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양형 이유

어떤 양형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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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상이 평온하고 빛날수록 법정은 최소한 그만큼 참혹해진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화제의 인물
박주영 판사의 “양형 이유”
〈유 퀴즈 온 더 블럭〉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 방송 및 기사에 꾸준히 인용되는 판결문을 쓴 박주영 판사의 첫 책 《어떤 양형 이유》 개정판이다. 판결문이라는 콘셉트에 맞는 새로운 표지를 입혔고, 2019년 출간 이후 바뀐 법적 용어와 통계 자료 등을 반영했다. 《어떤 양형 이유》에는 “폭력이 난무하는 곳보다 더한 공적 영역은 없다” “타인의 몸을 자유롭게 만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 타인뿐이다” “우주상에 사람의 생명보다 귀중한 것은 있을 수 없다” 등 세상을 울린 실제 판결문에 실린 양형 이유와 법과 사회를 바라보는 박주영 판사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다.

법정은 무수한 희구와 간청이 끊임없이 몰아치는 곳이다. 판사는 법정을 찾은 모든 이에게 최대한 빠르고 명쾌한 답을 줘야 한다. 하지만 눈물과 고통으로 범벅된 기록들은 쉼 없이 쌓이고 기일표는 10~20분 단위로 잡혀 있다. 판사의 결정은 “수많은 우주를 비극으로 바꿔놓는 경우가 많”지만 사건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성의 있게 들을 시간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판사는 목까지 찬 사건들 속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중압감과 누군가에게 벌을 내려야만 한다는 비극 속에 산다.

“그들이 준비한 사연의 반의반도 못다 얘기했음을 알면서도, 뒤 사건으로 채근하며 8시쯤 겨우 사무실로 올라왔다. 창밖에는 눈이 계속 내리고 무거운 이야기들은 무겁게 법원을 다시 나선다. 충실히 듣겠노라 매번 다짐하지만 빽빽한 기일표를 보면 늘 한숨이다.” _198쪽

《어떤 양형 이유》에는 판결문으로 내보일 수 없었던 판사들의 이면이 담겨 있다. 밤에도 휴일에도 사건 당사자들의 책망과 옹호 사이를 오가고, 일주일에 A4 4천 쪽 정도를 읽기 위해 루테인을 먹으며 눈을 부릅뜨고, 잘라버린 말의 무게에 짓눌려 어깨가 굽고, 법원 밖에서도 증거가 없으면 믿지 못하고, 밖에서 누군가 자신을 알아보면 경계부터 해야 하는 사람들. 판사의 일과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무거우며 처절하다.
저자

박주영

지방법원부장판사.성균관대학교법학과를졸업하고7년간변호사로일하다경력법관제도로판사가됐다.지금은지역법관제도가폐지되어지역법관이아니지만자의로부산고등법원관내에서근무하고있다.10년이조금넘는기간동안부산지방법원,울산지방법원,대전지방법원등에서주로형사재판을했지만부산가정법원에서소년재판을한적도있다.언론을상대하고행정기획업무를하는공보기획판사도세번이나했다.
공보기획판사로일하며인터뷰와대외행사를많이했지만실제로는낯을많이가리고소심하다.읽고보고듣는것을좋아해시간이나면책을읽거나영화를보거나음악을듣는다.유일하게부리는사치는오디오기기다.주머니사정상소박한진공관앰프에LP로음악,특히재즈를자주듣는다.빌리할리데이와쳇베이커를좋아한다.
지은책으로《어떤양형이유》가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나는개가아니다
폭력이난무하는곳보다더한공적영역은없다
타인의몸을자유롭게만질수있는사람은오직그타인뿐이다
산고래,죽은고래
참고판례없음
삶이있는저녁
나는개가아니다

2장우리를슬프게하는것들
장화신은고양이를위한변명
본투비블루
우리를슬프게하는것들
우리자기
습설
얼어버린어깨

3장부탁받은정의
회전문집사
법대아래에서
무지외반증
부탁받은정의
법은사랑처럼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직업으로서의판사
종영없는비극리얼리티쇼를직관한다는것

법정은무수한희구와간청이끊임없이몰아치는곳이다.판사는법정을찾은모든이에게최대한빠르고명쾌한답을줘야한다.하지만눈물과고통으로범벅된기록들은쉼없이쌓이고기일표는10~20분단위로잡혀있다.판사의결정은“수많은우주를비극으로바꿔놓는경우가많”지만사건당사자들의이야기를성의있게들을시간은없는것이다.그래서판사는목까지찬사건들속에서도올바른판단을내려야한다는중압감과누군가에게벌을내려야만한다는비극속에산다.

“그들이준비한사연의반의반도못다얘기했음을알면서도,뒤사건으로채근하며8시쯤겨우사무실로올라왔다.창밖에는눈이계속내리고무거운이야기들은무겁게법원을다시나선다.충실히듣겠노라매번다짐하지만빽빽한기일표를보면늘한숨이다.”_198쪽

《어떤양형이유》에는판결문으로내보일수없었던판사들의이면이담겨있다.밤에도휴일에도사건당사자들의책망과옹호사이를오가고,일주일에A44천쪽정도를읽기위해루테인을먹으며눈을부릅뜨고,잘라버린말의무게에짓눌려어깨가굽고,법원밖에서도증거가없으면믿지못하고,밖에서누군가자신을알아보면경계부터해야하는사람들.판사의일과삶은우리가생각하는것보다훨씬더어렵고무거우며처절하다.

법은사랑처럼
법을대하는법관의태도

존마셜할란(JohnMarshallHarlan)대법관은흑백인종분리교육의부당함을지적하며“우리헌법은색맹이다”라고말했다.저자는우리헌법역시“모든종류의차별을부인”하는색맹이라며“남성도,여성도,이성애자도,부자도,중산층도,크리스천도,불자도아니”라고말한다.법이야말로빈부와성별과성정체성등어느것에도국한되지않는다는것이다.
일반국민들에게법은주먹보다멀고어렵지만“보편타당한원리를추구하는사법은본래사람에대한깊은이해와관심을그바탕으로한다.”저자는법의집행자로서이사실을잊지않기위해세상과인간에대해무지하다는마음으로매번새롭게배우고,법이사문화되지않게끔“삶의현장과소통”한다.이런마음을품으려면사람을향한깊은사랑이있어야한다.우리모두를통합할수있는건“언어가아니라사랑”이어서다.
비참한현실과인간의고통이철철흐르는저자의판결문이사람들에게감동과희망을주는건인간에대한연민과깊은애정이담겨있기때문이다.저자는《어떤양형이유》에“법이무엇을위해존재하는지한치틀림없이설명할수있다면,법은적어도사랑에기반하고,사랑에부역하는것이라고말해야한다”고썼다.세상이더나은쪽으로나아가며서로가서로에게절망이아닌희망이되는데필요한건오직사랑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