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힌 말들 (각자의 역사를 거쳐 가슴에 콕 박힌 서툴지만 마땅한 마음의 낱말들)

맺힌 말들 (각자의 역사를 거쳐 가슴에 콕 박힌 서툴지만 마땅한 마음의 낱말들)

$16.00
Description
어떤 낱말은 마음으로 떠나는 여정의 단서이자 입구다
임상심리학자 박혜연이 발견한 일과 관계, 삶을 관통하는 단어
어떤 말에는 그 사람의 삶과 역사가 담겨 있다. 존재감, 서럽다, 포기하다, 끈기가 없다, 소확행, 믿는다 같은 단어들. 임상심리학자 박혜연은 심리치료자로서 내담자들이 자주 쓰는 특정 ‘단어’와 ‘말’에 집중했다. 그 단어를 실마리 삼아 질문을 이어가며 하나하나 파헤치다 보면 더 깊고, 더 본질적인 이야기가 딸려 나왔다. 그 사람의 내밀한 마음 속으로 걸어들어갈 기회를 얻기도 했다. 그렇게 그 사람의 마음 풍경을 들여다보며, 치료의 문도 열리는 경험을 하며, 이 책을 집필하기로 결심한다.

지금 당신의 삶을 붙들고 있는 낱말은 무엇인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말은 무엇인가?
책에는 저자가 내담자와 이야기를 나눈 대목도 등장하고, 우리가 흔히 쓰는 말 또는 단어에 관해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는 내용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떤 독자는 자기 삶의 단어, 말이란 무엇일지를 가만히 가늠해보기도 할 것이고, 또 어떤 독자는 내가 흔히 쓰던 말에 담긴 자기 관점 또는 자신의 삶의 어떤 흔적을 돌아보기도 할 것이다.
저자

박혜연

사람의마음을과학자의자세로탐구하는심리학자이자사람사는이야기를좋아하는심리상담가다.고려대학교심리학과를졸업한뒤같은대학에서임상및상담심리전공으로석사학위를,서울대학교에서임상신경심리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국가공인정신보건임상심리사이자한국심리학회공인임상심리전문가로분당서울대학교병원,보건복지부등의기관에서심리상담을했고,경기도소방심리지원단의부단장으로소방관들의정신건강을위해일했다.지금은동덕여자대학교교양대학교수로청년들에게심리학을가르치며,여성의마음건강을살피는일에관심을두고있다.

목차

머리말

1장일의말들
존재감
할말
끈기가없다
포기하다
욕심이많다

2장관계의말들
서럽다
질문
예쁘다
치사하다
잘맞는사람
인연
믿는다

3장살아가는말들
좋아하는것
괜찮다
소확행
가치
성장
공감

4장때론폭력의말들
화목하다
그런사람
뭘잘했다고
남들다
창의성
긍정

참고문헌
미주

출판사 서평

박혜연은주변인이던진심상한말한마디에서심상치않음을발견하는사람이다.
오은,시인

-
임상심리학자박혜연이발견한
일과관계,삶을관통하는24가지낱말
그는누가봐도뭐하나빠지는구석없는엘리트였다.그런그가심리상담중가장자주입에올리는단어는‘존재감’이었다.회사에서팀원들과사이좋게지낸얘기를하며표정이밝다가도‘핵심부서’나‘라인’에갑자기촉각을세웠고,입사동기모임을한뒤상담에와서는늘누군가를자기보다존재감이있는사람으로칭하며초조해했다.업무회의에서두드러진발언을한사람과그말들을오랫동안생각하며열등감을느끼기도했다.
‘존재(存在)’란‘있다’와‘있다’가만난단어로그저‘있다’라는뜻이며,표준국어대사전에는‘현실에실제로있는대상’이라고적혀있다.그렇다면존재감은말그대로‘존재가실제로있는느낌’이다.존재감이란실은존재감이없는,즉‘느껴지지않는’존재가존재해야비로소존재이유가생기는단어다.어딜봐도너무존재가느껴지는그가자신의존재감을그토록불안해하는이유는뭘까?
분당서울대병원과보건복지부등에서심리상담을해오다이제는동덕여대교수로청년들을가르치는임상심리학자박혜연은사람들이자주쓰는‘낱말’에집중했다.그낱말을단서삼아질문을이어가며조심스럽게파헤치다보면어느새그사람의가장깊고본질적인이야기가딸려나왔다.그렇게그사람의마음풍경을들여다보다가치료의문이열리는경험을하며이책《맺힌말들(아몬드刊)》을집필하기로결심한다.
‘맺히다’는‘맺다’의피동사로대개는두가지범주로쓰인다.‘한이맺히다’처럼가슴에결코잊지못할응어리가되어남는다는뜻이있는가하면‘열매가맺히다’처럼열매나꽃망울따위가생겨난다는뜻도있다.
저자는《맺힌말들》에오래전상담했으나이제는헤어진내담자들의이야기를담았다.물론성별을구분하지않기위해‘그’로통칭하고개인을특정할만한사회적단서를제외했다.그렇게그들의마음에마치결절이나마디처럼응어리로남았던말들을담은동시에,그단어를딛고(혹은그단어를품고)마침내자기삶의열매를맺게된이야기를실었다.시인오은은이책을먼저읽고,“많은비밀은‘뜻밖’에있다.그(박혜연)는밖으로나가기위해기꺼이안을들여다본다.맺힌말들은그렇게단어로,문장으로,글로풀어진다.맺혔던응어리가꽃망울로다시맺히는기적같은순간”이라고평했다.

당신이자주쓰는낱말을알려주세요.당신이누구인지말해줄게요.
“어떤낱말은마음으로떠나는여정의단서이자입구다”
그동안‘단어’,‘낱말’을소재로한책은소설가,시인,카피라이터의손을거쳐수없이변용되어여러독자의마음을사로잡았다.이책은그많은책들과무엇이다를까.
책을쓴저자박혜연은‘그가그말을자주쓰는이유’,‘어떤단어에자꾸천착하는까닭’을심리학적관점에서해석한다.한개인이살아온삶의궤적을때로는심리실험과연구로,때로는심리치료자로서‘그럴만하다’고짚어주는것이다.
책속이야기는주로어떤단어가일반적인의미와달리그사람안에서그만의의미로쓰인경우를포착하는데서시작한다.심리상담은대개특정문제때문에(우울해서/대인관계에문제가있어서/직장스트레스가심해서)시작되지만,상담을이어가다보면대개삶의다른영역으로이어지거나확장되는데이때어떤특정낱말이그단서역할을하는것이다.마음으로통하는입구로서의낱말을다룬시도는꽤새롭고설득력있다.
‘존재감’을늘불안해하던내담자의경우를살펴보자.(17쪽)그는일란성쌍둥이중형보다몇분늦게태어난동생이었다.쌍둥이형은튼튼하고활달하고적극적이어서친구가많고밖에서잘뛰어노는데,그는엄마품에서떨어지길어려워했고엄마도걱정을쉽사리놓지못했다.그래서엄마는늘형에게동생챙기기를부탁했고,동생은언제나형을쫓아다니기바빴다.그렇게형을쫓아다니며형이친구들과노는판에기웃거리고형한테치대며크다가언제부터인가는암묵적인룰이생겨서각자다른친구와놀고서로다른학교로진학해다른길을가게되었다.
과학의영역에서쌍둥이연구는유전과환경이개체의특성에미치는영향을알아보는데더없이좋은연구방법으로알려져있다.일란성쌍둥이는하나의난자와하나의정자가만나형성된수정란이두개로분화해성장하므로유전자일치율이백퍼센트에가깝고,같은부모에게서자라니환경적요인도유사하다.이렇게공유하는특성이유난히많은일란성쌍둥이는‘우리의같음’가운데‘자신만의다름’을치열하게찾아개발하며자라는존재일것이다.그런데조금씩차이나는것들이발견될때마다우열을갈라비교하는평가적인시선속에서자란다면,어린나이부터얼마나자신의‘존재’에대한고민이무거울까.(26쪽)‘존재감’은그의그런역사속에서마음에단단히맺힌단어였다.
‘예쁜’것이중요한이유를묻자“예쁨받고싶어서”라고대답한내담자의이야기도인상깊다.(79쪽)센스있는옷차림에말간피부,생글거리는미소까지어느한부분도구김이없어보였던그는외모뿐아니라언행도예뻤다.상대가어떻게해야자신을좋아하는지잘알고있는영리함,그영리함에서나오는매너,가끔튀어나오는어리광이나그러고도이내상대방의상태를살피는눈치가모두과하지않았다.그는예쁘기위해늘노력하는사람이고,그노력이대체로성공적이었고,그래서그예쁨의주체로서그저그걸누리면될일이었다.그런데그에겐예쁘기때문에인정받고기회를얻고여러사람의사랑을받고선택되는것보다,말그대로‘예쁨받는것’자체가중요했다.
그는어린시절에그를지극히사랑하고예뻐하던부모님을차례로잃은후친척집에맡겨졌다.그리고성인이될때까지친척어른의손에자란후독립했는데,그런그에게가족의존재는그야말로참특별했다.그는언제나가족이있는사람,돌봐줄사람이있는사람,중요한일을의논하고참견하는사람들이있는존재이길원했다.특정목적이나이유가없이도가족이라는이름으로당연하게이루어지는것들을갈구했다.설명이필요없는당연한소속감,안정감,구속,귀찮음같은것들…독립해서지내는중에도‘우리집’이라부르며무람없이들어가저녁식탁에앉을수있는곳을원했다.
성숙한한사람으로서사랑을주고받는것보다아직예쁜아이로돌봄을받고싶은그마음을차근차근따라가보니,그에게예쁨이란역시생긴모양이보기좋고사랑스러운것이상의의미였다.한가정에기특하고흐뭇한대상으로소속되어마땅한보살핌을받는것.사랑받고돌봄받아마땅한존재로지내는것.그럼으로써홀로외롭지않은것.그가쓰는“예쁘다”에는사전에는나와있지않은그런삶의내력이담겨있었다.

헤어진내담자들에게보내는편지이자
누구라도주인공이될수있는보편적인이야기
낱말은크게4가지로분류해담았다.
‘일의말들’은직장내스트레스상담을전문으로해온저자가일터에서겪는어려움을토로하던내담자와만나다듣게된단어에집중한기록이다.
‘관계의말들’에는말그대로연인,부부,친구,가족등과관계맺는과정에서내담자들의마음에남았던낱말을골랐다.
‘살아가는말들’에서는내담자의삶에서둑이터지듯눈물을쏟게만드는낱말뿐아니라한번쯤곱씹어볼만한삶의단어들을풀어낸다.
마지막으로‘때론폭력의말들’에는일상에서흔히회자되는중립적인말안에담긴폭력적인요소를짚는다.때로는누군가에게는허락되지않은말,누군가의마음에상처를입히기도하는말들말이다.
‘이책을왜쓰고있나.’저자는책을쓰면서여러번스스로에게질문을던졌다.심리학자로서심도있는심리학지식을전달할것도아니고그저따뜻하고다정한위로를전하고싶은것도아니라면,책이과연어떤쓰임새가있을지자신하기어려웠기때문이다.
우선내담자들을생각하며쓰자고생각했다.“깊은소통에는용기가필요하므로‘그’들의용기앞에서언제나다만겸손해질수밖에없었다는것을,만남의시간이귀했듯이회상하며글을쓰는시간도무척의미있었다는것을,그리고진심을다하고싶어문장을고르는시간이길었다는사실을‘그’들에게전하고싶”었다.그런의미에서이책은저자가헤어진내담자들에게보내는정성스런편지다.
그렇다면그의내담자가아닌우리는이책을어떻게읽어야할까.저자가머리말에적은구절에서힌트를얻을수있다.
“정확한언어를찾기란쉽지않은일이다.자꾸말하다가실수할까봐,내진심이오해받을까봐꺼려지는마음도안다.그러나누구라도마음을더잘말하고자노력하길바란다.마땅한말을잘골라서발음하고그말에의미를부여해서표현하는이들이점점많아지길바란다.결국많은마음이어느새형태를갖추어실체가되는,그래서사람들이그마음을서로정확하게주고또받는상상을해본다.”
저자가시작한이‘맺힌말들’의이야기바통을이제는독자가이어받을차례다.이책을읽으며어떤독자는자기삶의단어와낱말이무엇일지를가만히가늠해보기를,또다른독자는내가흔히쓰던말에담긴자기관점또는삶의어떤흔적을돌아보기를.책속이야기들은누군가의특별한이야기이면서도누구라도주인공이될수있는보편적인이야기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