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었고 사랑이며 사랑이 될 것

사랑이었고 사랑이며 사랑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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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는 사랑하기 위해 사랑을 필요로 한다

사랑에 빠지기 위해,
사랑에 윤곽을 부여하기 위해,
그리하여 사랑으로부터 오는 모든 것,
기쁨과 슬픔, 경이와 혼란, 분노와 고통을 이해하기 위하여

~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짤막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지구 전체를 뒤덮을 만큼 기나긴 글이 필요할지도 모르고, 어쩌면 이미 제출된 답변들이 지구를 한참 뒤덮고도 남았는지 모른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에서부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인들, 소설가들, 극작가들이 사랑에 관한 글을 썼다. 지금에 이르러서 사랑은 더 흔해졌다. 사랑을 다룬 서사는 전통적인 문학을 넘어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오는 웹소설, 웹툰, 영화, 드라마, 유튜브 동영상, 게임, 온갖 가십 등 폭발적으로 늘었고, 사랑에 초점을 둔 학문적 경계 역시 사회학, 정신분석학, 페미니즘, 문화이론 등으로 넓어졌다. 그뿐인가. 교통 및 통신 수단 발달은 물론 전 지구적으로 보급된 인터넷을 통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하고든 사랑에 빠질 수 있게 됐다(여행지에서의 우연한 동행이 사랑으로 옮겨 가는 두 사람을 섬세하게 비추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처럼 말이다).

저자

바버라H.로젠와인

바버라H.로젠와인은국제적인명성을얻고있는역사학자로중세사및감정의역사를전공했으며,현재시카고로욜라대학교명예교수이다.『짧은중세사(AShortHistoryoftheMiddleAges)』,『중세초기의감정공동체들(EmotionalCommunitiesintheEarlyMiddleAges)』,『감정의역사란무엇인가?(WhatIstheHistoryofEmotions?)』,『다섯편의환상이야기속에나타난사랑의역사(Love:AHistoryinFiveFantasies)』등을집필했다.

목차

머리말

1장한마음
2장초월
3장의무
4장집착
5장충족불가능성

맺음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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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랑이란무엇인가?
이짤막한질문에답하기위해서는지구전체를뒤덮을만큼기나긴글이필요할지도모르고,어쩌면이미제출된답변들이지구를한참뒤덮고도남았는지모른다.고대그리스철학자들에서부터헤아릴수없이많은시인들,소설가들,극작가들이사랑에관한글을썼다.지금에이르러서사랑은더흔해졌다.사랑을다룬서사는전통적인문학을넘어매일같이쏟아져나오는웹소설,웹툰,영화,드라마,유튜브동영상,게임,온갖가십등폭발적으로늘었고,사랑에초점을둔학문적경계역시사회학,정신분석학,페미니즘,문화이론등으로넓어졌다.그뿐인가.교통및통신수단발달은물론전지구적으로보급된인터넷을통해우리는언제어디서든,누구하고든사랑에빠질수있게됐다(여행지에서의우연한동행이사랑으로옮겨가는두사람을섬세하게비추는영화〈비포선라이즈〉처럼말이다).

그렇다면다시,사랑이란무엇인가?
철학자사이먼메이는《사랑의탄생》첫머리에이렇게썼다.“사랑을어찌정의할수있을까.”
물론사랑을정의내리려는무수한시도들이있었다.어떤이들에게사랑은가장숭고한것,신을향한도약으로여겨졌다.어떤이들에게는가부장제가여성을휘두르기위해씌운눈가리개에지나지않았다.어떤이들에게는사랑이진화심리학적행위나호르몬작용에불과했던반면,어떤이들에게는제나머지반쪽,자신의또다른자아를찾는여정이었다.
하지만이중어떤것도사랑을완전무결하게정의하지는못했다.
사랑은그자체로하나의감정이자다른많은감정을포괄하는감정이며,상태이고,관계이기때문에.사랑은좋은것이자고통스러운것이며,자연발생적이고꾸밈없는것이자일종의계약관계이며,영원불멸한것이자언제든산산이부서질수있는불완전한것이며,상대에게모든것을요구하면서도아무것도요구하지않는것이기때문에.다시말해서사랑은딱떨어지게구획지을수없는,더없이복잡하고모순적이며이해하기어려운감정이기때문에.

그렇다면우리는기묘한역설앞에서있는것이다.사랑은흔해졌고,많은이들이사랑에대해떠들어대지만,사랑의본질이무엇인지는불분명하다.사랑은정말(우리가흔히알고있는대로)아무런동기도,조건도없는것인가?단지‘그사람’이기때문에사랑에빠지고‘그사람’이기때문에어떠한의무를지지않았음에도가진것을모두내주려는것인가?비틀스가노래했듯이,사랑에“필요한것은오직사랑뿐”인가?하여사랑은계급을,인종을,성性을,온갖위계질서를벗어날수있는것인가?

사랑이복잡한만큼이나사랑을둘러싼판타지의역사는고대신화에서부터디즈니영화에이르기까지길고도견고하다.사랑의판타지가과거에도지금도미래에도변함없다는뜻은아니다.다만몇몇판타지는비록그형태는늘변화를겪었을지라도지속성을보여주었다.로젠와인은그중에서도가장영속적인판타지를탐구한다.가령사랑은우리를더높은곳으로이끄는것이지더낮은곳으로끌어내리는것이아니며(초월),불화의가능성을내포한것이아니라한마음에서비롯되고한마음으로완성되는것이다(‘부부는일심동체’같은관습어구들이보여주듯이).

판타지,특히사랑에관한판타지를다룬것이라면백마탄왕자따위는없다는식으로판타지를낱낱이해체하는책이라예상하기쉽겠지만,로젠와인은판타지를그렇게냉소적으로바라보지않는다.우리는판타지없이살수없다.판타지는현실을떠받치는기둥이자현실의부분이므로.예컨대여러이야기에서수없이재현된사랑의판타지는우리에게적절한행동규범과대본과모범을제공한다.썸을탈때나연애를할때그런대본없이는상대가내게어떤감정을갖고있는지알아차릴도리가없을것이다.판타지는이제막피어나는감정에이름을붙이고윤곽을형성하는데일조한다.그것은꼭사랑만이아니라삶전반에서그렇다.여성성의대본과남성성의대본이짜여있듯이말이다.

그리고이러한판타지는계속해서변화한다.방향을바꾸기도하고,재구상되기도하며,전용되기도한다.여기에는해방의가능성이놓여있다.지금우리가알고있고또로젠와인이다룬오랜사랑의판타지들은원래부터그랬던것처럼‘자연스럽게’여겨지지만,이질적인판타지들이뒤엉켜만들어낸사랑의역사자체가판타지를제공한다.사랑에(사랑에대한판타지가그러하듯이)못을박고영원한진리로만들고자하는판타지를.사랑이존재하지않는다는뜻이아니다.다만그것이판타지들이묘사하는형상대로만존재하지는않을것이다.하여사랑자체가거대한판타지로이루어져있다는생각에이르러도놀랄필요는없다.다시한번말하지만판타지에대한부정적인인식을놓는다면,이문장을별냉소없이받아들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