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갇힌 엄마
Description
이린, 칭야, 샤오완 자매가 알츠하이머 병으로 고통받는 어머니를 돌보면서 함께 겪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일러스트북입니다.
이린의 어머니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습니다. 딸들에게는 ‘슈퍼우먼’이었던 그녀는 기억을 잃어버린 무기력한 노인이 되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이린은 어머니가 기억을 잊고 보존할 수 있도록 그림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그림을 보고서 어머니가 “아직도 기억난다”고 말하는 것에 이린은 깊은 감동을 받아 매일 그림을 그리겠다고 다짐합니다. 또한 어머니에게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도록 권했습니다.
이린은 어머니의 기억을 되찾도록 도우면서 동시에 어머니를 돌보는 세 자매의 현재를 그렸습니다. 여동생은 공연을 하면 엄마의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알고서는 동요, 설화 등을 율동과 함께 불렀습니다. 엄마가 자주 하는 게임 중 하나는 언니가 큰 소리로 “우리 좋은 엄마...”라고 노래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어머니는 “우리 좋은 딸”이라고 노래합니다. 이린은 “둘째 아이와 함께 책을 그립니다”라는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어머니가 그림을 계속 그리도록 유도했습니다.
어머니의 건강은 급속하게 악화되었습니다. 낄낄대며 웃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거나, 과도하게 먹는 것에 집착하는 것부터 시계 태엽처럼 밤새도록 발로 차는 것까지 어머니는 그녀들이 알고 있던 어머니가 더이상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광경은 세 자매를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지치게 하고 결국 무너지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 언니가 이린에게 슬픈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나는 왜 엄마를 점점 더 사랑하지 않는 것 같지?” 알츠하이머 환자의 환자 가족의 심리적 압박에 직면한 위린은 이 경험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했습니다.
치매 걸린 어머니를 돌보면서 세 자매도 함께 성장했습니다. 이린은 어머니가 현실 세계와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그림을 매체로 사용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그림을 그리며 마음의 매듭을 풀고 아픈 어머니를 더 이해할수 있게 되었죠. 어머니의 주 간병인으로서 언니도 질병과 노화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여동생은 춤을 통해 어머니와 소통하면서 마음을 열었습니다. 세 자매는 어머니가 남은 여생을 가능한 한 존엄성을 잃지 않은채 살아가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아픈 어머니를 함께 돌보는 과정에서 세 자매는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결국 사랑의 본질이 서로에 대한 보살핌이라고 느낍니다. 따라서 어머니를 보살피는 일이 그들 자신을 돌보는 행위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기억을 잃으면 우리는 자신을 잃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억은 자아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경우 기억력 감퇴는 방황하는 시간의 미로로 몰아넣습니다. 물론 망각은 알츠하이머 병의 한 측면일 뿐입니다. 슬프게도 알츠하이머 환자의 경우 이 질병은 기억력과 인지 능력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존엄성을 앗아갑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치료를 위한 길고 고된 싸움입니다.
재작년 여름 북경에서 출간된 ‘시간에 갇힌 엄마’(我还记得)는 일러스트 작가 이린(亦邻)과 두 자매가 알츠하이머 병으로 고통받는 어머니를 돌보는 이야기를 기록한 것입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이린의 어머니는 알츠하이머 병으로 인해 하루 종일 고통과 혼란에 빠졌습니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이린은 어머니의 기억을 다시 일깨우기 위해 과거를 글로 기록하거나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머니의 유년시절부터 아버지와의 결혼, 어린 시절 세 자매의 성장 궤적에 이르기까지 이린의 글과 그림은 어머니의 병으로 인한 가족 생활의 극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친 가족애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녀의 내러티브와 그림에서 사랑은 좌절과 고통 속에서 스스로 성장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것입니다. 요컨대 서로가 ‘돌보는 영혼’의 관계들입니다. 이 책은 바로 시간의 감옥 속에 갇힌 어머니와 그녀의 세 딸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비록 무대는 중국일지라도 많은 부분에서 우리들과 닮아 있습니다. 피로 맺어진 끈끈한 정 그리고 빈약한 사회보장제도로 인해서 가족이 짊어져야할 굴레 등 많은 요소들이 놀랍도록 유사합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저자

이린

프리랜서일러스트레이터.지은책으로그림책『아이와함께놀자陪孩子玩?』가있다.2017년이전에는주로소수민족문화와민속풍치를소재로그림을그렸지만,최근에는창작방향이바뀌어노쇠,질병,죽음,그리고세대간의관계를소재로삼는다.

목차

한국독자들에게8
서문세자매와기억이지워진엄마11

제1장아빠가떠나고,엄마는변했다21

아빠의마지막순간,엄마는좀이상했다22
이런게바로우리에게익숙한엄마아빠의모습!34
사랑이넘치는엄마아빠,사랑이넘치는집46

제2장아빠가없어도삶은계속되어야한다63

아빠에게과보호된엄마64
엄마가아빠없는나날에적응하도록돕다71

제3장매일한장씩그림을그려서,엄마의기억을깨우다83

엄마가그림을그리도록격려하다84
엄마가“기억나”라고말하다104
엄마와함께추억을남기다116

제4장지금은멍한엄마도예전엔슈퍼우먼이었다151

엄마는항상무심한표정이었다152
그때우리의슈퍼우먼엄마161
엄마가한때가졌던이상176
엄마가사는재미를되찾도록돕다192

제5장엄마가치매에걸렸다209

제멋대로인늙은아이210
엄마는이런일들마저잊어버렸다215
기억을잃기만한게아니라,성격도딴판이되었다223
자동차단모드에서무한반복모드로248

제6장생명의윤회는엄마에게밥을먹이는것부터시작한다261

엄마는우리의큰아기가되었다262
옛날놀이를하고,옛날노래를부른다272
우리같이운동해요282

제7장엄마인동시에거리낄게없는아이293

TV에중독된할머니294
늙은아이의어색한사교326
제멋대로인입원경험334
먹을때만기다리고,먹을걸요구하고,몰래먹고,날것을먹고354
마법의빨간신을신은소녀처럼365
“어떻게혼자화장실도못가시게됐어요!”383

제8장사랑만가지고는부족하다391

이런생명의상태를어떻게대해야할까?392
나는관찰하고기록하면서성장한다405

부록415

세자매의채팅기록:자기성찰과자기반성416
칭야:오랜병을앓는가족을대하는용기427
샤오완:나는엄마와몸짓으로소통한다432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시간에갇힌엄마』가한국에서출판된다고합니다.참으로설레고기대가됩니다.
이책의초판은2021년6월에출간되었습니다.그때엄마는이미집에서아주가까운양로원에입주해있었고,언니가매일양로원에가서엄마와함께한나절정도시간을보냈습니다.당시엄마의상태는비교적안정적이어서아직가족들을알아볼수있었습니다.
책이출판된후에종종“정말로노인을돌보는게자기자신을돌보는것과같나요?”라는질문을받았습니다.요몇년간저자신이겪은변화를통해한국의독자들과이화제에대해이야기해보려합니다.
부모님을돌보면서‘노쇠’를가까이서관찰하고그에대한인식을쌓을수있었습니다.부모님은저자신의미래를비춰볼수있는거울이되었습니다.이거울을보고서,저는자의식과자립능력을상실하는것에대한공포,그리고특히급속한노쇠기에진입한후의고독감에대한공포가심해졌습니다.아마도이것이대다수의사람들이노쇠라는화제를회피하는이유일것입니다.공포속에서살고싶은사람은없을테니까요.하지만때때로공포도원동력이될수있습니다.공포는제가치매를이해하게하고,이병을예방하는방법을공부하게하고,건강하고아름답게늙어가기위해노력하게만들었습니다.이목표를이루기위해오래앉아있고,운동하기싫어하고,늦게자고,단음식을좋아하고,편식하는등의나쁜생활습관들을고치기시작했습니다.
가장큰수확은매일운동하게되었다는것입니다.저는매일뜀뛰기체조와스트레칭과근력운동을합니다.가끔씩은왼손으로서예를연습하기도하죠.습관을바꾸면대뇌활동이더활발해지게할수있기때문입니다.그리고매일의식적으로입꼬리를위로올려웃는연습을합니다.자주웃으면저와주위사람들을유쾌하게할수있기때문이죠…….그리하여‘천천히늙어가는’준비를여러가지했습니다.그림을그려책한권을더출판해서,노인을돌본일로인해제게나타난변화를모두와함께나누고싶은생각도듭니다.
마지막으로,한국독자들이이책을좋아해주기를,그리고언젠가교류할기회가오기를바랍니다.