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게 길을 묻다 (트라우마를 넘어선 인간 내면의 가능성을 찾아서)

꿈에게 길을 묻다 (트라우마를 넘어선 인간 내면의 가능성을 찾아서)

$15.00
Description
꿈작업가 고혜경이 8회에 걸쳐 일곱 명의 광주민주화운동 당사자들과 함께 꿈의 여행을 감행했다. 그간 되풀이해서 매달려온 5월 이야기 대신 꿈의 주빈으로 모셨다. 사회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이들의 내면 여행인 셈이다. 이 책은 자신의 내면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 들어가 그 무한한 세계를 탐험한 이들의 풍요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

광주트라우마센터

기획광주트라우마센터는2012년10월5ㆍ18광주민주화운동관련자등고문과국가폭력으로고통받는이들과그가족들의치유를위해설립되었다.국가폭력생존자들에게상담및예술치유프로그램등각종치유재활서비스를제공하고있으며,치유의인문학강의,국가폭력과트라우마국제회의,오월심리치유이동센터운영등고문과국가폭력의피해를드러내고이를치유하기위한활동을펼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_5월의꿈,그탐색을시작하며

첫번째꿈나눔_꿈은우리내면의진실을속삭입니다
두번째꿈나눔_세상이나를짓밟을지라도꿈은아직살아있습니다
세번째꿈나눔_꿈은왜이렇게나를힘들게할까요
네번째꿈나눔_이전에는보이지않던것들이서서히꿈에나타납니다
다섯번째꿈나눔_마음의상처는끄집어낼때도리어가벼워집니다
여섯번째꿈나눔_마음의소리를듣는귀가열렸으면좋겠습니다
일곱번째꿈나눔_인간은강한존재가아니지만함께할때견딜수있습니다
여덟번째꿈나눔_자신의아픔을다뤄낸사람이타인을치유할수있습니다

에필로그_5월의꿈,그작업을매듭지으며

출판사 서평

5ㆍ18이라는역사적상흔을가슴에품고살아온이들이감행한꿈의여행
자신의상처를직면하면서발견해낸내면의힘,그놀라운드라마


역사적비극은어떻게마음의상흔으로남을까.그리고그상흔은어떻게보듬을수있을까.상처받은사람에게삶은지옥이고꿈은악몽이다.과거의상흔은그렇게현재를잠식한다.마음속의상처는무한반복되고그외의것들은눈에들어오지않는다.누구도그렇게살고싶지않을것이다.하지만어떻게?과거의상처를잘끌어안으면서지금의일상을꿈꿀여지는없는걸까.
그룹투사꿈작업가고혜경이8회에걸쳐일곱명의광주민주화운동당사자들과함께꿈의여행을감행했다.그간되풀이해서매달려온5월이야기대신꿈을주빈으로모셨다.사회적트라우마를겪고있는이들의내면여행인셈이다.‘5월의꿈’그룹은광주트라우마센터의선별로구성되었으며,참여자모두5ㆍ18이삶의방향을바꿔놓은사람들이다.벌써30여년이넘게시간이흘렀건만,이들은여전히악몽을비롯해서가위눌림,야경증,잠꼬대,몽유병등에복합적으로시달리고있었다.인간내면을비춰주는거울인꿈은,상처도드러내보여주지만그너머의비전도함께보여준다.상처받은나도보여주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잘살고싶어하는나도조명해주는것이다.이책은자신의내면을향해한걸음씩걸어들어가그무한한세계를탐험한이들의풍요로운이야기를담고있다.

꿈으로나누는대화,그룹투사꿈작업의힘
오랜상처는잠조차도괴롭게만들었다.이번꿈작업의1차적인목표는참여자들을악몽을비롯한다양한수면장애증상에서벗어나게하는것이었다.그렇다면악몽은우리를괴롭히기위해나타나는걸까?아니다.그것은인간의무의식이시급히전해야할메시지가있다는‘삐뽀삐뽀119’사이렌이자내면서에참혹했던현실을다뤄내려는신호이다.그메시지를읽어낼때,꿈은달라진다.악몽도바뀐다.무의식이사무치게말하고싶어하는그메시지들을,이들‘5월의꿈’그룹은하나씩꿈의언어를익혀가면서암호를해독하듯풀어나간다.
그런데이들이막무가내로끔찍한꿈들만꾸는건아니었다.온갖고난을겪고돌아와여인을만나는‘광주오디세이’같은꿈도있고,상상만해도흐뭇한이상향이선연하게펼쳐지는꿈도있었다.인간내면의부드러우면서도강하고따스하면서도냉철함이엿보이는꿈도여럿이었다.물론황당무계하고유치찬란하며기상천외한꿈도있었다.하지만우리는모두그런꿈을종종꾸지않는가?하늘을날아다니기도하고누군가를죽이기도하고무언가에게쫓기기도하고높은데서훌쩍뛰어내리기도하고말이다.
이번작업에등장하는수많은꿈들은이야기자체로도흥미진진하다.꿈작업가고혜경은이러한꿈들을두고‘오월의꿈’그룹과대화하면서리더로서그꿈들에투사를해나간다.아직까지우리사회에꿈분석은낯설지만,20세기에들어서면서인간의무의식연구에초석을놓았던프로이트와융은무의식에접근하기위해꿈분석을가장주요한방법론으로사용했다.이러한흐름을바탕으로‘살아있는가장경험많고통찰력뛰어난꿈탐험가’로불리는제러미테일러는,1960년대에미국에서그룹투사꿈작업의모델을만들었다.그는성직자를비롯해베트남참전군인,난민,성소수자,사회운동가,노숙자,범죄자등다양한집단과꿈을통해만나면서집단의식을연구해온학자이다.
그룹투사꿈작업은,여럿이함께각자의꿈을나누면서다른사람의꿈을‘내꿈이라면’이라는일인칭으로접근하는것이그핵심이다.즉이작업은타인의꿈을각자투사하면서도그것을해석하고평하는데초점을맞추는게아니라그것을일인칭의고백적진술로풀어냄으로써꿈에접근한다.이런면에서그룹투사꿈작업은타인의신발을신고걸어보는것이라할수있다.자기기준으로상대방을재단하는게아니라상대방의입장이되어봄으로써이해와공감을끌어내는것이다.또한이작업은자기꿈을들여다볼때의맹점에서도벗어날수있다.꿈은무의식의언어를사용하는데,자기꿈을보다보면의식의차원에서꿈의메시지를읽는경우가종종생긴다.하지만꿈을함께나누면여럿이서로다른눈으로한꿈을바라보기때문에다른시각,다른경험,다른통찰과만나게되는것이다.이덕분에그룹투사꿈작업은내면에대한객관적이면서도입체적인시각을확보할수있게해준다.
‘5월의꿈’그룹의리더로서고혜경은자신의스승인제러미테일러의모델을기반으로삼으면서10여년간한국에서해왔던다양한꿈작업의경험을이번작업에한껏녹여냈다.또한민담과전설,신화등인류의보편적인이야기에대한깊은이해까지접목되어서인간의꿈속에들어있는원형성에다가가는투사를엿볼수있다.서양심리학자들의책을통해꿈의이론과사례는수차례소개되었으나한국인의꿈을살펴본경우는많지않다.또한실제로자신의꿈을들여다볼때는독해의벽에부딪치는이들이많은데,이책에등장하는수십여개의꿈들과그투사작업은실제로우리의꿈을어떻게읽어야할지에대한훌륭한선례가될것이다.

1980년에멈춰버린광주의트라우마들여다보기
한편이번작업은한국사회가안고있는사회적트라우마를꿈을통해접근해보는시도이기도하다.우리는한국전쟁전후만하더라도제주4ㆍ3사건,보도연맹사건,거창양민학살사건등집단트라우마를양산하는사건들을여럿겪어왔다.5ㆍ18민주화항쟁역시한국현대사에놓여있는역사적비극가운데하나일터.하지만한국사회는우리의역사곳곳에자리하고있는집단트라우마를다루는데있어서는아직걸음마단계를벗어나지못한듯하다.2014년세월호사건을계기로비로소크나큰사건을겪은당사자들에대한심리적지원문제가사회적으로제기되기시작했지만,아직그기틀을마련하진못하고있다.베트남전이후참전군인들의증상을설명하기위해만들어진‘트라우마’라는말이현실에서자주사용되긴하지만이를넘어서는작업은미진한것이다.
사건의진상을규명하고피해자의명예를회복함으로써역사를바로세우는일은매우중요하다.하지만그와함께사건당사자들이육체적ㆍ정신적으로건강한삶을사는것또한포기할수없는일이다.사회정의가실현될때까지자신의삶을담보잡혀있어야한다면,머나먼미래에진실이밝혀지거나심지어영구히미제로남아진실이묻혀버리는사건의경우에는당사자들이삶을회복할수있는여지가사라질수있는것이다.
트라우마는갑작스레삶에닥쳐온예기치않은사건으로빠르고센충격이가해질때일어난다.그상황,그순간에가해지는압도적인충격이처리되지못한채몸에가둬지는것이다.누군가에게도움의손길을청할수없기에안전에대한감각도사라진다.그렇게트라우마를앓는사람들은그사건에매몰되어현재를살아간다.하지만트라우마란그날그사건자체에있는게아니라각자의신경계에있다.트라우마로고통받는신경계안에갇힌에너지를풀어내고,과거를직면하되그것을현재와분리해낼때비로소바로지금의삶을영위하는자리를만들어갈수있다.
물론끔찍한과거를직면하는것은쉬운일이아니다.게다가사회적트라우마의경우는당사자가사건과관련한사회적분위기에도영향을받기때문에더더욱심한장벽에부딪치곤하며,자신의상처를드러내는데더큰용기가필요하다.과거의고통이현재까지이어지는것을끊어내기위해감행한‘5월의꿈’그룹의꿈여행은,이러한측면에서기나긴여정을거쳐지금의삶과내면의힘을복원해내는과정을그려내는한편의모험처럼펼쳐진다.마치훌륭한예술작품이고통의찰나를드러내보여주지만그것을감싸안는힘또한가지고있는것처럼말이다.이책은그렇게억울한마음,가눌수없는생각,벗어날수없다는자괴감에시달리던이들이디딘첫발걸음의기록이다.작지만소중한한걸음이다.

책속으로추가
우리가지금하고있는작업은,우리마음속에박혀있는상처의파편들을끄집어내고이때문에혼란스러운마음을청소하는일입니다.이작업을잘해낼때비로소창의적이고건강한삶을살수있을거예요.상처를덮자는말,많이하지요.그런데덮는전략은지불할대가가없을것같으세요?덮고부인하는데도엄청난에너지를써야해요.이건생산적으로에너지를쓰는방식이아닙니다.용만쓰지달라지는건없어요.그러니어차피힘들바에야에너지를효과적으로쓰는게장기적으로득이되지않겠어요?한번제대로하면그뒤는훨씬순리대로살수있어요.쉬워서이일을하자는게아닙니다.쉬우면누구든다할수있게요.비록이작업이힘들겠지만,그렇더라도우리보람있게힘듭시다.(188쪽)

자기꿈을들여다볼때의맹점이많아요.꿈은무의식의언어를쓰는데자기꿈을보다보면의식의차원에서꿈의메시지를읽는경우가종종생기지요.하지만꿈을함께나누면여럿이서로다른눈으로한꿈을보게되니다른시각,다른경험,다른통찰과만나게되고,이게꿈꾼사람에게도움을줍니다.(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