고,신뢰나브랜드자산은후순위로밀려납니다.단기반응이좋지않으면전략이흔들리고,지표가기대에못미치면방향을급히수정합니다.실험은많아지지만,축적은줄어듭니다.장기가치는속도와잘어울리지않습니다.신뢰는시간을필요로하고,브랜드의깊이는일관성을통해쌓입니다.
이구조는개별기업의문제가아닙니다.경쟁사역시속도를기준으로움직이고,투자자역시빠른성과를요구하며,소비자역시즉각적인반응에익숙해져있습니다.시장은집단적으로조급해집니다.속도는기본값이되고,기다림은위험으로인식됩니다.(82~83쪽)
산만함이기본값이라면,리더의일은분명해집니다.정보를더쌓는것이아니라,덜어내는것입니다.구성원들이봐야할것,참석해야할것,신경써야할것을늘리는대신,안봐도되고안해도되는것을정해주는것입니다.핵심다섯줄과곁가지마흔줄을함께던지면,사람들의주의는마흔줄로흩어집니다.리더가마흔줄을먼저걷어줄때,다섯줄이비로소선명해집니다.저는이일을‘인지적방패’라고부릅니다.쏟아지는정보와일거리로부터구성원의사고를막아주려고,리더가앞에세우는방패입니다.다만한가지를분명히해둡니다.이방패가지키려는것은결국구성원의주의력입니다.그리고그주의력을조각내는것은두꺼운문서만이아닙니다.
앞에서우리는한번끊긴주의가제자리로돌아오는데20분이넘게걸린다는것을봤습니다.회의는그중단을,그것도여러사람의중단을캘린더에미리박아두는일입니다.그래서방패가가장극적으로세워진곳은의외로문서가아니라캘린더였습니다.캐나다의전자상거래회사쇼피파이(shopify)의이야기입니다.2023년1월,크리스마스휴가에서돌아온직원들을맞이한것은‘캘린더대청소’라는공지였습니다.세명이상이모이는정기회의를전부없애고,수요일은아예회의없는날로정했습니다.연초단한번의정리로사라진회의가약1만2000건이었습니다.(152~153쪽)
고객과우리사이에,어느새문지기가하나들어섰습니다.예전에는고객이검색창앞에서열개의링크를펼쳐놓고직접골랐습니다.이제는AI에게묻고,AI가추려준두세곳중에서고릅니다.그문지기가우리를명단에올릴지말지를정합니다.명단에들면후보가되고,빠지면고객의세계에서아예존재하지않습니다.우리회사는지금그명단밖에서있는,‘보이지않는후보’입니다.
여기서한가지가뒤집힙니다.고객이우리를보고안고른게아닙니다.고객의AI가우리를후보로올리지않은것입니다.우리가그동안공들여만든메시지,즉우리가누구고무엇을잘하는지의수신자가바뀌었다는뜻입니다.예전엔사람만읽었습니다.이제는사람보다먼저,AI가읽습니다.그리고AI가읽고이해한만큼만,고객에게우리가전해집니다.
그러니물어야할질문이달라집니다.우리는고객에게안보이는걸까요,아니면고객의AI에게안보이는걸까요?그리고도대체언제부터,고객이우리를찾는첫자리가검색창에서AI의답변으로옮겨간걸까요?(270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