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 : 시 읽어주는 정신과 의사가 건네는 한 편의 위로

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 : 시 읽어주는 정신과 의사가 건네는 한 편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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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떠한 이론도 충분하지 않을 때 나는 시에서 답을 찾았다”
정신과 의사가 시를 읽으며 깨달은 것들
“오늘 기분이 어때?” 간단한 질문이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의 속도에 맞추다 보면 나의 마음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일쑤다. 무심하게 일상을 살아가다 문득 치밀어오르는 감정은 낯설고 또 당황스럽기만 하다. 외로울 땐 무엇을 하는 게 좋을지, 인간관계에서 찾아오는 실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번아웃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우리는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은 마음의 문제에 너무 소홀한 것인지도 모른다.
‘시 읽어주는 정신과 의사’ 황인환 원장은 마음을 잃은 사람들에게 시를 읽을 것을 권한다. 해결하기 힘든 내면의 심연에 대해 오래도록 고민해 온 황인환 원장은 때로는 시 한 편이 복잡하게 얽힌 내면의 혼란에 대한 정답이 되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는 인지하지 못했던 나의 방어기제를 마주하게 하고, 외롭고 지친 마음을 어루만진다. 그러다가 뜻밖에도 무기력에서 우리를 건져 올리고, 피해사고에 빠진 왜곡된 마음에 냉철한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는 자신의 마음속 세상에서 길을 잃은 이에게 건네는 마음 안내서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우선 “오늘 마음이 어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 질문하기가 망설여진다면, 또 대답하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유난히 지치고 피로했던 하루의 끝, 스스로에게 시를 읽는 시간을 선물하길 바란다. 《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가 그 첫걸음을 떼게 해줄 것이다.
저자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여의도힐정신건강의학과의원대표원장으로있다.한양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동대학교대학원에서석사과정을마쳤다.효율성을추구하고정답을강요하는이세상속에서,모호하고정답이없는마음을다루는일을하고있다.해결하기어려운마음의문제를안고있는이들이그의병원을방문한다.그중에서도지역적특성상바쁜일상에지쳐자신을돌아보는데에소홀해진2030직장인들이많다.무기력,우울,외로움등을호소하며찾아오는이들에게그는답을제시하기보다함께답을찾아가고자한다.부정적인감정을없애려하기보다,이에잘대처할수있는건강한마음을키울것을제안한다.

시를읽는것은삶의불확실성에익숙해지는연습이된다.‘시읽어주는정신과의사’로1년넘게[정신의학신문]에글을연재한이유이다.시와같은환자들의마음을읽으며오늘도진료실에서하루를보내고있다.짧지만오랜시간을들여읽어야하는시처럼,사람들의마음도오래도록들여다보려한다.사람들의마음에다가가기위해대한정신건강재단상담의,코로나생활치료센터심리지원단지정전문의등다양한활동을하고있다.[정신의학신문]운영진으로참여하고트라우마치료법중하나인EMDR트레이닝코스를수료한것도이러한노력의일환이다.

목차

프롤로그내가시를읽는이유

1부나도몰랐던내마음을발견하다
:현재의내마음과감정들
방어기제:나는괜찮다는거짓말
불안:언제나최악의시나리오를그리는당신에게
자존감:지금여기서나의가치를높이는법
무기력:삶의의미대신행복을찾는연습
완벽주의:잘하고싶은마음에시작도못하는사람들
외로움:혼자있어도,함께있어도외로운이유

2부모든관계는나로부터시작된다
:과거의관계에서생긴마음의매듭들
독립:부모의자랑이되어야한다는의무감
애착:사랑을계속해서시험하는사람
이별:사랑이지나간자리에서
비밀:나를지키는비밀,관계를무너뜨리는비밀
페르소나:나는누구인가라는고민
연애:낭만적연애와그후의일상
인간관계:섣불리기대했다상처받지않는법

3부이세상모든곳에나의자리가있다
:더나은미래를위해갖춰야할태도들
번아웃:일하는나를위한최소한의예의
성장:실패앞에서품위를잃지않기를
자기애:나를사랑한다는착각
우울:어떤우울도영원하지않다
분노:우아하게화를내는기술
피해의식:그는당신을미워하지않는다

에필로그시와같은마음으로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시를보듯마음을읽을때비로소마음이내편이된다”
모든이상하고당연한마음을어루만지는따뜻한시처방

시를느껴보고자하는과정은진료실에서환자분을만나이해하고공감하는과정과크게다르지않습니다.짧은단어안에담겨있는커다란마음을같이들여다보고이해해보려합니다.이를위해어디로든치우치지않은보편적인마음을가져보려고합니다.마음을준비하는과정에시가큰도움이되었습니다._10쪽(프롤로그)

황인환원장은왜‘시읽어주는정신과의사’가되었을까?그는왜마음을치유하기위해많은매체중시를선택한것일까?
어떠한말로도위로가되지않는순간,누구에게도이해받지못할것같은순간이있다.자칫타인의고통을대수롭지않게취급하는것처럼보일까봐,또나의아픔을전달할방법이없어홀로동떨어진기분을느끼곤한다.이럴때시를읽으면시인및시의화자,그리고시를읽은많은사람들과연결될수있다.혼자가아니라는생각은차가운사회를살아가는데에든든한안전망이되어준다.무엇보다시는압축되어기억하기쉽다는편의성또한갖추고있다.파편적으로기억되는소설이나영화와달리,시는필요할때마다전문을꺼내어볼수있다.
황인환원장은자신의감정이낯설고,관계가힘들고,삶이막막한이들에게혼자가아니라는말을건네고자했다.1부는외면해왔던현재의감정을마주하도록하고,2부는과거의상처에서벗어나건강한관계를맺는방법을탐색한다.그리고마지막3부는마음의덫에서벗어나더나은미래로나아가기위한삶의태도에대해이야기한다.
이책이현재의감정으로이야기를열어가는것은내마음을들여다보는것이모든삶의문제를해결하는출발점이기때문이다.《마음은괜찮냐고시가물었다》에불안과무기력부터이별과번아웃,피해의식까지삶의힘든국면에서언제든꺼내어마음을치유하도록하는상비약같은시를담았다.모두가어떠한상황에서도마음을지켰으면하는마음에서다.

“합리적인이론과느슨한문장으로
일상을지켜나갈힘을얻다”
심리이론이시를만날때비로소보이는것들

황인환원장은시와전문적인심리용어를자연스럽게연결해마음을읽어내는것을넘어그해결책까지제시한다.마치시와심리개념이질문과답을주고받으며대화를나누는듯하다.
자신이사랑받을수없는사람이라생각해늘상대의마음을시험하고,결국떠나게함으로써스스로를계속버림받는상황에두는이들이있다.이는발달과정에서대상영속성과대상항상성을제대로획득하지못했기때문이다.대상영속성은눈앞에보이던물체가사라진다고해서그존재가소멸되지않는다는사실을인식하는능력을,대상항상성은엄마가눈에보이지않아도어딘가에존재하며,더나아가자신과연결되어있다고느끼는능력을의미한다.대상항상성과대상영속성을잘발달시킨이들은관계에서의좌절을보다성숙하게받아들이고,세상을우호적으로인식하며타인을신뢰할수있다.
이에반해어렸을때제대로애착이형성되지못한이들에게상대가자신을버릴지도모른다는가능성은미래의확정적인사실로존재한다.“내집은왜종점에있냐”고자신의상태를단정하며,“그러니모두/내게서서둘러하차하고만게아닌가”라고한탄하는시의화자처럼말이다.(박소란,〈주소〉)황인환원장은이들에게“상류로거슬러오르는물고기떼처럼”(이성복)과거의아픔이현재를결정하도록하지않는의지에대해이야기한다.이렇듯심리학이론과시는딱딱하게굳은마음을다른방식으로어루만진다.가장따뜻한텍스트인시와가장따뜻한학문인심리학의만남에는기대이상의울림과효용이있다.
그외우리는김소연의시에서늘괜찮다고만하는억제의방어기제를발견하고,우루과이작가마리오베네데티의시에서‘무주의맹시’에빠져행복을인지하지못하는우리의모습을마주한다.윤동주의시는번아웃증후군에빠져일상의존재감을잃어버린우리의모습을보여주고,박두순의시는완벽주의에서벗어나메타인지를인지할필요성을이야기한다.
시가마음의안부를물으면심리학개념은그마음이가야할곳을제시한다.그대화의끝에서일상을지켜나갈힘을가지게된자신의모습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삶의문제가해결되어서가아니라,그것을끌어안고나아갈수있는건강한마음을가지게되었기때문이다.


“흔들리지않고나답게살아내기위해
우리에겐시와심리학이필요하다”
과거에서벗어나행복한미래를준비하고싶은당신에게전하는
가장균형잡힌조언

“어떻게해야외롭지않을수있을까요?”,“과거의기억을지우고싶어요”,“불만족스러운현실에서벗어날방법이있을까요?”고민을상담할때,대부분은부정적인감정이나기억을제거하고삶의악조건을극복하는법을묻는다.이에시는대답한다.“외로우니까사람이다”(정호승,〈수선화에게〉),“그씨한톨마저없으면우리는쓰러지지/자신을설명할길이없지”(이병률,〈비밀이없으면우리들은쓰러진다지〉),“너의자리는/이세상모든곳에있다”(메리올리버,〈기러기〉).결국부정적인감정과기억마저나의일부로받아들이고,어떠한삶의조건에서도발디디고설수있어야한다는이야기이다.
황인환원장이책을통해건네는조언도이와비슷하다.그는어떠한마음도극복의대상으로삼지않고,모든감정을자신을이해하기위한실마리로삼는다.늘최선의선택을내리기때문에삶을긍정적으로인식하는것이아니라,어떠한선택을내려도최선을다하는스스로에게만족감을느끼는마음가짐에대해이야기한다.
시는우리의마음과닮아있고,시를읽어내는과정은삶을살아가는방식과도비슷하다.속도와생산성을강요받는사회에서살아가는우리들은모호하고정답이없는시를어렵다고느낀다.시의느슨한문장을곱씹으며의미를찾는것을점점더꺼리게된다.이는우리가모호한마음을낯설게느끼고,삶의불확실성을견디지못하는이유와도맞닿아있다.시의여백에의미를채워넣는일은불확실한마음을끌어안고위태로운삶을건너가기위한연습이된다.시를읽으면이상하고도애틋한우리의마음을이해하고,삶의다양한변수를받아들일수있다.
성가신마음을외면하거나해결하려애쓰기보다응시하고이해하는마음가짐으로살아갈때,우리는비로소마음과더불어잘살아낼수있다.우리에게한순간부정적인감정이걷히고삶의조건이개선되는마법같은일은일어나지않을지도모른다.하지만책을덮을때쯤,마음에갇히고삶의조건에휘둘렸던이전의삶에서벗어나나답게살아가는방법을찾을수있을것이다.그리고이것이진정한변화의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